오가면의 한 딸기농가 주인이 일조시간 부족으로 정상적인 착과가 되지 않은 기형과를 보여주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오가면의 한 딸기농가 주인이 일조시간 부족으로 정상적인 착과가 되지 않은 기형과를 보여주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비교적 온난했던 지난 겨울, 구름 낀 날이 많은 탓에 부족한 일조시간 영향으로 시설 작물 농가들이 많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동안 일조시간 감소로 인한 시설재배 농가들의 피해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하고, 15일 관계기관 회의를 통해 일조량 부족으로 빚어진 농작물 생육부진을 농업재해로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0년 재해인정 뒤 두번째다.

이민규 농림식품부 재해대책 주무관은 “현재 피해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지자체를 통해 피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전국단위 피해면적이 산출되면 이에 따라 피해복구비를 지원하게 되며, 4월 중으로 조사가 마무리되면 5월 중에 피해복구비가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예산군은 21일부터 4월 5일까지 읍면행정복지센터서 일조량 감소로 인한 피해신고를 받는다. 

농촌진흥청이 작성한 주간 농업기상정보에 따르면 예산군을 포함하는 중서부평야지대는 최근 2개월(1월 1일~3월 6일) 동안 기온은 3.0℃로 평년(1.0℃)보다 높았고, 일조시간은 302.0시간으로 평년보다 79.1시간(79.2%) 적었다. 지역별 편차도 있어 일조시간 감소가 90시간에 육박하는 지역도 여럿 있다. 

오가 좌방리(하우스 6동, 5000㎡)에서 딸기농사를 짓는 한 농가는 “12월~2월 3개월 동안 날씨가 너무 안 좋았다. 30일은 해가 안 떴다. 3일 중 하루 꼴이다. 꽃이 나와 수정해야하는 시기와 겹쳐 피해가 컸다”며 “사람마다 다르긴 한데 수확량이 반 토막 난 곳도 있다. 저의 경우 수확량이 30~40%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기 농사라는 것이 날씨 조건과 상관없이 재배기술력, 관리 능력에 따라 농가마다 차이가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이번에 일조량 감소로 농가들이 평균적으로 손해를 본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귀농 4년차로 오가 원천외천길(하우스 5동, 3300㎡)에서 딸기농사를 짓는 한 농가는 지난해 방울토마토에서 품목을 전환해 올해 처음으로 딸기농사를 시작했다. 농가 주인은 “2하방(꽃대에서 피는 꽃들) 시기에 수정불량 꽃대와 기형과를 보고 처음에는 약을 잘못 줬거나, 온도를 잘못 맞춘 줄 알았다. 일조량 감소로 30% 줄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예상했던 전체 매출액은 1~6화방까지 2억원이다. 보통 1~2화방에서 예상매출액의 50~60%를 내야 한 해 딸기농사가 되는데, 시작하자마자 피해를 입어 난감하다”며 “농작물재해보험도 생각해봤지만 피해원인과 일조량 부족과의 상관관계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기후위기로 발생한 피해를 농가들의 책임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햇빛을 대체할 수 있는 LED등 설치 지원 등의 정책사업이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신암 탄중리(하우스 3300㎡)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농가의 피해는 더 심각하다. “수확량이 작년과 비교해 반토막 났다”는 피해 농민은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비가 오거나 구름이 끼어 해를 본 날이 며칠 없어 이 기간 집중적인 피해를 봤다”며 울상을 지었다.

그는 “농가마다 피해정도가 다르다. 우리는 유리 온실이라 일찍 심어 피해가 더 컸던 것 같다”며 “1하방에 20~30개 달려야 하는데 10~15개 달렸고, 25~30g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15g으로 크기도 줄었다. 그나마 가격이 올라 다행이긴 한데, 정부에서 자연재해로 인정해주고, 피해농가에 맞는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예산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다행히 3월부터 날씨가 좋아 3하방 시기에 다시 생산량이 늘어나는 추세다”라고 전망했다.

군에 따르면 군내 시설농가와 연간 생산량(2022년 기준)은 △토마토 148농가, 1만5667여톤 △딸기 86농가, 1327톤 △국화 19농가, 1317만6000본 △프리지어 8농가, 36만5030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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