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고택 내 사랑채와 안채를 지나 가장 안쪽에 위치한 추사영실에 모신 ‘추사영정’, 장시간 노출되면서 열화 등의 원인으로 천 재질 액자 일부가 갈라졌다. ⓒ 무한정보신문
추사고택 내 사랑채와 안채를 지나 가장 안쪽에 위치한 추사영실에 모신 ‘추사영정’, 장시간 노출되면서 열화 등의 원인으로 천 재질 액자 일부가 갈라졌다. ⓒ 무한정보신문

추사고택 안쪽 건물인 추사영실에 보존하고 있는 추사영정이 잠시 우리 곁을 떠나 청주 배첩전수교육관으로 옮겨진다. 장시간 온·습도의 변화에 노출되면서 천 재질 액자와 초상화의 일부가 열화로 훼손된 부분을 보존·처리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청주로 여행을 떠나는 추사영정은 진본이 아닌 임모본이다. 진본은 족자형태이며 종가소유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기탁 소장돼 있다. 반면 임모본은 진본을 보고 그대로 따라 그린 것으로, 진본과 견줘 가치나 우열을 비교할 순 없겠지만, 누가 그렸느냐에 따라 나름대로의 작품성과 가치를 평가받는다. 

진본은 조선후기 초상화의 대가 희원 이한철이 1856년 여름에 그리기 시작해 1857년 완성한 작품이고, 임모본은 1978년 김영철 화백이 전통기법에 따라 임모한 작품으로 추사고택 내 추사영실에 46년 동안 모시고 있다.

임모본은 영인본과는 다르다. 추사기념관 1층 전시실에도 전시돼 있는 추사영정이 영인본이다. 말뜻 그대로 카메라로 진본을 촬영한 뒤 진본처럼 제작된 것으로 동일한 영인본이 여럿 존재할 수 있지만, 임모본은 진본처럼 동일한 그림이 존재할 수 없다.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추사영정 임모본은 추사고택 출입문을 열면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랑채와 안채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간 곳에 위치한 추사영실 내 중앙 영단 위에 모셔져 있다.

추사기념관 이승리 학예사의 안내로 청주로 떠나기 전의 추사영정 임모본의 상태를 살펴봤다. 영정을 둘러 싼 천 재질 액자의 일부분이 갈라진 것이 육안으로 보였고, 영정 일부분이 미세하나마 오염돼 있다. 

이 학예사는 “더 이상 훼손이 진행되기 전에 보존 처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비록 문화재나 유물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물에 가까운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보고, 유물 보존처리 방식과 유사한 방식을 선택했다”며 “청주 배첩전수교육관에서 충북무형문화재 7호 홍종진 선생이 보존처리할 계획이다. 기간은 1~2달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추사영정이 보존처리를 통해 새로 거듭나게 되면 기존 액자형태에서 진본처럼 족자형태로 바뀐다. 구조적으로도 더 견고해진다”며 “기존 영단도 족자형태의 영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보완할 계획이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추사영정 임모본을 모신 추사영실은 추사가 작고한 뒤 추사를 기리기 위해 지은 건물로 입구 상단 ‘추사영실’ 현판 글은 추사의 벗 이재 권돈인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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