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첨탑 십자가 밑에 둥지를 마련한 황새 한 쌍. ⓒ 이상도 제공
교회 첨탑 십자가 밑에 둥지를 마련한 황새 한 쌍. ⓒ 이상도 제공

구세군 예산교회 십자가 첨탑에 황새 한 쌍이 둥지를 틀었다. 2월 20일 전후로 추정된다. 

황새를 제보한 이상도씨는 “원래 황새 한마리가 먼저 그곳에 터를 잡았으나 결국 사라졌다. 나중에 부부황새가 나타나고 부터인 것 같다”이라고 말했다. 옛말처럼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 격.

특히 황새가 둥지를 튼 곳은 특이하게도 읍내 한 가운데다. 

또 다른 제보자는 “예산고등학교 인근 숲에서 나뭇가지를 물어다 둥지를 짓는 것을 봤다”며 “읍내에 황새가 둥지를 틀었다니 뉴스로 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십자가 아래 황새는 머지않아 둥지를 철거할 예정이다. 

예산황새공원 김수경 박사는 “두 마리가 교미를 했다. 이제 시간이 지나면 알을 낳아 품을 것이다. 새끼가 부화하기 전에 황새 부모와 알을 철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황새가 일정 정도 자라고 나면, 둥지를 헐고 높은 곳에서 새끼를 떨어뜨리는 습성 때문이다. 

황새는 새끼를 떨어뜨릴 때, 사람과 차량이 많고, 바닥이 시멘트로 돼 있는 읍내에 있기에, 미리 위험을 제거하는 차원이다.

한편 예산황새공원 연구팀은 현재까지 34개의 알이 산란된 것을 확인했다. 

전국 19쌍 중 10쌍이 예산에서 번식을 시작해, 9쌍이 알을 낳아 품고 있다. 군외에도 충남 서산시, 태안군, 아산시, 충북 진천군, 전북 고창군, 경남 창녕군에서 총 9개의 황새 번식지도 확인됐다. 그중 예산 응봉면에 둥지를 튼 국제적으로 결혼한 황새 한 쌍은 작년에 이어 2년째 번식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예산지역은 주로 둥지탑을 이용해 번식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주로 송전탑을 이용하고 있어 배설물로 인한 정전사고, 송전선 충돌사고 등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우려된다”는 말도 전했다.

군은 황새 번식지가 증가함에 따라 황새 서식지 관리에 더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5년까지 비오톱 습지조성 용도로 11만4000㎡의 농경지 매입·임대를 실시해, 황새먹이 확보와 놀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황새가 예산군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산란과 부화에 집중되고 있다. 산란장 사진 근접 촬영과 드론 영상 촬영을 금지하고, 둥지탑 주변 사유지 무단출입 금지와 쓰레기 무단투척 금지 등을 홍보하기 위해 펼침막과 안내판을 세워 생태계 복원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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