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국회의원이 기본소득 실현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용혜인 국회의원이 기본소득 실현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지난 12월 27일 우리지역을 방문해 예산문화원 강당에서 초청강연을 했다. 강연의 주요내용과 강연 뒤 진행된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예산참여자치연대가 초청해 이뤄진 이날 강연을 통해 용 의원은 소속 정당이 추구하는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의 의미와 당위, 실현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지역소멸 위기, 예산군 산업단지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최근 전국을 돌며 의정보고회를 열고 있는 용 의원은 “빠듯한 일정이지만 오길 잘했다”라는 인사말을 시작으로 지역소멸 위기 극복 방안을 그가 소속된 당 핵심강령인 ‘기본소득’과 연계해 풀어냈다.

그는 “제가 주로 서울에서 살다보니, 지역소멸문제는 역점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앞으로 절박한 문제로 다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어촌기본소득을 도입해 인구소멸 등의 특정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농어촌기본소득이 전국민 기본소득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확신에 찬 어조로 “돈을 못버는 사람, 벌 수 없는 사람들도 마땅히 국가가 보호해야할 국민들”이라며 “기본소득 정책은 이걸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용 의원은 최근 우리지역에서 민원이 끊이지 않는 조곡산단 문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충남과 예산에서 ㈜에코플랜트가 비민주적이고 투명하지 못한 방법으로 산단에 2만9000톤 규모의 폐기물매립장 조성을 밀어 붙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산단이 목적인지 폐기물매립장이 목적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해외사례들을 보면, 자원회수로 폐기물을 줄이고 재사용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자원순환 경제가 전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예산군과 충남도가 재고해 주민들과 빠르게 거버넌스를 구축한 뒤 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윤석열 정권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용 의원은 현 정권을 “대한민국이 오랫동안 합의했던 보편적 가치들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린 위험한 정권”으로 규정한 뒤 “무엇을 멈추게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그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준비하는 일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불만족스러우니 윤석열 정권이 그만 해야된다가 아니라, 먼저 막고가 아니라, 기본소득을 해야하니까 윤석열 그만해야한다는 이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손에는 기본소득, 다른 손에는 윤석열 퇴행을 막겠다는 팻말을 들고 광장에 나서겠다”는 말로 이날 강연을 마무리했다.


정치인이 갖춰야할 덕목 ‘경청’

■ 예산군에 대한 첫 인상은

예산군은 처음 왔다. ‘쬐끄만백화점’이라는 굉장히 오래된 가게가 인상 깊었다. 맞은 편 오래된 피자집은 그냥 봐도 맛집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며가며 가게 간판 이름만 봐도 지역 주민들이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동네, 아기자기하고 정겨운 동네라는 상상을 했다.
 

■ 기본소득당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

기본소득은 새로운 사회계약의 출발점이다. 일을 하지 않더라도 혹은 일을 할 수 없더라도 우리 사회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더 좋은 사회로 나아가야 하고, 기본소득이라는 새로운 사회의 원칙을 사회전반에 확장시켜 나가려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당면 과제는 윤석열 정부의 퇴행을 막는 것이겠지만, 여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국가에 사명을 제시하고 그것을 실현해 내는 것, 이것이 기본소득당이 하려는 일이다.


■ 충청권에 후보를 낼 계획이 있나

구체적인 지역 전략까진 확정하지 않았다. 1월에 전국을 다니며 많은 분들을 뵐 예정이다. 그 맥락에서 훌륭한 분들이 계시다면 충청권에도 후보를 발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정치인이 갖춰야할 덕목을 꼽는다면

윤석열 정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행보를 보면 경청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 전국 의정보고회를 다니는 것도 경청을 위한 노력이다.


■ 용 의원이 바라는 세상은 

제가 정당을 처음 가입한 것이 2010년 지방선거에서 노회찬 후보 선거운동을 하면서다. 당시 노 후보 공약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이 모든 서울시민들이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아는 서울을 만들고 싶다는 거였다. 이 공약은 개개인에게 악기 클래스를 열어주겠다는 수준이 아니라 서울의 다른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 공약이었다. 시민이 악기 하나씩 다룰 수 있는 서울을 상상하기 시작한 것이 정치 출발점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꿈꾸고 있다.


■ 윤석열 정부를 평가한다면

한마디로 국가 전략이 없다. 뭘 하고 싶은지를 모르겠다. 지역균형 발전, 소득주도 성장 등 보수든 진보든 과거 각 정부들은 한 단어로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려고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떠오르는 게 없다.

현 정부가 만들고자 하는 모습이 무엇인지를 알면 마음의 준비라도 하고, 퇴행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이라도 할텐데, 만들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없으니 국민들이 더 불안해하고 두려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 공백을 정치검찰 혹은 공산전체주의 같은 색깔론으로 가득 메우고 있고, 그나마 정책이라고 내놓은 건, 국가차원의 고민과 비전이 없는 주69시간 노동제, 만5세 입학, 김포 서울편입 같은 일단 한 번 던져보고 아니면 말고 식의 정책들이다.


■ 존경하는 인물과 이유는

흑인 민권운동가로 알려져 있지만, 반빈곤운동가였던 마틴 루터킹 목사다. 반빈곤운동 행진을 준비하다가 암살을 당했다. 루터킹 목사는 ‘빈곤을 해소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그 사람에게 직접 지원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기본소득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과 맞닿아 있다. 루터킹 목사의 삶을 보여주는 궤적들을 닮고 싶다.


■ 추천하고 싶은 책은 

추천하고 싶은 책은 오준호 공동대표가 올해 출간한 <사명이 있는 나라>다. 대한민국 정치의 위기를 고민하면서, 비전과 방향을 잃어버린 대한민국의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을 지난 3년 6개월의 시간 동안 기본소득당이 목소리를 내왔다. 

분명 이런 복합적인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선 분명하게 사명을 세우고, 그 사명을 해내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면서도 동시에 국민들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를 돌아보면, 그런 사례들이 성공했을 때 역사적 도약이 있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아폴로 프로젝트가 그랬고, 문재인 정부 시절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소부장 분야의 국산화를 이뤄냈던 역사적 도약이 그랬다. 늘 위기를 극복했던 시기에는 사명이 있는 정부, 사명이 있는 나라가 있었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정부도 바로 이런 정부다.

기본소득당이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싶은 미래투자국가 대한민국의 비전을 <사명이 있는 나라>라는 책을 통해 그 내용을 쉽게 풀어냈다.


■ 영화 ‘서울의 봄’에 대한 감상평은 

서사의 끝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갑갑했다. 또 다른 한편 신군부의 권세가 영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영화를 보는 많은 국민들은 알고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지켜왔던 힘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그렇게 끝이 나지만, 우리는 그것이 끝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는 것이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 예산군민에게 전할 새해인사는

어려운 시기다. 먹고살기도 힘들고, 기후위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위협받기도 하고, 민주주의 파괴도 큰 근심거리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전하기가 어려운 시기이도 한데, 돌이켜보면 늘 그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국민들부터 나온 것 같다. 저는 2024년 새해에도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할 동력을 새롭게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희망하고, 그 희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정치를 예산군민과 국민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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