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청년농업인협의회 5차 토론회

세밑 무렵인 지난 12월 26일 예산 지역 청년농부들이 예산군청 대회의실에 모여 한바탕 토론을 펼쳤다.

예산지역에서 젊은 패기와 열정으로 농업에 뛰어든 청년농부들의 신생 조직인 예산군청년농업인협의회(회장 가창진)는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 대안 찾기’라는 주제로 제5차 토론회를 진행했다.

충남농어업회의소·예산군농어업회의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엔 나두희 협의회 사무국장의 사회로 유학열 충남연구원 지역도시 문화연구실장이 기조발제 강연, 패널토론, 질의응답 등의 순으로 이어졌으며, 기관단체장·농민·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청년들이 제기하는 ‘청년 문제’에 귀를 기울였다.

 

토론자들이 청중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토론자들이 청중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가창진 회장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코로나19가 극성했던 시기만 제외하고 매년 지역사회에서 함께 고민할만한 의제들을 발굴해 토론회를 열고 군민들과 함께 대안을 찾는 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번 토론회 주제인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 대안 찾기’ 또한 지방소멸 시대에 함께 고민해봐야할 의제”라고 토론회 의의를 소개했다.

기조발제 강연자로 나선 유학열 박사는 “많은 사람들이 ‘절대인구가 줄어드니 지역도 소멸되겠지’라는 문제로 볼 게 아니라, 농촌의 소규모 읍면 소재지에 초점을 맞추면 농촌이 갖는 고유의 기본 기능, 즉 공동체를 형성하며 발휘하는 기능들이 있는데, 이런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진짜 소멸”이라며 “농촌이 예전보다 활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10명이 있든 100명이 있든 농촌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면, 굳이 소멸이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청중들에게 다른 시각으로 지역 소멸 문제를 볼 것을 권유했다.

그러면서 “주민등록을 하지 않고, 장기거주하지 않아도 예산군에 도움을 주고 있는 인구들이 있다”며 “부족한 생활인구의 사각지대를 메우고, 흔들리고 기능이 무너져가고 있는 농촌의 기능을 유지하는데, 관계인구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계인구 사례로 △문화예술인들의 한 달 살기와 문화이장 제도를 도입해 외부인과 지역주민들과의 지속적인 교류 가능성을 보여준 완주군 △일본 교토부 아야베시의 오지 마을과 교토대 연구실·자원봉사자 등이 관계인구를 연결해 마을 산에서 채취한 열매를 활용한 전통과자 가공, 열매줍기, 마을 청소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정주촉진, 도농교류 실례를 보여준 고야마을 △인구 680명인 북해도의 가장 작은 자치단체와 수도권 대학과의 교류를 통해 지역주민들과 농작업, 지역 고등학생과 함께 파빌리언(임시 건물) 제작, 전시회 개최 등으로 변화를 만든 오또이네프 △시마네현 아마쵸 지자체의 지역 고등학교 매력화 사업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은 정남수 공주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엄청나 회원대표, 이한용 농정유통과장, 김일영 예산군농어업회의소 부회장, 유학열 박사가 토론자로 나서 △청년들이 농촌을 떠나는 이유 △청년들이 살기 좋은 예산이 되려면 해야할 일 △2024년 예산군 청년농업정책 지원 현황 등의 소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봉산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엄청나 회원은 “청년을 위해 일하겠다는 정치인은 있어도, 청년이 직접 정치를 하겠다는 이들을 좀처럼 찾기가 어렵다”며 “청년들이 정치에 나서야 청년 정책들이 제대로 나올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일영 부회장은 “결국 일을 해도 소득이 안되니까 청년들이 떠나는 것이다. 인천시장이 내년부터 청년들에게 1억원을 주겠다고 했는데, 이런 획기적인 정책이 없다면 청년을 붙잡기 힘들 것이다”라고 운을 뗀 뒤, △좋은 정주환경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출산정책 마련 △지역 생산 농산물이 지역에서 소비될 수 있는 유통구조 마련 등과 함께 예산군에 인천시와 같은 획기적인 청년정책 준비를 요구했다.

청중석 있던 정지수 초대 청년농업인협의회 회장은 “예산의 청년들이 교류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거리가 많았으면 좋겠다. 군에서 오늘 토론회처럼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기회들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남수 교수도 “기본적으로 청년들이 지역에 애착을 가질 수 있는 것들을 제공해 줄 필요가 있다”고 보탰다.

이날 토론회 준비에 힘을 보탠 예산군농어업회의소 윤동권 회장은 “청년들이 스스로 기획해 준비한 토론회다. 결론도 청년들 스스로 내리는 것으로 추진했다”며 “현장의 청년농업인들이 구상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 대안을 찾아보면 기성세대가 미처 포착 못한 길이 보일 것이고 힘도 날 것이다”라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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