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 ‘탈예산’이 수록돼 있는 ‘충남청소년문학상’ 입상작품집을 보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수상작 ‘탈예산’이 수록돼 있는 ‘충남청소년문학상’ 입상작품집을 보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예산고등학교 3학년 이정훈(19) 군이 예비작가들의 등용문인 ‘제7회 충남청소년문학상’ 수필 부문에서 ‘금상’을 차지했다. 수상작은 <탈예산>이다.

정훈군은 중학생 때 충남청소년문학상 소설 부문에 응모해 은상을 수상하면서, 자신의 문학적 재능을 알리기 시작했다. 고등학생 2학년이던 지난해엔 시 부문에서 <요즘 예산, 청춘>이란 제목으로 금상을 받았고<무한정보 2022년 12월 12일자 보도>, 이번엔 장르를 달리해 수필부문에서 다시 금상의 영예를 안았다. 

노재준 지도교사는 “충남청소년문학상이 시작된 이래 3년 연속 수상을 한 학생은 정훈이가 처음이다. 게다가 시, 소설, 수필 등 각각 다른 장르에서 그랜드슬램을 이룬 것도 역시 처음”이라며 “장래 문학 작가로 대성할 충분한 자질이 있는 학생이다”라고 추켜세웠다.

정훈군은 “시에 더 자신이 있지만, 안 하던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제 스스로 성장하는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해 수필로 응모했다”며 “충남청소년문학상의 캐치프레이즈인 ‘성장’과도 부합한다고 생각했다”고 응모 취지를 전했다.

수필 <탈예산>은 그가 성인이 돼 예산을 떠날 일이 찾아올 때, 자신이 지금까지 살았던 고향 예산을 두고 떠나는 청년의 마음가짐과 그리움을 담은 내용이다. 시인 답게 수필 곳곳에 시적 표현이 버무려져 있고, 전체 구성은 소설의 ‘액자형식’ 기법을 적용했다.

그는 “<탈예산>에 담긴 내용은 제 이야기이긴 하지만, 단순히 저만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를 보편화하기 위해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처음엔 ‘그’로 시작해 이야기를 풀어가다가 그 안에 액자 형태로 저의 개인 이야기를 담은 뒤 결말에 다시 3인칭 시점으로 빠져나와 맺었다”라고 말했다.

고향 예산의 ‘특수성’을 갖고, 청년 일반의 고민과 정서인 ‘보편성’을 수필 <탈예산>에 담으려고 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곧 졸업을 앞둔 고3인 정훈군은 수시전형을 통해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 합격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 문학상 수상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의 문학적 재능을 검증받는 기쁨을 안았다.

문학에 큰 관심은 없지만, 오빠가 시를 써서 보여주면 읽어 봐 주는 1살 터울 여동생이 있다. 그의 아버지는 돈이나 권력만으로는 가질 수 없는 것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글 쓰는 재능이라며 대학에 가서도 계속 글을 쓸 것을 권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그의 문학적 소양은 어머니로부터 비롯됐다. 어머니가 비록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감수성이 서로 비슷해 자신과 통하는 면이 많다고 한다.

올해 들어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된 정훈군은 “철학을 배우는 방법으로 독어독문학과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릴케 시인을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번역시를 읽으면 제 맛이 안나기 때문에, 직접 원어로 읽고 싶은 소망도 있다”고 전공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대학에 진학해서 신춘문예에 도전해 등단하고 싶다. 책을 많이 내고,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는 게 제 목표다”라며 “자신 있는 분야인 시를 계속 쓸 계획이지만 소설, 수필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 소화하고 싶다. 저는 표현법과 미적 감수성·아름다움에 주목하는 편이라, 제 시를 굳이 규정한다면 순수서정시라 보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예산뉴스 무한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