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2리 마을식당 모습. ⓒ 무한정보신문
원천2리 마을식당 모습. ⓒ 무한정보신문

오가면 원천2리에 마을식당이 생겼다. 18일 문을 연 식당은 이름하여 ‘황금들녁 마을식당’으로, 마을회관에서 한 발짝 낮은 곳에 위치한다. 

마을식당에 찾아갔을 때 주인인 듯 한 사람이 열심히 찬거리를 만들고 있다. 식당 주변을 돌아다니며 식당 주변을 촬영한다. 점심시간은 꽤 시간이 남았지만, 찬거리를 보니 기다리는 것이 더욱 힘들다.

“혼자도 밥을 주나요?” “물론이죠. 잠시만 기다리셔. 밥이 다 되면 드릴께” 흔쾌한 말투로 사람을 밥상 앞에 끌어들인다.

식당 차림표에는 비빔밥, 소고기버섯전골, 부대찌개가 있다. 수요일에는 잔치국수를 내놓을 계획이는데, 이날은 육개장이 별미라고 한다. 직접 맛을 보니 정말 집에서 먹던 정성이 느껴진다. 특별히 집에서 하던 대로 음식을 하니 맛이 깔끔해, 달밥(식당에 이름을 걸어놓고 한달동안 식사를 하는 것)을 먹어도 괜찮겠다 싶다. 

마을식당을 운영하는 주체는 ‘황금물결원천2리마을협동조합(대표 복철규)’이다. 식당에 직원을 두고 있지만 그 직원도 마을에 거주하는 분이다. 또한 이익의 30%가 마을로 돌아간다. 그리고 저녁에 남는 반찬이나 밥들은 홀몸어르신에게 직접 배달하고 있다.

 

전 이장 이종태씨와 김정자씨가 사진을 찍고 있다. 현 이장이자 마을협동조합 대표인 복철규씨는 감기가 걸려 나오지 못했다. ⓒ 무한정보신문
전 이장 이종태씨와 김정자씨가 사진을 찍고 있다. 현 이장이자 마을협동조합 대표인 복철규씨는 감기가 걸려 나오지 못했다. ⓒ 무한정보신문

원장이라고 불리며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김정자 이사는 이 모든 계획을 설계하고 추진하고 있다. 그는 서울에서 피아노를 전공해 학원을 운영하다, 2014년쯤 과수원을 매입해 농사를 짓고 있는 귀농인이다. 하지만 개인 사정으로 사과 농장을 팔면서 3년 전부터 마을을 살리기 위해 본격으로 마을 일에 나서고 있다. 

김 이사는 “처음 여기에 정착할 때 마을 분들이 엄청나게 도움을 줬다. 10년 가까이 지내면서 외지 사람이라고 차별하지 않았다”라고 감사함을 전한다.

협동조합 사람들도 3명이 서울에 살고 있고, 식당에서 일하는 마을 분들도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이다. 이 정도면 원천2리가 텃세 없는 마을로 소문이 날 만하다.

하지만 원래부터 고향에서 지내던 사람들은 귀농·귀촌인들이 워낙 잘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직전 이장을 지낸 이종태씨는 “김 이사가 처음 와서도 마을 봉사부터 시작해 음악회까지 열었다. 사람들은 귀호강을 하며 마음을 열게 만든 것이다”라며 김 이사를 추켜세운다.

원천2리는 3분의 2가 70대 이상 노인이라고 한다. 하지만 ‘마음만은 봄’이라고 노인들도 마을 일에 열심이다. 마을 길을 포장하거나 길가 꽃들을 가꿀 때 40~50명 이상이 나온다. 

복철규 대표(현 이장)는 “제법 힘들 때도 있겠지만, 밥을 해 먹어서 그런가 재미 있었서 그런가, 사람들이 서로 기분 좋게 나와 일한다”라고 웃음을 짓는다.

실제로 원천2리가 단합이 잘 되면서 올해 ‘충남형마을만들기’의 마을만들기 예비 단계인 ‘농촌현장포럼’을 통해 수립했다. 그 덕분에 사업비 3000만원을 받았다. 

이들의 목표는 식당 옆에 카페를 만들고, 도 공모로 진행하는 노인 관련 사업을 지원해 노인공동생활시설을 지을 생각이다.

복 대표는 “원주민이나 새로 이사 온 사람이나 모두 원천2리 사람들이다. 마을 아래 모여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길 기대한다. 그러다 보면 원하는 바도 이룰 수 있지 않겠나”라며 소소하지만 큰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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