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들이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참가자들이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맑은 가을 하늘, 추사를 추모하며 모인 서예가들은 먼 길을 아랑곳 않고 달려왔다.

연휴가 이어진 첫날 7일, 군이 주최하고 예산문화원 주관해, ‘2023 제24회 추사 김정희 선생 추모 전국휘호대회’가, 예산 신암 추사고택에서 열렸다.

김종옥 예산문화원 원장은 “추사는 시와 글씨, 그림 등 조선 후기 선도적인 예술가였다. 그분이 1786년 바로 이곳에서 탄생했다. 그걸 기념하기 위해 올해 34번째 휘호대회를 열고 있다”고 대회의 역사를 밝히며 “추사 선생 추모 휘호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의 원근 각지에서 오신 서예 동호회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인사를 전했다.

 

장수현·율군이 부천에서 2시간 30분의 길을 내려와 참가했다. ⓒ무한정보신문
장수현·율군이 부천에서 2시간 30분의 길을 내려와 참가했다. ⓒ무한정보신문

가족이 함께 휘호대회에 참여한 장수현(소명여고)·율(부안초) 남매는 “6년 정도 참여했다. 서예는 어머니가 하셔서 자연스럽게 흥미를 가지게 됐다. 휘호대회에 참가해 경쟁을 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느낄 때도 있지만, 오랜만에 시골 정취를 느끼며 재미있게 쓰고 간다”며 웃었다.

전국휘호대회에는 △한글 57명 △한문 129명 △문인화 50명 △추사체 40명 등 총 276명이 참가했다. 청소년휘호대회는 △초등 31명 △중등 27명 △고등 10명 총 68명이 참여했고, 전국손멋글씨대회는 △손멋글씨(캘리그래피) 44명이 참여해 솜씨를 겨뤘다.

 

한글·한문·추사체 명제는 완당전집(院堂全集)에 수록된 추사의 시 ‘주제이심암매화소폭시후(走題李心葊梅花小幅詩後)’와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수록된 이규보의 시 ‘산석영정중월(山夕詠井中月)’, 문인화 화제는 난초·대나무·연꽃 등이 주어졌다. 초중고등부는 한글·한문 각각 2명제 가운데 택일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회 장원(국회의장상)은 한문 부문 홍순형(서울)씨가 차지했다. 차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은 추사체 부문 박선수 (세종)씨가 올랐다.

최근 7년동안 수상한 장원 부문은 △2016년 한문 △2017년 문인화 △2018년 한문 △2019년 문인화 △2020년 대회취소 △2021년 한문 △2022년 한글이었다. 

각 부문 차상(충남도지사상)에는 △한글부문 김민섭(서울) △한문부문 김인성(대구) △문인화 서학진(경기 평택시)씨가 영예를 차지했다.

같은 날 열린 제25회 전국 청소년휘호대회에서는 고등부 안박용 학생(광주광역시 빛고을고)이 장원(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차지했으며, 차상으로는 이동진(인천 만수고), 주승환(세종 다정중), 최진우(서울 하늘숲초) 학생이 받았다. 

제8회 손멋글씨대회에서는 손영경(경기도 성남시)씨가 장원(충남도지사상)을 받았다. 그리고 차상에는 박해옥·이경화씨가 수상했다.

 

장원 홍순형씨 인터뷰 

ⓒ 홍순형·예산문화원

장원을 차지한 홍순형씨는 ‘山僧貪月色(산승탐월색, 산사의 스님 달빛이 탐스러워)/ 幷汲一甁中(병급일병중, 물과 함께 한 병 속에 길렀으나)/ 到寺方應覺(도사방응각, 절에 이르면 그제야 알게 되리)/ 甁傾月亦空(병경월역공, 병 기울여 비우면 달도 없음을)’을 예서체로 선보였다.

홍씨는 “5~6년 추사 추모 대회에 출전했다. 작년 차중(한문부문 두번째 입상)을 받아서 장원은 기대도 하지 못했다”며 “오래된 추사대회이기에 처음에는 전문가들이 많이 참가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일반인도 많이 출전하고 있다”며 서예의 대중화에 기여하는 점을 높이 샀다. 

홍씨는 현재 서울 인사동에서 필방을 운영하고 있다. 

홍씨는 “많은 사람은 아니겠지만 붓과 벼루를 팔다 보면, 제법 많은 사람이 서예에 빠져들고 있음을 느낀다”며 

“고향이 경북 구미시로 고등학교 때 처음 서예를 배웠다. 그때 빠져들어 대전대학교 서예과로 진학해 지금도 붓을 업으로 삼고 있다”며 웃었다.

저작권자 © 예산뉴스 무한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