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지난주 <PD수첩> 보셨나요? 아니더라도 숨이 턱 막히는 8월 타들어가는 아스팔트 위에, 떨어지는 빗속에서 가득 채운 교사들의 소식을 들어보셨을 꺼예요. 

교사들은 말합니다. ‘학생에게는 정당한 학습권을, 교사에게는 공교육다운 교육권을!’

서이초 교사의 못다핀 꽃의 꺽임에 그동안 학교에서 함묵했던 일들이 터지고 말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교사의 자괴감이 누구라 할 거 없이 자발적으로 버스에 오르게 했습니다. 자발적인 교사들의 참여로 3만, 4만, 5만명이 되었습니다.

25년차 교사 생활에 처음 있는 일로 대단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닌, 걱정되는 마음에 여러 교사들의 마음이라 생각하고 용기내 봅니다.

바로 국화꽃을 들고 서이초로 달려간 선생님들, 저 멀리 경남, 전남, 강원, 바다 건너 제주도에서 올라온 선생님들, 충남에서도 예산터미널에서 서울행 버스를 타는 선생님들은 바랍니다.

절대 학생들과, 학부모님들과 적대적 관계가 아니며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갈등 프레임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간절함이 있습니다. 왜곡해서 학생인권과 갈라치기하거나 학부모님들을 두려움의 존재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산군은 농촌 소규모 학교가 많아 학생들과, 학부모들과 교육 공동체성의 밑바탕에 학교자치가 살아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나의 일이 될 수 있기에 법과 제도의 문제, 시스템의 문제를 말하는 것입니다. 

너무나 사랑하는 우리아이들, 존경하는 교장, 교감선생님 그리고 동료 교직원, 아이들의 올곧은 배움과 성장을 위해 함께하는 학부모님, 발벗고 나서는 지역사회에서 저는 하루하루가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를 갑니다. 하지만 잘못됨을 알기에 뜻을 함께하는 것입니다. 참가한 3만명의 교사들이 모두 피해자로 성토 집회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발표되는 교권 정책들에 대한 또 다른 갈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당연시 교사의 몫으로 받아왔던 곪음에 변화는 필요하며 과정에서 야기되는 갈등도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교사들이 가르치는 것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소통은 당연히 필요하며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제도 개선위에 지역별·학교별로 풀어가는 자치, 정화의 힘이 더해져야 합니다.

이 계기로 ‘학교자치’의 힘이 더욱 절실함을 느끼며 앞으로 지속적인 학교 생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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