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매일 언니, 오빠들과 여행 많이 가고, 나는 조금 가고. 아빠! 우리 여행 아니면 캠핑가자. 언제 갈거야?”

청소년들과 국내외 여행을 가면 일과를 마치고 딸과 영상통화를 하는데, 딸이 자주 하는 말이다. 최근에 우리 딸은 가족이 함께가는 여행과 캠핑을 더 좋아한다. 예전에는 아빠와 둘이 가는 여행을 더 좋아했는데…. 사실 조금 서운하다.

딸과 함께가는 여행과 캠핑도 청소년들과 함께가는 여행과 크게 다른 점 없이 준비 과정을 진행한다. 조금 다르다면 딸의 여행 성향에 맞추어 여행을 준비한다는 점과 여행 예정지역, 장소의 상황을 좀 더 자세히 파악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행준비시 예상할 수 없는 지구적 이슈와 인간에 의해 발생하는 사회적 이슈에 관해서 더 집중해서 알아본다. 진행하는 청소년 여행과 다른 점이 있다면, 딸과 함께 여행할 때 더 많이 긴장하고, 딸의 눈치를 본다(딸바보 ).

이제 곧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족여행으로 좋아하는 계절 여름(7·8월)이 다가온다. 2023년 6월 현재 항공사의 국제선 예약률은 매우 높은 편(약 70% 좌석 판매 완료)이라고 한다. 이러다보니 5~6월은 개인, 가족 그리고 여러 모임 단위로 7·8월 여행 준비를 완료 했거나 여행 준비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이다.

곧 다가오는 여행 시즌에 가족여행을 준비하는 여행가들도 설레임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는데, 그 내용을 정리해 보면 지구적 이슈와 사회적 이슈로 범주화 할 수 있고, 구체적으로 지구적 이슈는 체감온도, 강수량, 식중독이고, 사회적 이슈는 전쟁과 여행이다. 

코로나19 이후 라오스, 베트남, 태국의 여름철 체감 온도는 45도에서 52도 정도이다.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는 고온다습하여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흐르는 여행 환경이다. 다행히 하루에 한 번 강한 비가 내려, 이른 오후의 더위가 늦은 오후에 가라앉는다. 이러한 환경으로 라오스 사람들은 여름에 산이 많은 북쪽 지역으로 여행을 가고, 일상 생활 역시 낮 시간을 피해서 생활하고 있다. 

유럽·북미의 여행가들도 체감 온도의 상승이 당황스럽다고 한다. 분명한 점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 시 체감 온도가 약 10도 이상 상승 했다는 점이다. 이는 여행 중 낮 활동을 좀 더 세심하게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되었다. 

과연 실내는 괜찮을까? 코로나19는 아직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 대부분의 여행가들이 공감하고 있다. 

 

6월 23일 아침부터 강한 비가 내린 뒤의 태국. 꽃이 위로 피어야 하는데 아래로만 피어 있다.
6월 23일 아침부터 강한 비가 내린 뒤의 태국. 꽃이 위로 피어야 하는데 아래로만 피어 있다.

동남아시아의 강수량도 역시 역대 최고치라고 전해지고 있다. 강수량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우천시 비를 맞으면 아플 정도의 비가 오는데, 우산이 찢어지는 일도 빈번히 발생한다고 한다. 우산 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운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우천으로 베트남에서는 승객과 함께 미끄러지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고 한다. 태국, 베트남,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에서 소낙비가 우박(달걀 정도 크기)으로 변해 주택, 차량이 파손되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동남아시아 여행 중 스콜 또는 소낙비가 내리면 숙소 앞 길거리에 나가서 한 편의 영화를 찍는 듯한 경험을 했지만, 이제 소낙비가 오면 사고로 이어지는 상황이 되었다. 

여행 중 소낙비가 내린다면 근처 카페에 앉아서 비 구경 하며,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듯 하다. 비가 오면 어디론가 길을 떠나는 것보다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여정 진행 방법 중 하나이다. 

강한 햇빛, 스콜, 소낙비 그리고 고온 다습한 날씨로 인하여 동남아시아 국가는 식중독 관련 진료가 늘고 있다. 특히 길거리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 코로나19 이전 동남아시아 여행 중 길거리 음식을 먹을 기회가 있으면 상한 음식 여부를 냄새를 통해 확인했다. 

라오스의 바나나 팬케익에 바나나가 지나치게 강한 향을 낸다면, 바나나가 발효(?)된 것이다. 바나나 겉 표면이 옅은 녹색인 바나나를 잘라서 사용하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태국의 로띠도 사용하는 연유의 냄새를 꼭 확인해야 하는데, 상한 연유의 냄새는 상한 우유의 냄새와 유사하다. 

베트남은 다양한 길거리 음식이 있는데, 대부분의 음식이 단맛에 음식이 상했는지 여부를 알기가 어렵다. 즉 여름철에 단맛이 강한 길거리 음식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언제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아마도 여행자가 출국전에 만들어졌을 수도 있겠지). 

그런데 문제는 지금이다. 지금 동남아시아에 거주하는 여행가는 길거리 음식을 더 조심하라고 당부한다. 예전보다 더 강한 소낙비로 인하여 냄새로 음식이 상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고 한다. 또한 먹는 그 순간까지도 강한 단맛으로 인하여 상한 음식을 먹고도 ‘맛있다’라고 말하는 여행자들이 많다고 한다(이는 코로나19로 인한 후유증이라고 말하는 여행가도 있다). 

이에 나는 청소년 또는 딸과 함께 여행할 때 지키는 선택의 규칙이 있는데, 길거리 음식이든 식당의 음식이든 즉석에서 다듬어지는 식재료로 만들어지는 따뜻한 음식과 식감이 딱딱하거나 건조된 간식을 선택한다.

6월 23일 아침부터 강한 비가 내린 뒤의 태국. 꽃이 위로 피어야 하는데 아래로만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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