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한 달이 넘도록 마주하는 터미널사거리 피켓아저씨. △신호등 방향에 따라 사람들을 향해 ‘후쿠시마 원전수 해양 방류 즉각 철회!’를 들고 있는 한 사람. △모내기에 정신없을 평생 농부로 살아온 군청 앞 피켓아저씨. △‘신암조곡산단과 폐기물처리장 설치 반대!’피켓을 들고 있는 또 한 사람.

언론에 의하면 터미널사거리 피켓아저씨는 원전의 안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시비거는 것으로 셔틀외교 방해꾼이다. 그리고 군청 앞 피켓아저씨는 적극적인 기업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살리기에 시비 거는 방해꾼이다. 

피켓아저씨들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다는 것인지의 판단은 아주 단순하다. ‘원전수는 정말 문제가 없는지’와 없다면 ‘방류해도 지구촌 생태에 문제는 없는지’ 그리고 ‘산단과 폐기물처리장이 들어오면 신암동네에 실이익이 무엇이 있는지’ 따져보면 된다.

그 어떤 시공과 관리 체계 내용은 없고 그냥 친환경단지란다. 앞으로 1조2000억원의 부가가치가 있다는데 예산군으로 돌아오는 돈인지 위탁 및 외주업체가 가져가는 돈인지 돈의 주인을 알 수 없다. 주민들을 얼마나 고용하며 타지에서 얼마나 입주하여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지 구체적인 수치는 없고 ‘일자리 창출 기대’ 라고 나온다. 유치 비용으로 땅, 건물, 유지 관리 등을 위해 예산군은 얼마를 주었는지는 아는 사람만 안다. 

이전 산단들은 예산군에 얼마를 토해냈는지, 몇 %인지 환원 소식은 한번도 들어 본 적이 없다. 매년 한번 쥐꼬리만큼 내놓고 연말 기부뉴스에 나온다. 땅의 제값은 원주민이 받는 것인지, 하청입주자의 주인인 대기업이 받는 것인지 모른다. 예산군민은 한마디로 진짜 거래가 어떻게 되는지 아는 사람만 안다.

이렇게 잘 모르다보니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은 지역경제 살리는 총력전에 ‘방해꾼’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의 정서는 피켓을 들고 있으면 ‘이상한 사람’이다. 심지어 색깔을 씌우면서 ‘나쁜 사람’이 되고, 이웃처럼 지낸 사람도 피켓을 들고 만나면 피하기 일쑤다. 예산군처럼 작은 동네지역에서의 1인 피켓 시위는 실로 외로운 싸움이다. 

만약 피켓아저씨에 관심없던 우리 동네에 폐기물처리장이 들어선다면, 우리 부모님은 어려운 농사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젊은 일꾼들이 동네에 들어와 활기가 넘치며, 군비로 지원되었던 세금이 다시 우리 동네 복지로 돌아올까? 

그건 언제일까? 그동안 동네는 산단에서 흘러나오는 벤젠으로부터 괜찮을까? 전국 각지의 산업 폐기물로부터 우리의 논과 밭, 하천들은 괜찮을까? 이 질문에 명쾌하게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 또 다른 피켓아저씨가 나올 것이다.

그들 앞에 ‘살만하니깐 나와서 들겠지’, ‘저런 사람들 때문에 동네 발전이 안되지’ ‘땅 팔아서 돈 받았잖아’ 이렇게 말할 수 있는가? 피켓아저씨들을 정치적 편견을 넘어 피켓의 구호, 주장을 살펴보고 더이상 이상한 사람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역 경제를 위한다고 다음엔 바로 우리 동네에 산단과 폐기물이 들어올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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