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딸은 호두과자의 달콤한 맛에 빠져 있다. 정확히 이야기 하면, 나는 딸이 호두과자를 먹을 때 살며시 미소 짓는 그 얼굴이 보고 싶어서 호두과자에 관심이 많다. 

따뜻하고, 바삭하며 그리고 우리 딸이 이야기 하는 ‘내 스타일’ 의 호두과자를 찾으면 그 미소를 볼 수 있기에 호두과자를 찾는 일이 여행 중 일부가 되었다. 쉬운 듯 쉽지 않은 어려운 듯 어렵지 않은 미션(?)이지만, 마침내 그런 호두과자를 찾으면 우리 딸과 함께 맛있게 먹는 상상을 한다.

맛의 실패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 여행을 하던 중 ‘내 스타일’로 추정되는 호두과자를 찾으면 영상 통화를 이용해서 ‘맛’을 설명하고, 호두과자의 속을 보여 준다. 1시간이라도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 

호두과자를 앞에 두고 핸드폰 카메라를 이용하여 ‘찰칵’. 그런데 가끔은 호두과자에 초점이 맞추어져 촬영되기도 하고, 또 가끔은 호두과자 옆에 있는 커피 한잔에 초점이 맞추어져 촬영된다. 

뭐, 나는 여행가이지, 사진 작가가 아니기에 두 사진 모두 이쁘다. 함께 여행하는 동료 여행가가 그 모습을 보고 이렇게 이야기 한다. 

“호두과자에 초점이 맞추어진 사진이 더 이쁜거 같아요” 

바로 나는 “야~ 어디에 초점이 맞추어지면 어떠냐? 맛있으면 된거야. 우리 딸이 ‘내 스타일’이라고 하면 더 좋고~”라고 이야기하며, 장난꾸러기 같은 표정을 짓는다.

몇 달 전 찾아온 호두과자 같은 후배 여행가 한명이 생각난다. 함께 생각나는 슬로바키아…. 당시 하고 싶은 일이 많았던 꿈 많은 청년 여행자였고, 지금은 후배 여행가로 서울 대형 여행사에서 연구 개발 업무에 종사하는 여행가와 추억을 회상해 본다.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여행가를 지망하는 꿈 많은 청년들과의 첫 만남의 공통점은 자신이 하고 싶은 여행을 상상하고, 상상하면 이루어진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증거(?)로 자신이 했던 수많은 여행을 적극적으로 이야기 한다. 

자신의 여행 이야기, 어떤 지역의 행사 이야기, 어떤 장소에 대한 추억 공유 등등…. 현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꿈과 열정이 담긴 청년이 이야기하는 추억 속 여행, 행사에 함께하는 듯하다. 

몇 해 전 예산군에 찾아온 30대 초반의 여행자는 건설회사에 재직하면서 여행가의 꿈을 꿨다고 했다(그 좋은 건설회사를 그만두고 여행가가 되다니…). 이 여행자와 함께한 첫 여행이 동유럽의 ‘슬로바키아’이다. 

 

슬로바키아 코시체로 향하는 길의 작은 소도시.
슬로바키아 코시체로 향하는 길의 작은 소도시.

슬로바키아는 수도인 브라티슬라바(한국의 서울)와 코시체(한국의 부산)를 중심으로 여정을 준비하는데, 산을 좋아하는 여행자는 겨울 북쪽 여정을 주로 진행하고, 와인을 좋아하는 여행자는 가을 동쪽 여정을 선호한다.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여정을 추천한다면, 가을철 10일 미만의 일정의 배낭여행을 추천하는데, 추천하는 여정은 오스트리아 비엔나 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거점으로 다양한 교통 수단을 이용하여 슬로바키아 주요 도시로 진행되는 여정이다. 

우리 여행팀 역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하여 슬로바키아 코시체에서 브라티슬라바로 이동하는 10일 여정을 준비하고 여행을 시작했다. 

 

슬로바키아 스피슈 성.
슬로바키아 스피슈 성.
여행가를 보호하는 천사 미카엘 대천사.
여행가를 보호하는 천사 미카엘 대천사.

10년째 산 위의 문화재를 복원하는 기술자와 함께 바게트와 치즈를 먹으며 역사와 문화에 관해서 이야기 나누었던 일, 시골길 길가에서 이제 막 배운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청소년과의 만남, 여행지에서 만난 다른 나라 여행가들과 맥주를 마시며, 밤새도록 길거리 영어로 즐겁게 이야기 나누던 순간 그리고 여행자와 함께 와인 한병 손에 들고 브라티슬라바성을 함께 걸으며, 큰 소리로 웃었던 순간. 

차량이 고장 나서 작은 마을의 숙소에 머물며, 제육볶음 만들다 맛이 없어서 마법의 가루(라면스프)를 이용하여 맜있게 먹었던 저녁 식사. 해외에서 라면 스프는 마법의 가루로 불린다. 후배 여행가들이 음식을 준비하다가 실패하면, 나는 “라달프의 마법의 가루를 가져와!”라고 한다. 요즘에도 나는 여행자들에게 평상시 라면 조리하다가 남는 라면 스프가 있다면, 꼭 보관 하라고 이야기 한다.

-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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