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 여기가 이렇게 바뀌었어?”라고 할 정도로 많은 것들이 꾸며진 내포보부상촌. 개장 초 방문했을 땐 “이거 뭐야?”라는 말이 나왔었는데…. 아이들이 놀기 편하고 아빠와 체험할 것들이 많아진 걸 보고 새삼 다시 한번 놀랐다. 큰아이는 제일 먼저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물놀이하는 걸 보고 ‘후다닥’ 뛰어들어가 눈 깜짝할새 옷이 다 젖어버릴 정도로 신나게 놀았다. 젖은 옷을 갈아입히고 다른 곳을 가볼까 하다, 더 놀라고 한 뒤 분수대 방향으로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다. 워터파크 안 부러울 정도로 재미있게 노는 아
원고를 한 1년반 35번을 쓰고 나니 글 소재가 바닥이 났다. 이번 원고는 주제 없이 그동안 쓰지 않았던 정연이에게 관련된 내용을 써보려고 한다. 평소 정연이가 했던 말이나 행동, 그걸 보고 내가 느낀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정연이는 유치원 선생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쒀도 믿을 정도이다. 선생님 말을 잘 듣는 것 같아 내심 뿌듯한데, 아빠 엄마가 설령 맞다고 하더라도 틀렸다고 말한다. 아무튼 우리집에서 정연이가 말하는 선생님 말씀이 진리이다.유치원에서 배우는 게 정말 많다. 나와 정연이 엄마는 시골에서 자라 유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던 일요일 두 아들 녀석과 봉수산자연휴양림을 방문했습니다. 예산에 살면서도 정작 잘 가지 않는 장소인데…. 산에 가보고 싶다는 큰아이의 말에 발걸음을 옮기기로 하고 편의점에서 아이들의 간식거리를 사서 출발하였습니다. 주차장부터 이어지는 산 내음 그리고 저 멀리 살짝 보이는 예당지를 뒤로 하고 한 걸음 한 걸음 걷기 시작했습니다. 예당지 출렁다리 버금가게 출렁거리는 작은 출렁다리를 건너 나무 이름이 적혀있는 이름표를 하나하나 설명해 주며 걸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나무 이름이 신기한지 곧잘 따라하며 “
정연이에게 최고로 소중한 것을 손에 꼽는다면 단연 이불이다. 이 이불은 정연이가 덥지 않도록 여름에 덮어줄려고 산 팥죽색의 얇은 이불이다. 이 애착이불을 정연이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아불’이라고 불렀는데, 지금도 장난삼아 아불이라고 우리가 불러주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 이불로 인해 생긴 습관이 있다. 잠들 때 꼭 이 애착이불을 끌어안고 손가락을 빨면서 자는 습관이 다. 손가락에 묻은 나쁜 세균이 입속으로 들어가니 당연히 구내염이나, 입속이 가끔 헐어 병원을 다녀오기도 했다. 여러 번 이런 습관을 고쳐보려고 이불을
한동안 비가 왔다 더운 날이 오고 다시 비가 오고 더워지고 할 무렵 큰아이가 나에게 물어봤다. “아빠 하늘에서 비는 왜 내리는 거야?”나는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고민하다 “물이 뜨거워지면 모락모락 김이 나는 걸 봤지? 그게 하늘 높이 올라가서 뭉쳐지는데 그게 구름이고, 그 구름이 무거워지면 물방울이 생기는데 그게 떨어지는 게 비야”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여름이 오나 봐. 덥다가 비가 내리고 또 더워지고 하는 거 보니”라는 말에 “조금 있으면 더 더워지고 비도 많이 내리는 여름이지”라고 대답해주었다. 아이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그
맞벌이 부부라 예전에는 외식을 자주 한 편이었다. 회사 일을 끝내고 하원하는 정연이를 데리러 가면 놀이터에서 친구들이 노는 걸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같이 어울려 놀다가 친구들이 하나둘씩 집으로 가고, 해가 뉘엿뉘엿 어두워 질 때까지 놀다가 헤어졌다. 그러다보니 집에 가서 식사를 준비하는 게 힘들었다. 한 것도 없는데 밥을 먹으면 9시였고, 그러면 잘 시간이었다. 놀이터 근처에는 자장면집이 있어 정연이가 몇 번 가보더니 맛있었는지 자주 가서 먹었다. 이 자장면집은 유치원 끝나면 참새가 방앗간을 들르듯 자주 갔다. 엄마는 자장면을 너
가끔은 아이와 함께 아빠가 봐도 10~20분이 눈 깜짝할 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동영상 콘텐츠를 보면서 아이가 왜 동영상 시청에 빠져드는지 이해가 가기도 한다. 유튜*를 한동안 안 보여주기도 했지만, 어느샌가 아이의 말에 설득 아닌 설득(?)에 넘어가 다시 보여주고 있는 나를 보면 어떤 게 맞는 건지 가끔은 나조차도 이해가 안 갈 때가 많이 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무작정 안 좋다고 볼 수도 없고, 또 다른 측면에서는 유튜*을 보면서 아이가 배우는 부분도 있고…. 옆에서 같이 보면서 교육적인 콘텐츠로 유도를 많이 해주
정연이가 한글을 배우면서 책상이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은 거실에 있는 큰 탁자에서 온 가족이 모여 자연스레 핸드폰도 하고, 책도 읽고 그림도 그렸는데, 아무래도 어른 키에 맞는 탁자와 의자라 정연이가 의자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뭔가를 하는 모습이 불안정해 보였다.주변에서 내년에 초등학교를 가니 미리 준비해 주는 것도 좋다고 하여 책상과 의자를 보러 갔다. 다양한 책상과 의자 사이에 도드라진 것은 다름 아닌 2층 침대였다. 아래층은 장난감 같은 걸 넣을 수 있는 놀이 공간이고 2층은 침대형태인데, 정연이는 마당 있는
둘째가 태어난 지 7개월이란 시간이 지나고 둘째가 형의 물건에 점점 관심을 갖는 건지, 형이 만지는 물건에 엉금엉금 기어가곤 한다. 그리곤 형이 만지거나 가지고 노는 것에 손을 내민다. 큰아이는 그 순간마다 몸을 휙 돌리며 방어 자세를 취하고 동생은 무엇이 그리도 서러운지 울기 시작하면 동생한테 빌려주라고, “너는 많이 가지고 놀았으니 동생에게 양보해 주면 안 되겠니?”라는 말이 어느샌가 입에 붙어버렸다. 형이라는 입장에서는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동생에게 줘야 하는 상황인데…. 난 왜 큰아이의 입장에서는 생각하지 못했을
정연이가 낚시를 하러 가지고 작년부터 졸랐다. 낚시에 취미가 없는 내가 정연이의 소원을 들어주긴 힘들었다. 다행히 외삼촌이 낚시를 좋아해 언제 기회가 되면 낚시를 같이 가자고 했던 것이 한참 되었다. 외삼촌이 쉬는 날을 정하고, 낚시 가기 좋은 날을 고르고 골라서 지난주 일요일 낚시를 갔다. 정연이 엄마는 낚시 가서 먹을 간식거리와 식사거리, 쉴 수 있는 텐트를 챙기느라 가벼운 마음으로 가는 낚시가 무거운 마음이 되었다.가는 길에 낚시할 찌와 바늘, 지렁이, 떡밥, 어항을 사가지고 낚시터에 도착했다. 아침 일찍 가지 않았더니 좋은
따끔거리는 주사는 아이들이 보기만 해도 공포의 대상인 것처럼 울어대기 시작한다. 무슨 마법을 부린 것처럼 주사를 보면 아이들 대부분이 울음을 터뜨린다. 갓난아이도 주사를 보면 울기 시작하는데 아팠던 기억이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접종을 시작한 이래로 주사에 대한 기억을 좋게 만들어주고 싶어 아내와 부단히 노력했다. 보건소에서 만4세 이후 접종 문자가 날라오고 아이에게 “주사 맞으러 가야한다”고 하니…. ‘언제 가야하냐’고 되묻는 걸 보고 ‘이제 너도 주사가 아픈 걸 알게 됐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그런데 아이가
몇 주 전 정연이가 밥을 먹다가 오른쪽 아래 이가 아프다고 했다. 입안을 플래시로 비춰 유심히 들여다 봤는데 썩은 부분은 없어 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정연이가 계속 이가 아프다고 해 치과를 예약했다. 정연이를 데리고 치과에 가는 겸해서 나도 오랜만에 스케일링을 하기로 했다. 병원에 도착해 정연이와 나는 엑스레이 검사를 했다. 난 크게 문제는 없었고, 정연이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충치가 무려 3개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거기다가 앞니는 영구치가 올라오고 있어 뽑아야 하고, 충치가 심한 하나는 신경치료를 해야 한다는 청
3월 말에 들어서니 어느덧 만연한 봄이 되어버렸다. 추위가 언제 왔다 갔는지 모를 정도로 따듯한 날씨가 지속되어 그런지는 몰라도, 주변에 꽃들이 피고 어느샌가 벚꽃이 만개했다는 SNS 게시물을 보고 아이들과 벚꽃로로 나들이를 가기로 결정했다. 봄에 태어난 큰아이는 벚꽃 필 무렵이 생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자기의 생일이 다가오는 걸 아는 건진 몰라도…. ‘나는 요즘 무엇이 필요해 무엇이 가지고 싶어’라고 눈치아닌 눈치를 준다. 작년 이맘때쯤 ‘나무에서 팝콘이 팝팝팝 하고 열릴 때가 너의 생일이야’라고 말한 걸 기억이라도
아이는 감정표현이 솔직하다. 이러한 감정표현이 부모를 웃게 만들기도 하고, 난감한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웃을 때야 문제가 없지만, 사람이 많은데서 떼를 쓰면 당황스럽다. 하지만 이런 것도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과정이겠지’하며 넘긴다. 정연이는 나름의 흥이 있다. 집에서나 가족끼리 여행을 다니면서 노래를 듣게 되는데, 이럴 때 정연이에게 마음에 드는 노래들이 있나보다. 노래가 마음에 들면 콕 집어서 그때 들었던 노래를 틀어달라고 한다. 노래에 대한 취향이 확실한 정연이다.정연이가 “아빠. 사랑을 했다! 우리가 만나. 노래 틀어줘
이번 주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아이들과 함께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해야 할지 항상 고민이다. 누군가 딱 짜준 놀이코스라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코로나19로 어디 가기가 조심스러워 더 고민이 많아진다.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아빠와 함께 새로운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는 것을 보면 이곳저곳 보여주고 싶기도 하지만,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게 된다. 이곳저곳 알아봄에도 결국엔 물고기로 이어지는 아이를 보면 허탈할 때도 있다. 공원에 가서 텐트를 펴고, 연날리기도 하고, 씽씽카를 타고 달리다 넘어져 얼굴에 상처가 생기기도 했지만, 아빠와 함께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다. 이 말은 아이들이 어른들의 행동이나, 습관, 말투 등을 보고 자연스럽게 배워간다는 의미이다. 나아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렇게 전해지는 말이 맞는 말이구나!를 최근에 느끼고 있다. 퇴근을 하고 집에서 저녁을 먹는다. 저녁을 먹은 후 정연이는 방에서 티비를 틀어달라고 조른다. 전원을 켜고 자기가 봤던 프로그램 중에 골라 보기 시작한다. 티비를 보는 정연이는 깔깔 웃으면서 좋아하고, 이런 정연이를 보는 나와 정연이 엄마는 걱정 한가득이다. 티비를 한참 보는 정연이에
어른들은 어른들만의 쉼표가 있듯이 아이들도 아이들만의 쉼표가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른들의 쉼표가 휴식이라면, 아이들의 쉼표는 무엇일까? 나름의 고민 끝에 아이들의 쉼표는 휴식이 아닌 양육자와의 놀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고단(?)한 몸을 이끌고 매일 아침마다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아이에게 아침마다 빈둥거리며 어린이집을 가기 싫은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봤을 때, 아빠와 함께 하고 싶기 때문이란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아이와 덜 놀아줬구나’라는 고민의 숲에 빠지게 된 시점에서야 아이의 쉼표를 깨닫게 되었다. 아침마다 전쟁
설을 쇘다. 설이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설렘에 설은 기분좋은 명절이다. 설을 쇠면 한 살을 더 먹는다. 어릴 적 설날에 떡국 한 그릇을 더 먹어 두 살을 더 먹었으면 하고 바랐던 적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떡국도 못 먹고 성묘만 다녀온 이상한 설을 보냈다.정연이가 설을 쇠고 났으니 진짜 7살이 된 셈이다. 아빠 엄마가 보기에 7살인 정연이를 내년에 학교에 보낼 수 있을까 걱정이다. 하지만 이런 걱정과는 달리 정연이는 나이에 맞는 성장발육을 하는 걸 보면 내년에 초등학교를 씩씩하게 잘 다닐거다.올해 초에는 미루고 미뤘던 영유아 검진
망태기를 두르고 이것저것 잡동사니를 주우러 다니시는 할아버지를 이젠 볼 수 없지만 나의 기억 속에도, 그리고 아이들의 상상 속에도 망태 할비는 살아계신다. 큰 망태기 안에 유리병도 줍고 캔도 줍고, 그리고 말 안 듣는 아이도 주워가는 무시무시한 할배. 바람소리 따라 밤에 엄마 아빠 말을 듣지 않는 아이에게 찾아오신다는 할아버지. 그 덕분에 요즘 큰아이는 엄마 아빠 말을 잘 듣는다.아이들이 도깨비를 무서워 할 나이쯤, 인터넷으로 ‘망태할아버지가 온다’라는 책을 접했고 아이에게 망태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말 안 듣는 아이에
아이들이 친하면 아빠 엄마도 자연스레 친해지게 된다. 처음에는 아이들 등하원을 하면서 눈인사를 하다가, 하원 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같이 보면서 친해졌다. 이렇게 해서 만난 환희라는 친구가 있다. 환희는 정연이랑 같은 반은 아니지만, 몇 번 같이 어울려 놀았는데 정연이랑 성격이 잘 맞는 것 같았다. 정연이도 환희가 좋은지 친구가 되었다. 정연이랑 환희는 외동자녀다보니 늘 친구가 필요했는데 딱 맞는 친구가 생긴 거다. 더욱이 환희 아빠랑 나는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었지만 잘 모르다가 아이들 덕분에 친해지게 되었다. 정연이랑 환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