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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속여 로또 1등 가로채”10년지기 60대 부부, 1심 무죄→2심 유죄… 법정구속
  • 김동근 기자  dk1hero@yesm.kr
  • 승인 2020.10.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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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부부가 B씨의 로또복권 1등당첨금으로 땅을 사서 지은 신축건물. 현재 식당은 문을 닫았다. ⓒ 무한정보신문

예산읍내 도심지역 330.6㎡ 부지에 들어선 2층짜리 신축건물.

60대 A씨 부부가 10년 넘게 알고 지낸 지적장애인 B(65)씨의 ‘로또복권’ 1등당첨금으로 지어 가로챈 혐의에 대해 1·2심 판결이 엇갈렸다. 원심에선 무죄가 나왔지만, 항소심은 유죄를 인정했다.

그동안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재판내용을 바탕으로 그 속을 들여다본다.

대전고등법원은 지난 9월 1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을 위반한 혐의(사기)로 기소된 이들에게 각각 징역 3년 6월과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 부부는 서울시 성북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면서 2004년께부터 손님으로 오던 B씨와 만나 신뢰를 쌓아온 사이다. 글을 읽지 못하는 지적장애 3급 수준(사회연령 13세)인 B씨는 2016년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되자 이들에게 부탁해 당첨금 15억5880만원을 계좌로 수령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A씨 부부는 당시 식당건물 재개발로 이주해야 할 상황에 놓이자, B씨에게 ‘로또 당첨금으로 예산에 있는 땅을 사 건물을 지어줄 테니 같이 살자’는 취지로 말하며 4차례에 걸쳐 8억8500만원을 송금받았다. 이들은 그 돈으로 예산읍내 부지를 매입해 건물을 신축한 뒤 1층은 직접 식당을 운영하고 2층은 임대했다.

그러나 이후 소유권이전등기를 B씨가 아닌 A씨 명의로 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이 가운데 1억여원과 이듬해 토지를 담보로 1억5000만원을 대출받아 가족들에게 대여하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썼다. 2018년에는 2층 전세보증금 6000만원도 주지 않은 채 생활비 등 임의로 사용하기도 했다.

B씨가 같은 해 8월 이들을 사기혐의로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에 고소해 재판에 넘겨졌지만 지난해 1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 은행업무를 처리할 능력과 재물 소유개념이 있었던 점, 단순한 유혹행위에 현혹될 만한 인식·판단능력 결여를 인정하기 어려운 점 등으로 비춰 심신장애상태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2심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재산상 거래능력, 특히 고액 거래능력에 관한 정신기능장애를 인정할 수 있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A씨 부부가 B씨를 속여 로또복권 1등당첨금을 챙긴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임대차계약 체결은 물론 계좌에서 돈을 인출할 때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던 피해자가 소유권 귀속이 대내외적으로 분리되는 명의신탁 개념을 이해하고, 자신이 토지·건물을 소유하지만 명의를 A씨로 하는 명의신탁약정을 할 능력이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B씨 요구로 토지·건물 명의만 A씨로 했을 뿐 실소유자는 B씨’라는 A씨 부부 주장을 배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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