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연재칼럼 오늘도 아빠랑
벌써 1년<오늘도 아빠랑>
  • 이강열 <예산군청>  yes@yesm.kr
  • 승인 2020.06.29 13:46
  • 댓글 0

사람은 문명생활 이전의 삶에 대한 유전자가 본능적으로 있는 것 같다. 정착하던 생활 이전의 유목생활에 대한 동경은 캠핑이라는 현대적인 방식으로 바뀌었다. 캠핑은 야외에서 집(텐트)을 짓고, 밥 먹고, 놀고, 자고.

우리 가족도 지난해 6월 28일에서 30일까지 첫 캠핑을 했다. 그전에는 장비도 없어 근처 사는 처남에게 텐트하고 의자를 빌려 바닷가에서 몇 시간 놀다오는 게 전부였다. 밖으로 나간 정연이가 좋아하는 걸 보고난 후 캠핑을 해야겠다고 정연이 엄마가 마음먹은 듯하다.

하나 둘 캠핑장비를 사더니 어느 날 친한 후배(나와 정연이 엄마를 소개시켜준 인생의 은인)와 함께 캠핑을 가자는 것이었다. 금요일 오후에 퇴근을 하고, 지리산 백무동계곡 캠핑장으로 갔다. 첫날 후배의 도움으로 간신히 텐트를 치고, 늦은 저녁을 먹고는 파김치가 되어 곤한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7시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호우주의보라더니 비가 억수같이 왔다. 날씨 덕분에 우리가족과 후배가족만 캠핑장에 남았다. 캠핑장에서 떡볶이, 감자부침개도 해먹고,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다. 정연이를 데리고 근처로 산책을 다녀왔는데, 즐거운지 얼굴에 웃음을 띤다. 아빠 사랑한다고 손가락 하트를 한다.

그 후 여름휴가로 캠핑을 갔다. 무려 7박8일 일정으로 덕유산, 동해, 강릉, 설악산,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다녀왔다. 그중 동해 무릉계곡에서 물놀이 하다 만난 한 살 위의 오빠와는 평생 못 잊을 추억을 만들었다. 무릉계곡에서 용추폭포까지 왕복 5km 등산을 단지 오빠가 간다는 이유만으로 따라갔었다.

막상 용추폭포 경치를 보고 더 좋아했던 건 아빠엄마였다. 오빠랑 기념사진도 같이 찍고, 돌을 수박이라고 먹는 시늉을 하는 익살도 부렸다. 내려오는 길에는 내 등에 업혀 왔지만, 정연이 덕분에 갈 엄두가 안난 용추폭포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정연이는 캠핑을 좋아하기보다는 캠핑 가서 만난 또래하고 노는 게 더 좋아서 가는 것 같다. 캠핑장에서 만난 아이들과 친해져 간식도 같이 먹고, 또래 친구들을 우르르 몰고 우리 텐트로 와서는 영화도 본다. 헤어지기 싫어 울면서 헤어진 적도 많다. 친해진 아빠엄마와 통성명도 하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기도 했다.

올 여름휴가는 또 다시 캠핑이다. 정연이 엄마가 벌써 예약을 했단다. 캠핑은 정연이가 안간다고 할 때까지 가야할 것 같다. 그게 앞으로 몇 년이 될지 모르지만 말이다.

<저작권자 © 예산뉴스 무한정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강열 <예산군청>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