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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간<오늘도 아빠랑>
  • 신인섭 <예산읍 대회리>  yes@yesm.kr
  • 승인 2020.03.2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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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두들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많은 이들의 적지 않은 것이 변한 일상을 바라보며 우리 가족의 일상도 많은 것이 변했다. 나는 잠시 일을 멈추었고 단비도 어린이집 가는 것을 멈추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지키는 일을 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 않게 하는 것이 이 어려운 시기를 예방을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되어 가게를 잠시 쉬며 이렇게 지내고 있다.

그래서 매일 아이와 24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첫날부터 아이는 “아빠 놀자”라는 말을 달고 살고 있다. 놀고 있는데도 놀자고 아이는 말한다. 대체 어떤 놀이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은 부모들의 영원한 숙제인 듯하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이는 해도 졸린 이른 아침부터 날 깨운다. 아니 나만 깨운다.

사실 난 아침마다 더 자고 싶은 생각뿐이다. 나는 힘들게 방안 침대에서 나와 거실 소파로 몸을 옮겨 졸린 목소리로 아이에게 물었다.

“왜 아빠만 꼭 깨우는 거야?”

“응. 아빠는 놀아주잖아”

“엄마는?”

“엄마보다 아빠가 재밌어”

이렇게 말하는 아이를 보고 있으니 그 어떤 자명종보다 강력하게 나를 깨운다. 내가 필요하다는 듯한 아이의 말에 약간 억울한 마음도 없어지는 순간이다.

이렇게 매일 하루를 시작한다. 그래도 아침에는 너무 졸리다. 이렇게 하루 종일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나는 말 그대로 놀고 있다.

모든 것을 잠시 멈추고 아이와의 놀이에 집중을 하면서도 돈은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은 아이와 놀고 있지만 생각은 다른 곳에 있었다. ‘이번 달 생활비는 어쩐다’ 같은 현실적인 생각이 계속 끊이지 않았다. 쉬면서 몸은 편하지만 생각은 더 많아졌다.

그런 순간에도 아이의 “아빠 놀자”라는 말이 내 생각을 잠시 잊게 해주었다. 아니 생각할 틈을 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이에게 돈은 쓰지 않았지만 대신 시간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느낀 내 모습은 더욱 좋은 아빠가 되고 있는 것 같았다.

참 재밌는 생각이다. 시간이 없으면 돈이 있고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으니 말이다. 계속 생각해보니 이 둘 다 가질 수 없는 것이 내 능력 부족인가라는 작은 자책도 해보았다.

어쨌든 아이에게 내 시간을 전부 쓰고 있으니 아이에게 내 돈을 전부 쓸 때보다 난 아이와 더 친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와의 함께 하는 시간이 이렇게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경험해 보니 알 것 같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거든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아이와 이미 가깝지만 더 가까워진 느낌, 아이와 내가 서로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닌 공감을 하고 있는 그 순간, 오고 가는 많은 대화,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나는 또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누군가 시간과 돈 중 한 가지를 꼭 선택하라고 한다면 난 시간을 선택하겠다. 보이지 않게 계속 흘러가는 내 시간을 아이에게 온전히 쓰는 일은 내가 쓴 어느 시간보다 값진 것을 이번 시간을 통해서 배우고 있다.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나는 배우고 있다. 내게 정말 값진 것을 하나씩 알아가게 해주는 내 시간 속에 아이에게 정말 고맙다. 나도 아이의 시간 속에서 좋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단비야 너에게 내 시간을 쓸 수 있어서 정말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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