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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퇴를 해도 되는 사람, 안되는 사람<청소년이 사는 예산>
  • 신다인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꿈드림>  yes@yesm.kr
  • 승인 2020.02.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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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퇴를 한 뒤, 사람들은 나에게 무언가를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 질문의 시작은 본인도 자퇴를 하고 싶다는 말이었다.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딱 한 가지가 있다. 본인의 현재 상황이 너무 힘들며 다 포기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을 늘 말렸다. 물론 본인의 행복이 우선시 되어야 하고, 본인이 힘들고 불행하다면 포기할 이유는 충분하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학교를 그만두고 어떤 삶을 살지, 장담은 못하더라도 예상은 가기에 나는 그들을 말렸다. 이런 말을 하며 말이다.

“자퇴는 포기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도전하기 위해서 하는 거야”

지금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거면 절대 자퇴를 해서는 안된다. 공부가 너무 힘들다면 차라리 공부를 내려놓고 놀며 학교를 다니고 졸업장을 취득하라고 나는 말한다. 하지만 본인의 목표가 있고, 확실한 근거가 있다면 자퇴를 해도 좋다고 말한다.

자퇴는 쉬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놀기 위해서도 아니고, 인생을 포기하는 행위도 아니다. 학교에서 이제 배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 하는 게 자퇴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의 선택 방법이 있다. 바로 고민이다. 나는 자퇴를 하기 전에 누구보다 많이 고민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결정을 내린 가장 큰 원인은 만 번 고민을 했다면 그 만 번의 결과가 다 똑같았다는 것이다.

고민의 접근성은 늘 다르다. 자퇴를 하면 사람들은 날 어떻게 볼까? 검정고시가 너무 어렵진 않을까? 친구들이 없어지면 어떡하지? 등 자퇴를 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서 늘 고민한다. 몇 번을, 어떤 고민도 상관없다. 하지만 고민의 결과가 단 한번이라도 바뀐다면 절대 자퇴를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학교에서 배울 것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에 대해 부가설명을 하고 싶다. 물론 학교에서 배우는 건 다양하다. 공부, 사회생활, 예체능 등 많은 것을 배운다. 그리고 이 질문의 근본적인 해답을 찾으려면 고등학교를 들어간 그 시점으로 가야한다.

나의 경우에는 고등학교를 더 큰 사회로 나가기 위한 한 걸음이라고 생각해서, 즉 학교가 알려주는 작은 사회를 경험하고 싶어 입학을 했다. 공부, 예체능 등 애초에 그런 건 내 배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물론 대학을 잘 가기 위한 수단과 또 다른 재능 발견을 위한 밑거름 정도는 될 수 있어도 목적이나 목표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내가 학교에서 본 사회는 무엇이어서 자퇴를 선택했을까? 내가 학교에서 본 사회는 불합리의 끝판왕이었다. 먼저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반을 가르며,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위해서는 수업도 따로 해주고 특강도 따로 열어준다.

생활기록부를 잘 작성해 대학을 잘 보낸 선생님들은 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담임선생님이셨고, 성적이 저조하면 대회나 봉사활동의 기회도 적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혹시 생활기록부에 안좋은 내용이 실릴까 선생님들의 눈치를 보는 것은 기본이었으며, 이걸 무기로 학생들을 제압하시는 선생님들도 여럿 보았다. 물론 이것이 학벌, 재산의 순서대로 행복의 순위를 매기는 우리 사회의 현실인 건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배우고 싶었던 사회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아니라, 이미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잘못된 사회가 아니라, 곧 어른이 될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할 올바른 사회였다.

뉴스만 봐도 비리가 쏟아지고 온갖 악영향들만 승리하는 시대에서 청렴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고, 돈이라는 것보다 학벌이라는 것보다 사람의 됨됨이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려주는 선생님을 만나고 싶었고, 악한 영향력을 끼치기보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인간된 도리임을 알려주는 작은 사회를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학교에서 생활한 1년 반 동안 그런 모습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그걸 나는 1년이 넘게 찾았고, 찾지 못했고, 절대 찾을 수 없다는 깨달음 끝에 자퇴의 이유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만약 자퇴를 하고 싶다면 이러한 이유들을 모아야 한다. 후회 안할 만큼 열심히 모은 후 다른 사람이 볼 때가 아니라 내가 볼 때 그 이유의 퍼즐이 완성이 된다면 그때는 자퇴를 해도 되는 충분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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