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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눈 맞추다<2020년 새해특집> 세대공감 프로젝트 ‘청춘공연단’
  • 무한정보  yes@yesm.kr
  • 승인 2020.01.1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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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나이 먹는다는 것이
이런 모습이구나

색소폰 연주하는 것에
자부심 느끼는 어른들이
멋있어 보였어요

지난해 12월 20일 예산군노인종합복지관 종강식에서 ‘청춘공연단’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우리지역 어르신들과 청소년이 음악으로 ‘통’했다.

세대공감을 위한 색다른 프로젝트, 청소년과 회춘하는 공연단-‘청춘공연단’이다.

예산군노인종합복지관이 GKL사회공헌재단 공모를 통해 진행한 것으로, 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 10명과 대흥중학교 관악부 학생 14명이 3월부터 관악밴드를 결성해 활동했다.

노인과 청소년의 새로운 관계망을 만들어 세대 공감의 자리를 꾀한다는 목표다.

그동안 합주교육을 통해 서로 실력을 맞춰 나가고, 역사기행과 문화기행을 통해 공감대와 유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1·3세대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던 때, 서먹서먹한 분위기 속에 중간역할을 한 것은 다름 아닌 악기였다. 음악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났으니 관심사가 같았다.

“첫 만남 때는 어르신들이 먼저 학생들에게 관심을 표현하셨어요. 어르신은 색소폰을, 학생들은 다양한 관악기를 다뤘는데, 서로 악기가 다르니 호기심을 가지셨죠. 학생들이 어르신들에게 악기를 소개하고, 어르신들은 학생들의 악기를 불어보면서 첫 대화의 물꼬가 자연스럽게 트였습니다”

1년여 두 세대의 다리 역할을 맡은 배치웅 담당복지사의 설명이다.

관악부 학생들과 색소폰을 이제 막 연주하기 시작한 어르신의 실력 차이는 꽤 컸다. 한 달에 한 번 합주연습을 위해 어르신들은 맹연습 모드에 들어갔다. 어른들은 열성과 끈기를 다해 실력을 올리고, 학생들은 한 템포 기다려주면서 서로 어우르는 소리가 만들어졌다.

“학생들이 우리랑 맞추느라 평소보다 천천히 했을 거예요. 기다려주는 마음이 고맙죠”

“학교 관악부 연습 때보다 연주 속도가 느렸던 건 사실이지만, 함께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한 거잖아요. 어르신들과 연주하면 전체 소리가 풍성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 좋았어요”

“어른들은 색소폰에 대한 로망이랄까 그런 것을 가지고 있잖아요. 하루는 ‘어르신들이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 자체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구나’ 느낀 적이 있는데, 멋있게 나이 먹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호흡을 맞추며 느꼈던 어려움을 물었더니, 학생들의 이야기에 훈훈함이 묻어난다.

 

학생들을 지켜보니
요즘 애들은 이렇게 노는구나
저런 행동을 하는구나
알게 됐어요

서로를 알게 되는 것만으로
큰 변화인 것 같아요

청춘공연단이 무대에 오르기 전 불끈 쥔 주먹을 들어 올리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사실 처음에는 ‘청춘공연단’ 유지하는 것이 어렵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르신과 학생들의 실력 차이가 심했으니까요. 하지만 이 공연단은 특별하잖아요. 다른 두 세대가 함께하니까요. 공연을 준비하고, 함께 접촉하고 교제하면서 서로를 알고 이해해 간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실력을 떠나 청춘공연단 자체가 의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형진 강사가 활짝 웃으며 이들의 특별함을 전한다.

이들은 3월 첫 만남으로 시작해 합주연습을 이어갔다. 6월에는 연극관람, 8월에는 제주도 기행, 10월 오케스트라 공연 관람까지, 함께하는 시간을 충분하게 가졌고 합주와는 또 다른 교감을 만들어줬다.

“학생들이 어르신을 대할 때 평소보다 더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어요. 제주도 기행에서 걷는 일정이 있었는데, 한 학생이 ‘뒤에 어르신 한 분이 좀 뒤처지는 것 같으니 복지사님이 챙겨달라’고 얘기하더라고요. 직접 나서진 않아도 세심히 챙기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했습니다”

배 복지사의 한마디에 뿌듯함이 가득 담겨있다.

“학교가 시골이라 거리에서 어르신들을 자주 마주쳐요. 그래서 함께 대화하고 합주하는 것이 크게 어렵다고 느껴지진 않았어요. 함께 연주할 수 있어서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조민서 학생이 차분하게 소감을 밝힌다.

“지금 세대 차이가 심하잖아요. 반대로 살아왔으니 요즘 세대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그런데 청춘공연단 하면서 같은 공간에서 학생들을 지켜보니, ‘요즘 애들은 이렇게 노는구나. 저런 행동을 하는구나’ 알게 됐어요. 서로를 알게 되는 것만으로 큰 변화인 것 같아요” 공명희 어르신도 솔직담백한 고백을 전한다.

이들은 10개월의 여정 동안 ‘고향역’과 ‘머나먼 고향’ 2곡 합주를 완성했다. 노인종합복지관 행사와 대흥중 학예잔치, 외부공연 등에서 이들의 힘찬 관악합주가 울려 퍼졌다.

“내년에도 또 프로그램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지금 딱 정들 때 헤어지는 것 같아 아쉬워요. 친손주들처럼은 아니어도 이 인연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로 다른 세대를 들여다보고 이해하려는 그 마음이 2020년 예산에도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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