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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박언서 <예산읍 예산리>  yes@yesm.kr
  • 승인 2019.12.0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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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개그프로그램에서 개그맨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내며 세상을 풍자한 적이 있다. 그 시대 상황에 따라 시기적절하게 만들어지는 유행과 유행어는 단어 하나에 많은 것을 응축해 표현하는 방법 중에 하나일 것이며, 각박한 일상생활에서 그나마 웃게 만들고 위로할 수 있는 긍정의 표현인 것이다.

우리는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항상 1등에게는 축하와 박수를 보내면서 정작 2등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 개그맨은 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 했을까? 아마 주연이 있기까지 조연과 함께해야 하지만 정작 축하와 박수는 주연에게 돌아가는 서러움을 더러운 세상으로 표현했으리라 생각한다.


1등부터 꼴찌까지 존중받아야

사회생활은 눈만 뜨면 경쟁을 해야 한다. 아니 눈을 감고 있을 때에도 경쟁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을 것이다. 나 아닌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가려면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만 내가 원하는 것을 누릴 수 있다. 이런 사회적 구조는 서로간의 경쟁이 있어야 능률이 향상된다는 기본적인 논리를 적용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경쟁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어린시절부터 경쟁에 내몰리는 사회적 구조로 되어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무엇을 배워야 한다는 부모들의 과욕과 그 과욕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면 2등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지나친 경쟁심은 ‘더러운 세상’으로 표현되는 웃지 못할 시대적 유행어를 낳게 되었다.

1등은 혼자서 만들어질 수 없다. 최소한 1등 외에 한 명이 더 있어야 등수를 가릴 수 있는 구조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2등 없이는 1등도 없는 구조인데 1등에게만 관심을 보이고 축하해주는 세상이 얼마나 모순된 세상인가!

또한 1등이란 자리는 오직 하나일 뿐이다. 그러니 언제든지 순위 경쟁에서 서로가 탐내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럼 과연 1등의 한계는 어디일까? 1등에 한계는 없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인 것이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아니라 1등부터 꼴찌까지 공존하는 세상이어야 한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1등보다는 2등과 3등 그리고 꼴찌까지 나름의 살아가는 방식과 공존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기에 적재적소에서 본연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사회가 유지되어 가는 것이다.

그 1등의 자리 또한 영원할 수 없다. 언제든 그 자리를 탐하고 기회를 노리는 사람이 수없이 많다. 1등은 그 자리까지 가기 위해 수많은 노력과 고통 그리고 가족의 희생을 감수해야만 했을 것이다. 그렇게 차지한 자리는 2등이나 3등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더 많이 노력해야 하는 고된 자리일 것이다. 물론 1등이라는 성취감을 만끽하며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행복이라는 것은 여러가지 복합적으로 느끼는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 자녀, 여행, 성취, 행운, 건강 등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조건들이 있다. 이러한 조건들이 어우러져야만 인생이 행복할 수 있고 삶에 의미를 더하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 정말 더럽게 느껴지는 2등이나 3등의 비애를 1등의 탓으로 돌리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제 등수에 연연하는 사회 보다는 본인만의 개성을 살리는 창의가 존중 받는 사회로 변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자동차가 움직이기까지 소요되는 부품의 개수는 약 3만개에서 3만5000개로 조립된다고 한다. 그럼 그 많은 부품 중 어느 부품이 1등일까? 1등은 없다. 아주 작은 하나의 부품일지라도 그 부품이 없으면 자동차는 움직일 수 없다. 그것이 다양성과 공존의 원리이며, 세상은 1등만 존재할 수 없다는 진리인 것이다.


자신만의 성취로부터 오는 행복

빠르게 가려면 앞만 바라보고 가야 한다. 하지만 천천히 가면 주변의 모든 것을 보면서 갈 수 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 탓하기보다 나름의 노력으로 성취한 내 등수에 만족하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 생각한다.

1등은 항상 외롭다. 누구는 1등만 기억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함께하는 세상은 2등이나 3등을 더 필요한 존재로 받아들이고 있으니 결국에는 1등은 외롭고 쓸쓸하며 꼴찌일지도 모른다.

고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아니라 외롭고 쓸쓸한 1등을 위해 2등부터 꼴찌까지 더 많은 우리가 한 사람을 위해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세상이다. 그런 세상이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고 우리가 만들어가야만 하는 세상일 것이다.

2등도 괜찮아! 세상은 1등을 해본 사람 보다 2등부터 꼴찌가 더 많고, 다수의 의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세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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