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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주인공인 세상<오늘도 아빠랑>
  • 신인섭 <예산읍 대회리>  yes@yesm.kr
  • 승인 2019.11.1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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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질문은 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하늘나라 가요?” “그럼. 하늘나라 가지” “하늘나라가 그렇게 좋아요? 지금처럼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계속 같이 있으면 안 돼요? 지금도 좋은데”

아직은 알 수 없는 것이 많은 단비의 궁금증이다. 다섯살 단비는 당연한 것이지만, 딱히 답을 할 수가 없는 것들을 많이 물어보는 것 같다.

나에게 와서 물어본다. “아빠랑 단비도 죽어?” “그럼 죽지. 모든 사람들은 다 죽어” 그 이후에 아이의 질문은 계속되지 않았다. 내 대답을 듣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난 알 수가 없었다.

단비의 질문 덕에 나도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죽음이란 모두가 알지만 직접 꺼내지 않는 주제인 것 같다. 죽음은 공평한 것이 아닐까. 누구에게나 마지막은 죽음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죽음만 생각한다면 삶이 허무하게 보인다. 하지만 죽음이 있어 살아있는 삶은 더욱 특별한 것이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공평한 시간을 보내기에 그 시간을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쓰는 일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다.

그러니 그 소중한 시간 속에서 단비가 인생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난 단비의 아빠지만 내 인생의 주인공이고, 아내도 단비 엄마이기 전에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다.

이게 중요하다. 서로가 주인공임을 알면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조연을 맡는 일. 단비가 단비인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내가 죽기 전에 후회할 것을 생각해 본다면, 아쉬움에 떠올리는 것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지나간 내 학창시절이다. 그 시절에 난, 나란 존재를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 나는 모른 채 남을 잘 알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 시절에 좀 더 나를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있다. 내가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더 재밌지 않았을까 싶다.

자발적이지 않았던 나를 생각해보니 아쉽다. 지금도 그렇게 자발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선택과 거절을 내가 결정하지 남에게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학창시절은 그저 누가 선택해주기를 많이 기다렸다. 학창시절은 정말 다시 오지 않는 멋진 시절이기 때문에 아이는 스스로 만족할 시간으로 보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지나간 일에 너무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새로운 일과 기회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

죽기 전에는 누구나 아쉬운 일을 생각해낼 것 같다. 그러니 후회할 것 같아도 해봤으면 좋겠다. 앞으로 아이도 나처럼 어른이 될 것이고 잘한 일도 있을 거고 못한 일도 있을 거다. 그게 인생의 재미로 생각하면 좋겠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있고 살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도 알았으면 좋겠다. 단비가 살면서 돈을 벌어 무엇을 살까 고민할 때, 난 가장 가치 있는 것을 사라고 알려주고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것일수도 자기 자신만 느끼는 가치일 수도 있다. 후자의 가치에는 더 많이 투자했으면 좋겠다. 무언가를 배우던 나만의 아끼는 물건을 사던 말이다. 어떤 것에 가치를 느끼고 경험하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얼마든지 돈을 쓰라고 하고 싶다.

어른인 내가 당장 사고 싶은 것은 시간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말이다. 항상 함께 하지만 더 좋은 곳에서 온전히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쩌면 제일 좋은 시간을 돈으로 사는 것 같다.

그 시간을 사기 위해 돈을 벌며 일의 구조도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쉬운 일은 아니다. 일과 온전히 떨어져 가족과 함께하는 그 순간을 즐기기 위해 난 돈을 지불하는 것 같다. 가족에게 제일 가치 있는 일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만들어진 가족 간의 좋은 추억은 즐거움을 줄 것이고, 힘든 일을 겪을 때는 긍정적인 힘을 줄 것이다. 아이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말이다. 아이와의 좋은 추억을 많이 쌓고 싶다.

아이의 질문에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순간 철학자가 된 기분이었다. 죽음이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누구나 경험할 일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아쉬워 말고 단비가 주인공인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단비는 무엇에 가치를 둘지 궁금하다.

단비야. 너의 인생의 주인공은 너야. 이야기는 네가 만드는 거고 하고 싶은 대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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