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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초만 용감해져봐<오늘도 아빠랑>
  • 신인섭 <예산읍 대회리>  yes@yesm.kr
  • 승인 2019.10.0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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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야, 쉬는 날 어디 가고 싶어?” 내 휴일 하루 전에 아이에게 항상 묻는 말이다. “놀이공원!”

이제 아이는 가고 싶은 곳을 정확히 이야기해준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날 놀이공원으로 향했다. 나는 놀이기구를 싫어한다. 빠른 것도 무섭고 높은 곳도 무섭고 일부러 스릴을 찾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단비는 놀이기구가 무섭지 않다며 아이들이 타는 것을 타고 싶어 했다. 키가 부쩍 큰 단비가 탈 수 있는 놀이기구는 생각보다 많았다.

“아빠 저거 타고 싶어” “저거 뭔지 알고 타고 싶은 거야?” “몰라. 근데 아빠 놀이기구 무서워하잖아?” “그럼, 엄마랑 탈래? 아빠는 사진 찍고 있을게” “그래”

아이의 표정을 살며시 보니 살짝 실망한 얼굴이었다. 그 순간 나는 고민을 했다. “그래 그럼 같이 타자”

그렇게 나는 빙빙 돌아가는 놀이기구에 내 몸을 맡겼다. 두 명씩 타는 구조라 나는 혼자 타고 아내와 아이가 같이 탑승을 했다. 신나 보이는 진행요원의 “자! 출발”이라는 말과 함께 작은 배는 빙빙 돌기 시작했다.

놀이기구는 빠르게 돌아갔지만 아내와 아이가 웃는 모습은 천천히 내 기억 속에 남았다. 놀이기구는 생각보다 내 기분을 좋게 했다.

살짝 아쉽다고 생각할 때쯤 “자 이번에는 뒤로 뒤로” 진행요원이 이렇게 말했다. 내 몸이 뒤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역방향으로 도는 기분이 더욱 좋았다.

난 일상에서 흔히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놀이기구에게 선물 받았다. 놀이기구를 타기 전에는 겁쟁이였는데, 내리면서는 세상에서 제일 용감한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그리고 단비가 나를 보는 눈빛이 달라져 있었다. “아빠, 또 타고 싶다. 진짜 재밌다!” “그러게 진짜 재밌다 타길 잘했다! 뒤로 가는 게 더 신나더라” “맞아 아빠 진짜 날아가는 거 같았어!”

놀이기구를 함께 탄 경험은 우리에게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선물해 주었다. 신이 난 우리는 놀이공원 이곳저곳을 제대로 즐겼고, 밤이 돼서야 집으로 향했다.

차 안에서 단비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빠, 다시 어린이집에 가는 아침이 되었으면 좋겠다”“그건 왜? 어린이집 가기 싫다며?” “다시 아침이 되면 또 놀이공원에 올 수 있잖아”

“아! 그래서 그렇구나. 맞아. 아빠도 너무 재밌었어. 다음에 또 오자. 아빠도 놀이기구 재밌더라. 해보니 별거 아니더라고. 우리 더 새로운 것 많이 해보자”

내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역시 경험보다 좋은 것은 없구나 해보기를 정말 잘했구나’

이런저런 이유로 새로운 도전을 피할 때도 있는데 그걸 이겨내고 도전해본다면 그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단비도 그런 자신감을 계속 얻어냈으면 좋겠다.

아이에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만큼 좋은 가르침은 없는 것 같다. 직접 행동하며 보여줘야 난 아이에게 좋은 부모이자 선생님이 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가 있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그 영화에 나오는 명대사가 놀이기구를 탄 후 계속 내 생각 속에 있었다. 그 대사는 “딱 20초만 용기 내봐”

단비야, 너무 고마워. 너로 인해서 아빠가 한층 더 용감해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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