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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마음이 더 생겼구나<오늘도 아빠랑>
  • 신인섭 <예산읍 대회리>  yes@yesm.kr
  • 승인 2019.09.0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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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 다녀온 아이가 왜인지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등원시간에는 울상이어도 하원 시간에는 까불이가 되어 돌아오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아빠한테 ‘잘 다녀왔습니다’ 해주고 가야지” 아이는 나와 눈을 마주쳤지만 대답이 없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궁금할 때쯤 장모님께서 오셨다. “단비야, 할머니 왔다” 웃으며 반기는 장모님의 인사에도 아이는 대답이 없었다. “단비야, 할머니께 인사드려야지” 끝까지 아이는 아무 말이 없었다.

“신! 단! 비!” 굳은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단비 왜 할머니한테 인사 안 했어?” “귀찮고 쑥스러워서”

그 대답을 들은 나도 이건 엄하게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 아이에게 싫은 소리를 했다.

“단비야, 인사를 안 하면 기본이 되어있지 않은 거야. 다른 것들을 배울 자세가 되지 않은 거야. 앞으로 어린이집도 가지 마. 기본적인 인사도 못하는데 다른 것을 배울 자세가 되어있지 않아. 가지 마”

결국 울음을 터트리며 엉엉 큰소리로 아이는 울었다. “단비가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 그리고 아빠나 엄마한테 이야기해” “잘못한 거 뉘우칠 때까지 아빠랑 가기로 한 키즈카페는 가지 못하는 거야. 단비가 잘못하면 못 가기로 한 것 알고 있지?”

키즈카페는 못 간다는 말에 아이는 더 크게 울으며 말했다. “안돼! 친구들한테 키즈카페 간다고 말해놨단 말이야!” 엉엉 세상 다 잃은 것 같이 울어댄다.

친구들에게 이야기 해놓았다는 아이의 말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귀여웠고 그리고 ‘아! 단비도 이제 자랑하는 마음을 알게 되었구나. 그리고 친구들과의 관계가 생기고 있구나’라는 것이었다. 아이의 성장을 이런 뜻밖의 대화에서 느낄 수 있었다.

“아빠, 할머니한테 인사 안 하고 아빠한테도 인사 안 하고 대답 잘 안 한 거 잘못했어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단비. 울음은 크지만 사과는 조용하다.

“아빠도 혼내서 미안해. 그렇지만 기본이 안된 행동을 또 한다면 그때도 똑같이 혼을 낼 거야” “알겠어요”

그제서야 웃어 보이며 “할머니 안녕하세요”라며 허리를 90도 꺾으며 인사를 한다.

이번 일로 내가 느낀 아이의 성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다가왔다. 나도 내 마음속에 있는 다양한 마음 중 한 가지를 아이도 알게 된 것이니 말이다.

친구들과의 다양한 일들을 통해서 분명 얻을 수 있는 게 있을 것이다.

내 경우로 보면 좋은 일도 힘든 일도 사람들을 통해서 느끼고 배워왔고 또 나도 모르게 성장해 왔다.

혼자가 아님을 알고 사회적 성장을 시작하는 아이에게 나는 좀 더 나를 사랑하고 남을 이해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조금은 이기적인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남을 괴롭히는 그런 아이가 되라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이기적이지 못한 남을 더 생각하는 학창시절을 보내왔기에 아이는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단비야, 너를 사랑해야 해. 그러면 더 밝은 마음이 생겨 남을 더 이해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모든 것의 기본은 인사야. 앞으로 더 잘해보자. 아빠는 기다릴께. 오늘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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