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연재칼럼 오늘도 아빠랑
아빠 ‘또’ 놀아줘<오늘도 아빠랑>
  • 신인섭 <예산읍 대회리>  yes@yesm.kr
  • 승인 2019.06.10 11:55
  • 댓글 0

아이와 같이 놀 때는 무엇인가의 긴장감이 있다. 역할놀이를 할 때는 내가 무슨 역할인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토끼가 아프대요. 입원해야 할 것 같아요”

“네. 알겠습니다. 단비 선생님”

“아니~ 아빠가 의사고 난 간호사 선생님이야”

“네. 환자 들어오세요”

“아니 구급차부터 불러야지”

“네. 거기 병원이죠. 구급차 보내주세요”

“아니, 아빠가 구급차를 가지고 와야지”

한 발 늦은 역할은 그 놀이의 흐름을 깨버리기 십상이다.

직업이 순간순간 바뀌는 적도 많다. 내 역할은 병원에서 시작해서 공항 보안검색대에 있던 적도 있다.

그 흐름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는 대사를 해줘야 아이와의 놀이도 흐름이 깨지지 않는다.

놀이의 흐름이 좋을 때는 나도 아이와 노는 게 정말 재밌다. 이렇게 이렇게 해볼까 아이디어도 내고 서로의 짝짜꿍이 잘 맞는다고 느껴진다.

아이가 놀이에 재미를 붙이면 꼭 하는 말이 있다.

“아빠 또 해줘”

그저 재밌으니 또 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순수하기만 하다.

나도 한 번 두 번은 재밌게 할 수 있지만 점점 그 놀이의 강도는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 아이는 더 재밌어한다.

달리기나 비행기 태우기 등 몸으로 하는 놀이를 더욱 강도 있게 하려면 나도 힘이 들 때가 있다. 그래도 아이의 웃음소리를 듣는 것보다 즐거운 소리는 없다.

한 번은 가게에 바퀴 달린 의자에 태워 “슈퍼썰매가 아니고 슈퍼 의자다!”라며 신나게 태워준 적이 있다.

너무 재밌었는지 역시나 한 번 타고는 “아빠 또 해줘”라고 아이는 웃으며 말했다.

슈퍼 의자가 맘에 들었나 보다.

아이의 말 한마디에 의자에 달린 바퀴는 쉬지 않고 굴러갔다. 처음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가게 구석구석을 굴러다녔다.

한 바퀴를 돈 후 “내리세요”.

“아빠 또 해줘”

“아빠가 조금만 쉬고 또 해줄게”

“그럼 아빠 내가 해줄게”

“아빠 무거워서 힘들 텐데”라며 아이가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며 의자에 앉았다.

그러나 힘든 건 오히려 나였다.

아이는 힘을 자랑하듯 밀어댔지만 실제로는 내 다리로 의자를 밀며 앞으로 나갔다.

“고마워, 단비야. 이제 아빠 그만 탈게”

“그럼 아빠 나 또 또 또 또 또 또 또 해줘”

단비야, 그저 재밌으면 또 하고 싶은 마음, 그 마음 커서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 너의 순수함을 보는 게 아빠는 너무 즐겁단다.

아빠는 말로 너에게 무엇인가를 알려주었지만, 넌 행동으로 나에게 무엇인가를 알려주었단다. 성장하면서 너만의 시간이 많아지고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간다고 해도 아빠는 언제나 “또 또 또 또 또 또 또 널 사랑해”

<저작권자 © 예산뉴스 무한정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인섭 <예산읍 대회리>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