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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공생<최강유랑단의 놀이찾아 삼만리>
  • 강동완 <세상놀이연구소>  yes@yesm.kr
  • 승인 2019.06.1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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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유랑단은 음식을 먹는 것에 있어서는 협동하기를 싫어한다. 그렇다고 최강유랑단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단장인 필자만큼은 음식에 있어서도 협동하기를 아주 좋아하며 가끔 강요하기도 한다.

아비가 찌개백반과 계란찜을 제안하면 어미와 아이들은 따로국밥과 계란후라이로 자신들의 생존권을 지켜낸다. 제한된 음식을 놓고 동시다발적 식사를 할 경우 아비의 엄청난 속도와 양을 그들은 따라 잡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불안해 하잖아요. 좀 천천히 먹어요.”

어미의 만류에도 아비의 폭풍흡입은 여전했고 어미는 개인용 식판을 검색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런 아비에게 깨달음을 주는 일이 생겼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필자는 농촌체험마을의 체험프로그램 조사를 위해 한 마을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마을은 사과 따기와 사과파이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한 무리의 초등학교 아이들이 사과따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었고 이미 체험을 마친 몇몇의 아이들은 자유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체험마을을 둘러보던 필자는 넉넉한 그늘이 드리워진 한 공간을 발견했다. 그 공간을 활용한 경쟁놀이 몇 가지를 구성하던 중 그곳을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즉석 설문조사를 시도해본 필자.

첫 번째 질문 : 오늘 체험프로그램 재밌었니?

두 번째 질문 : 여기서 놀이체험 하는 건 어때?

세 번째 질문 : 그럼 어떤 놀이를 하면 좋겠어?

첫 번째 질문에는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두 번째 질문이 ‘놀이’라는 막연한 단어를 썼음에도 모두가 ‘좋다’ 라는 답변을 해주었고, 세 번째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을 하는 아이들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 만난 한 아이의 특별한 답변.

그 아이는 15번째 답변자였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그 아이의 답은 다른 아이들과 달랐고 그 답변의 이유는 필자의 생각이 깊어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저는 그냥 이런 체험이 좋아요. 놀이 싫어요. 어차피 놀이하면 똑똑한 애들이 다 이기고 다 지들끼리만 해요. 저는 그냥 제 꺼 만들고 제가 가져 가는게 좋아요.”

그게 마지막 질문이었고 답변이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필자의 머릿속에는 그간 아이들과 함께 했던 놀이현장의 모습들이 떠올랐다.

그날 저녁 최강유랑단의 밥상머리에는 삼겹살이 올라왔다. 평소 색깔만 변해도 먹어대던 아비는 구운 고기를 녀석들의 밥그릇에 얹어 주었다. 그러자 한 녀석이 묻는다.

“아빠, 어디 아퍼?”

그날 아비는 결심했다. 모두에게 협동을 강요하지 않으리라. 공명정대 하지도 않으리라. 때로는 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는 방법으로 편애를 하기도 할 것이며 승부조작도 마다하지 않을 것을 결심했다. 그리고 나의 식탐 역시 참아 내리라 결심했다.

그러나 그 결심 중 하나는 오래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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