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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자둘(父女子二)의 동경 여행기 - 에필로그
  • 강동완 <세상놀이연구소>  yes@yesm.kr
  • 승인 2019.05.1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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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란 일상생활과는 다르다는 의식을 동반하는 자발적인 행위나 활동이다’ -요한 호이징가의 호모 루덴스 中-

일상을 벗어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놀이는 여행이다. 그러나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고 했던가. 그런 상황에서 가장 그리운 것은 별스럽지 않은 일상이다.

부녀자둘의 경우도 시작은 상호간의 동의와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여행이었다. 하지만 세대 간의 차이와 상호간의 이해충돌로 즐겁지 않은 상황도 생겨났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것이 패키지여행이다. 이 경우 참여자는 고민의 여지없이 차려진 일정에 승차하고 그 안에서 즐기면 된다. 그러나 패키지여행에는 다양한 욕구 실현을 위한 자기 주도성을 담아내기가 쉽지 않다.

 

필자 역시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놀이판에서 패키지 놀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을 기약하기 어렵고, 제한된 시간 동안 참여자 대부분이 만족할 수 있는 놀이. 그러기 위해 숙련된 어른의 주도하에 일사분란하게 발산의 쾌감을 만끽할 수 있는 놀이 시간을 위해서는 패키지 놀이가 갑이다.

하지만 이렇게 놀아본 아이들은 그렇게 놀아주는 어른이 없을 경우 그렇게 놀지 못한다. 수차례 해외여행을 다녀봤음에도 불구하고 가이드의 뒤꽁무니만 따라 다녀본 여행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경우처럼 말이다.

부녀자둘의 여행에서 아비는 녀석들의 자율성과 주도권을 최대한 존중할 것임을 선언했다. 이런 아비의 호언장담 덕분에 아비는 수많은 인내를 경험 해야만 했다.

여행의 길안내를 맡은 큰아들은 지하철을 잘못 타거나 내릴 곳을 지나치는 등의 실수로 여행 일정이 늘어지게 하는 주범이 되었고, 여행과정을 기록하는 역할을 맡았던 딸내미는 수첩 한번을 제대로 꺼내는 모습을 볼 수 없었고, 비행기 타는 것으로 만족한다던 막내아들은 또 다른 욕심과 땡깡을 더해가며 아비의 속을 태우기도 했다.

하지만 전화위복이라 했던가. 예정된 방문지를 줄인 덕에 부녀자둘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경험들을 맛볼 수 있었고, 숙소에서 그날의 방문지를 복기하며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얻을 수도 있었고, 어미 없는 하늘아래 아비의 온전한 헌신으로 아비에 대한 막손 쭈안의 지지율은 급상승 할 수 있었다.

부녀자둘의 여행에서 가장 큰 수혜자가 있다면 아비였다. 여행 초반 녀석들에 대한 믿음이 널뛰던 아비는 어느 순간부터 녀석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을 넘어서 녀석들에게 의지하는 자신을 발견 하게 되었다. 그런 아비의 나약함에 녀석들은(특히 빅손 대현) 더한 자신감과 함께 저희들끼리 여행을 궁리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녀석들에게 여행이 그들의 온전한 놀이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발성과 주도권을 인정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믿음과 기다림이다.

부족한 아비에게 이토록 깊은 깨달음을 얻도록 여행을 권고해준 어미와 함께 여행일정을 위해 아낌없이 도움을 준 ㈜조그마한 조원희 대표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바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해준 빅손(big son:큰아들) 대현, 최다(best daughter:최고로 이쁜딸) 민경, 막손(막 son:막내아들) 쭈안에게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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