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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농부가 논밭두렁을 태운다!
  • 박언서 <예산읍 예산리>  yes@yesm.kr
  • 승인 2019.04.0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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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은 날씨가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불어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은 계절입니다. 우리 모두 산불을 예방하여 소중한 산림 자원을 후손에게 물려줍시다”

이런 방송은 이제 식상할 정도로 귀에 익었다.

봄철에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농촌에서 소각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 보니 화재의 위험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농사가 시작되면 논이나 밭 주변에 지저분하게 말라 있는 잡초 등은 태우지 않으면 어찌할 방도가 없다. 그러니 당연 태워서 처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정부에서는 논두렁 태우는 것이 병해충 방제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해마다 강조한다.

이제 농민도 그 정도 상식은 이미 다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봄철에 논두렁을 태우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게으른 농부다. 여름 가을철부터 부지런한 농부는 논두렁을 깎고 깔끔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봄철에 논두렁을 태울 일이 없다.

다만 농업 부산물인 고추대나 들깨대는 예전 같으면 아궁이로 들어가 난방용이나 음식을 조리하는데 활용 되었지만, 이제 난방도 음식도 기름이나 가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달리 처리할 방법이 없다.


농촌고령화의 한계

그러다 보니 산불 위험이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산불감시원들의 눈을 피해 소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도 요즘에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산불감시원들이 미리미리 계도하고 관리하여 그나마 산불을 예방하고 소각도 자제시키고 있지만 게으른 농부는 산불감시가 허술한 틈을 노리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일들은 농촌의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와 소각하지 않으면 마땅하게 처리할 방법이 없는 농촌의 현실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기 보다는 손쉽게 법으로 정하여 처벌을 강조 하지만 이 또한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불을 놓은 사람들 대부분 고령이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하여 꼭 법에 의한 처벌에는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농번기가 시작되면 불법 소각이 어쩔 수 없다고는 하나 법으로 처벌 기준이 있는 만큼 법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농촌이 처해진 현실을 무시하고 무조건 법의 잣대로 가늠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법을 어길 수 없으니 현실과 법의 간격을 조금이나마 좁히고자 소각 사전신고제를 운영하는 것이다.

예산군에서도 영농 부산물을 태우고자 할 때에는 미리 읍·면사무소에 신고하여 산불감시원이 현장을 감시하고 지도하며 산불 위험이 없도록 조금씩 소각하여 농민의 욕구를 해소하고 산불예방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다.


산불감시원의 활약

그리고 예전보다 산불발생이 감소하는 이유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여 운영하고 있는 산불기동순찰대의 가두방송과 산불감시원이 관할구역을 순찰하며 소각하는 현장에 찾아가 산불 발생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등 산불발생위험이 높은 봄철과 가을철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적으로 배치 운영하고, 산불이 발생하면 그 피해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지난날의 과오를 통해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타인에 의한 어쩔 수 없는 강제적 실천 보다 스스로 지키고자 하는 마음 자세로 산불을 예방하여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후손에게 자연 그대로 물려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지만 더 커다란 공익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며 우리 사회가 순리대로 돌아가는데 일조를 기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제 논밭두렁을 태우면 “나는 게으른 농부”라 소문내는 일이기도 하니 예산군에는 올해부터라도 부지런한 농부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 해에는 우리 지역에서 산불이 단 한 건도 발생하는 일이 없다면 아마도 어느 해보다 더더욱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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