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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인연 예당 왕버들나무 파리에 가다<인터뷰> 이기완 작가
  • 김두레 기자  dure1@yesm.kr
  • 승인 2019.02.2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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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당저수지 왕버들나무 한 그루를 16년 동안 카메라에 담아온 작가가 있다.

이기완(39, 예산읍). 그는 같은 자리에 변함없이 존재하는 나무를 오랜 기간 바라보고 기록하면서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2009년 예산읍내 커피전문점 ‘이층’에서 열린 <그 나무> 전시를 시작으로 2010년 <나무를 전시하다>, 2012년 <느린나무>, 그리고 지난해 <느린나무2>를 통해 꾸준히 나무에 투영한 스스로의 이야기를 전해 왔다.

그 이야기들이 예술의 도시 프랑스 파리까지 이어졌고 현지인들과 소통했다.

19일 오후, 프랑스 전시에 다녀온 이 작가를 그의 작업 공간인 예산읍 ‘느린나무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2시간가량 진행한 인터뷰를 문답형식으로 구성한다.

 

Return 2018-05-10 / 50*70cm pigment print-ed 3

예당저수지 왕버들나무를 16년 동안 담아왔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내 안에 학습된 타인의 욕망과 진짜 나의 욕망을 찾아내는 과정이었다. 2010년 <나무를 전시하다>에서, 6년 동안 기록한 나무는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의 표출이었다. 가족과 친구, 스승에 대한 인정욕구를 ‘나무’라는 거울을 통해 보게 됐다. 2012년 <느린 나무>는 나를 천천히 들여다보는 첫걸음이었다. 이후 2018년 <느린 나무2> 전시가 열리기까지 6년 동안 타인의 욕망과 내 욕망 사이를 반추하는 시간을 가졌다. 타인의 욕망에 오랫동안 학습된 나를 찾아내고 고민하고 줄다리기하며 균형을 잡았다. ‘타인을 위한 예술인가 나를 위한 예술인가’ 사이에서 속도와 거리를 맞추고, 그 고민 끝에 온전한 나의 열망을 표현한 것이 <느린나무2>다. 나에 대해 이해하고 나를 대면하는 자리를 통해 선보인 작품은 이전 작품보다 계절적 감각을 줄이고 간결하게 표현했다”


이번 파리에서 열렸던 전시는 어떤 전시였나. 현지 반응도 궁금하다

“2월 9일부터 21일까지 파리시내 갤러리 ‘in)(between’에서 프랑스, 일본, 터키에서 온 젊은 작가 3명과 전시회에 참여했다. 나는 2017년과 2018년에 찍은 나무 작품 10점을 선보였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작품에 대해 서로 토론하며 관람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나의 작품에 대해 ‘국적과 상관없이 어느 나라에 전시하더라도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시적이다’라는 표현이 가장 좋았다”


고향 예산에서 활동하고 있다. 도시로 나가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예산’에 특별한 이유를 두진 않는다. 그렇다고 특별히 도시로 나가야할 이유도 없다. 다만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담히 그리고 싶다. 가끔은 도시로 갈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번 프랑스 전시를 하면서 내가 추구했던 가치가 틀리지 않다고 증명된 것 같아 자부심을 느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지역에서 누군가 나의 활동을 보며 ‘저 사람이 하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재미있는 물음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작가로서 꿈이 있다면?

“평생 나를 꺼내놓을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싶다. 일상생활 속에 사진이나 활자, 어떤 것을 통해서든 나를 꺼내놓는 예술을 하고 싶다. 사진작가는 순수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는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일상적인 예술을 하는 사람이고 싶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나를 꺼내놓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계속 담아내는 것. 그것이 나의 꿈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가능하다면 해외전시를 많이 하고 싶다. 이번 파리 전시를 통해 느끼는 것이 많았다. 파리에서는 사진작가가 회화, 조형 등 다양한 소재와 주제, 장르에 임하고 있더라. 나의 이야기를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표현하고 싶다. 그리고 현지 반응을 듣고 싶다”

이 작가와 인연을 이어온 예당저수지 나무는 뿌리가 들려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그는 이제 “나무의 생과 사를 잘 담고 기록하고 싶다”고 한다. 둘만의 긴 역사만큼 그들의 마무리 또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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