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독자마당투고
길에 관한 생각
  • 박연상 <출향인, 서울 거주>  yes@yesm.kr
  • 승인 2018.10.18 12:26
  • 댓글 0

아침마다 약수를 뜨러 옻샘 가는 길
포장된 큰 길을 제쳐두고
논둑길로 접어든다
시멘트길은 발을 튕겨내지만
흙길은 발을 끌어안는다
이슬 맺힌 풀잎들이 바짓가랭이를 적셔도
시냇물의 속삭임이 다정하다
샘터 옆의 산으로 난 오솔길
인적이 드물어 희미해졌다
길이 있어서 사람이 다니는 게 아니라
사람이 다녀서 길이 된 것이다
사방으로 뻗어있는 길
그 길을 따라가면 무엇이 나올까
막상 가보면 별것도 없다
그런데 왜 그리 마음이 쏠리는 걸까
빈 것은 스스로를 채우고 싶어한다
그리고 채워진 다음엔 다시 비우려 한다
아무리 고독한 사람일지라도
세상과의 연결통로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그 통로가 막힐 때
그는 미치거나 죽는다

 

<저작권자 © 예산뉴스 무한정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연상 <출향인, 서울 거주>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