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끈 길다’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말이지만 젊은 세대가 활용하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한다.신조어라곤 할 수 없지만 웬만한 신조어보다 더 다채롭게 쓰이는 말이 바로 ‘가방끈 길다’다. ‘가방끈 길다’는 배움이 깊은 사람을 뜻하는 말로서 흔히 ‘고학력자’를 가리킬 때 자주 사용한다.하지만 최근 들어선 꼭 학력이 높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요리나 청소처럼 한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을 통틀어 가방끈이 길다고 한다. 또 다른 신조어인 ‘배우신 분’과도 그 의미가 상통하는 표현이다.젊은 세대가 사용하는 ‘가방끈 길다’는 원래의 의미와
가만히 누워있기만 해도 행복한 방학, 친구들과 함께 다른 나라로 여행도 떠나고 소리부터 바삭바삭한 과자와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탱자탱자 놀다보면 갑자기 왠지 모를 두려움이 밀려올 때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통장 잔고.남은 방학동안 더 격렬하게 놀면서 백수라이프를 즐겨야 하는데, 통장 잔고를 확인하려니 괜시리 무섭기까지 하다. 아니나 다를까 불길한 예감은 사실이 되고 내 예상보다 적게 남은 잔고를 보고 충격에 빠지는 경우가 대다수다.몰려오는 위기감에 알바를 찾는 순간을 두고 요즘말론 ‘갑통알’이라고 한다.갑통알은 ‘갑자기 통장을 보
큰 맘 먹고 산 비싼 브랜드의 옷이나 가방, 누구나 알만한 비싼 차, 몇 천만원을 훌쩍 넘는 시계와 돈 뭉치들. ‘나 좀 잘 산다’는 티를 팍팍내는 게 요즘 힙합세계에서 큰 유행을 끌고 있다.이런 걸 두고 ‘플렉스(flex)’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자랑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최근 힙합세계에서 핫하게 뜨고 있는 ‘염따’라는 래퍼가 자신이 산 고가제품을 비유적으로 자랑하기 위해 이 말을 쓰기 시작하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이 신조어가 자주 사용되기 시작했다.이후 랩퍼 기리보이도 라는 제목으로 노래를 내면서 더 큰 인기를
‘차마 눈 뜨고 못 볼 꼴’.가끔은 똑바로 쳐다보는 게 어려울 때가 있다. 손바닥 한 뼘은 될 것 같은 바퀴벌레, 지저분한 화장실, 신입들에게 열정만을 ‘강요’하는 상사 등. 꼴 보기 싫은 것을 어쩔수 없이 봐야하는 상황을 요즘 말론 ‘흐린 눈 한다’고 말한다.‘흐린 눈’은 그 표현에서 직관적으로 알 수 있듯 무언가를 직면하기 싫은 상황에서 애써 그것을 무시하는 것을 말한다. 대개 피할 수도, 싫은 티도 낼 수 없는 경우에 자주 사용한다. 마치 생선가게에서 죽은 생선들의 눈이 흐려지는 것처럼 봤음에도 못 본 척 하는 것과 비슷한 경
청개구리 심보도 아닌데,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고 하면 안되는 행동인 걸 알지만 뭔가에 홀린 것처럼 계속 하게 되는 일이 있다.남한테 말하기엔 부끄럽고 수치스럽지만 은밀하게 즐기는 나만의 취미, 젊은 세대들은 이것을 두고 ‘길티플레져(guilty pleasure)’라 부른다.‘길티플레져’는 죄책감(guilty)과 기쁨(pleasure)의 합성어로, 죄의식을 갖게 되지만 막상 하면 즐거운 일들을 뜻하는 신조어다. 대표적인 예로는 다이어트 중에 피자를 시켜먹거나, 엄마 몰래 게임하기 등이 있다.요즘엔 이 말의 뜻이 더 커져 짜증나거나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친구를 만나면 잊지않고 나오는 옛 이야기가 있다. 고민 많던 학창시절, 내 모든 걸 다 줄 수 있을 것만 같았던 팬심,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 누구보다 순수하고 뜨거웠던 그때의 우리들. 다시 돌아갈 수 없음을 알기에 더 그립고 애틋한 순간들이다.이렇듯 아련한 그때 그 시절을 다시 떠올리는 일을 두고 요즘말론 ‘추팔’이라고 한다. ‘추팔’은 추억팔이의 줄임말로,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소중한 순간들을 회상하는 일을 뜻한다.“고딩친구들 만나면 맨날 추팔한다. 같은 얘기인데도 해도해도 안질려~”“추억의 만화 추팔이
인스타그램에 새 글 알림이 울리면 허겁지겁 휴대폰을 켜게 되고, 사진이라도 올라오면 하루종일 그것만 들여다보게 하는 존재가 있다. 비록 네모난 화면 너머에 있지만 내 새끼처럼 아껴주고 싶은 대상. 이를 일컬어 ‘랜선내새끼’라고 한다.랜선내새끼는 유선인터넷 사용을 위한 케이블인 ‘랜선’과 ‘내 새끼’의 합성어로 미디어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들을 뜻한다. 원래 랜선은 유선인터넷을 연결할 때만 쓰는 것이지만, 랜선내새끼에서 ‘랜선’은 유무선을 불문하고 각종 미디어를 모두 합쳐 가리키는 말이다.랜선내새끼의 대상은
쉬운 동작도 힘겹게 따라 하는 몸치, 앉아있는 자세마저도 어딘가 어색한 사람, 서서 기다리는 것도 영 태가 안 나는 사람, 불편하고 어색한 사람들만 만났다 하면 눈을 어디에 둘지 몰라 급격히 동공 지진이 일어나는 사람. 보면 볼수록 부자연스럽고 기계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을 요즘 말론 ‘뚝딱이’라 부른다.뚝딱이는 글로벌 아이돌을 육성하는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청자들 사이에서 나온 커뮤니티 용어로, 춤을 못 추거나 노래를 못하는 참가자들을 표현한 신조어다.최근에는 이 말이 원래 의미를 넘어 특정상황에 눈에 띄게 불편해 보이는 사람
호랑이가 죽어서 가죽을 남기는 것처럼 인간은 후대에 유전자를 남긴다. 유전자들은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다른 유전자들 사이의 복합적인 상호작용과 환경의 영향 등으로 안정된 상태를 찾게 된다. 그래서 인간의 몸은 생명을 다하더라도 유전자들은 세상에 남는다.이렇게 세대를 거듭해 살아남는 유전자들처럼 인간의 뇌를 통해 계속해서 전달되는 것을 가리켜 밈(meme)이라 한다.이 말은 리처드 도킨스가 그의 저서 에서 최초로 사용한 용어로 유전자(gene)와 모방(mimesis)을 합친 말로 뇌에서 뇌로 전달되는 관념을 뜻한다.
밖에서는 작지만 집에서는 한없이 커지는 사람. 앞에서는 숨지만 뒤에서는 당당히 뻗대는 사람. 이런 사람을 두고 요즘 말론 ‘방구석여포’라고 한다.‘방구석여포’란 밖에서는 아무 말 못해도 집에서만은 여포처럼 호령하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다. 보통 인터넷을 휘젓고 다니는 악플러에게 방구석여포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악플러들에 대한 조롱의 의미가 담겨 있다.이밖에도 가족들에게만 기세등등하게 굴거나 뒤에서 남 험담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을 가리킬 때도 방구석여포라 한다.“연예인만 보면 괜히 트집 잡아서 욕하는 사람들 방구석여포 같아”“맞아.
속에 있는 말을 다 털어내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 없을 때, 한 문장으로 대신하는 말이 있다. 바로 아이엠그루트(I am groot)다.아이엠그루트는 영화 의 등장 캐릭터 중 하나인 ‘그루트’의 독특한 말투에서 따온 것이다. 모든 의사소통을 ‘아이엠그루트’라는 말 하나로만 계속하는데 상황마다 그 아이엠그루트가 뜻하는 바가 달라진다.영화는 상영관에서 내려간지 오래지만 그루트의 이 특이한 대화법만은 젊은 층 사이에서 쭉 인기를 끌었고, 그때부터 무언가 할 말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특정해 말하기 곤란한 경우에 아임엠
친구한테는 분명 사과처럼 새빨간 니트가 잘 어울렸는데 내가 입고 나니 어디 아픈 애마냥 안색이 어두워지는 경우가 있다.어두운 하늘색, 흰끼가 도는 코랄색, 쨍한 형광색까지. 현실세계에는 수많은 색들이 존재하고, 사람마다 어울리는 색도 조금씩 다르다.이렇듯 자신과 가장 잘 맞는 색을 찾아 좀 더 생기있고 활기차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두고 ‘퍼스널 컬러(personal color)’라고 한다.퍼스널 컬러는 크게 쿨톤(차가운 색이 잘어울리는 톤)과 웜톤(따뜻한 색이 잘 어울리는 톤)으로 나뉜다. 또 세부적으로 나누면 쿨톤에는 여름쿨
회사에서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반자동적으로 “앗! 네네”라는 대답이 튀어나온다. 친구들과 만날땐 분명 말도 잘하고, 나름 화려한 입담을 자랑했는데, 회사만 오면 모든 감정표현을 “네”라고 답하는 사람들.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요즘말론 ‘앗네의 일기’라고 말한다. 앗네의 일기는 안네 프랑크의 를 패러디한 말로 하루종일 “앗네네”라고 말하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생겨난 신조어다.보통 회사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신입 직장인들이 주로 사용하며, 누군가 말을 건다는 생각에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소위 ‘쫄보’에게 흔히 나
일주일에 3번씩은 치킨을 꼭 먹는 친구, 주말은 항상 영화를 보는 사람 등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일, 매일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처럼 우리 모두 어딘가에 ‘덕질(무언가를 매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보통 이렇게 덕질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덕후라고 부르는데, 요즘엔 그 표현이 완전히 달라졌다. 바로 처돌이다.처돌이는 치킨 프랜차이즈 처갓집의 마스코트 인형으로, 한 블로거가 처돌이의 이름을 재밌게 활용해 쓴 ‘처갓집 치킨의 맛은 처 돌았지만 처돌이는 처 돌지 않았다고 해요’라는 문구가 인터넷상에서 큰 화제가 되면서 새로
즐거운 점심시간 맛있는 밥을 먹고 기분 좋게 자리에 앉아 사무실로 돌아오시는 팀장님께 “식사하셨어요?”라고 말을 건네자 “제가 밥을 먹었으니 여기있겠죠?”라는 날카로운 말이 돌아온다.그 순간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고 괜히 말꺼냈다 싶단 생각에 후회가 된다. 다시는 이 사람과 말하기 싫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정도다.이렇게 다른 사람이 할 말 없게 만드는 사람들이 쓰는 화법을 가리켜 요즘에는 ‘아싸화법’이라 부른다.아싸화법은 아웃사이더(무리의 주변을 겉돌며 쉽게 친구들을 사귀지 못하는 사람들)와 화법이 합성된 말로 사회성 없는 화법을
꼰대 보존의 법칙이라는 말처럼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언제 어디선가는 꼭 꼰대 짓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이런 사람들이 말을 시작할 때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은 바로 ‘나 때는 말이야’.“요즘 애들은 이래서 안 돼! 끈기가 없어. 나 때는 말이야~ 지금이랑은 비교도 안 되게 힘들어서…”이런 말이 시작된 순간 듣기 따분한 지루한 이야기와 잔소리가 줄줄 나올 것이란 것은 너무나도 뻔한 상황.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고급스킬을 구사하는 것은 물론, 자본주의의 미소를 보이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젊은 세
복잡한 수학공식이나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적 현상들을 볼때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초등학생부터 수학과 과학을 배워왔건만, 그 현상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것은 커녕 누군가 자세히 설명해줘도 쉽사리 이해가 가질 않는다.이런 상황에서 쓰는 신조어가 있다. 바로 상변화다. 상변화는 어떤 물질이 온도와 압력에 따라 서로 다른 상태인 기체, 액체, 고체의 상태로 변하는 현상으로, 물질의 상태변화를 뜻하는 말이다.이 말은 카이스트 출신 연예인 윤소희씨가 인스타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면서 유행하게 됐다. 어제 산 아이스아메리카노의 얼음이 오늘
얼굴 한 가운데 뾰루지가 올라오면 며칠씩 신경이 쓰인다. 이 작은 점 하나 때문에 온종일 거울만 보게 된다. 그렇게 내 얼굴을 찬찬히 뜯어 보면 어째 마음에 드는 구석이라곤 없다. 괜히 내 얼굴이 밉게만 느껴지는 시기, 이럴 때를 놓고 요즘 말론 ‘얼태기’라 한다.얼태기는 ‘얼굴’과 ‘권태기’의 합성어로 ‘얼굴에 싫증이 나는 시기’를 가리킨다. 마치 연인 사이에서 권태기가 오듯, 자신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음을 한 마디로 줄여서 표현한 신조어다.얼태기는 외모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특히 활발하게 사용된다.“요새 피부가
‘내가 언제 이렇게 구세대가 됐나’ 싶은 순간들이 있다. 젊은이들이 하는 말들이 외계어 같이 들릴 때나 관용구로 쓰이던 말들이 급격히 변하는 걸 보면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안봐도 비디오’다.요즘엔 이 말을 쓰면 십중팔구 옛날 사람이라고 놀림당할지도 모를 정도라고. 비디오테이프 하나를 필름이 다 늘어나도록 친구들끼리 돌려봤던 아련한 기억은 어느새 그 세대만이 알고 있는 추억이 됐다.젊은 세대들에게는 그 옛날의 비디오 대신 유튜브가 새로운 안방마님을 차지했다. 그래서 ‘안봐도 비디오’라는 말도 ‘안봐도 유튜브’로 새
처음 만난 사람들과 가장 빨리 친해지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급식이라는 귀여운 별명을 가진 10대들에게 묻는다면 아마 ‘반모’라고 답할지도 모른다.‘반모’란 반말모드의 줄임말로 친구처럼 말을 놓는 것을 뜻한다. 이 말은 요즘 10대 사이에서 유튜브가 큰 인기를 끌면서 새로 생겨난 신조어로, 유튜브나 트위터 등 SNS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요즘은 실제 나이가 몇 살이든 상관없이 유튜버와 구독자가 서로 반말로 대화를 나누고, ‘반모’ 여부에 따라 친한 정도가 결정된다.정말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죽반(죽어도 반말모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