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업무를 마감기한 내에 모두 끝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퇴근하는 길.오늘 하루, 하얗게 불태운 나를 격려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단짝에게 보낸 문자 한 통.“오저치고?”“크으 좋지”“반반으로 고고”‘오저치고’는 ‘오늘 저녁 치킨 GO(고)?’의 줄임말로 치킨을 함께 먹자고 제안할 때 쓰는 말이다.‘오저치고’를 외치는 이가 ‘내가 오늘 저녁 기분이 좋으니 치킨을 쏘겠다’고 하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문제없겠다.남녀노소 할 거 없이 사랑받는 바삭하고 고소한 치킨과 시원~한 맥주 한 잔이 함께라면 금상첨화, 아름다운 저녁을 보낼 수 있다.각자
통통한 엉덩이와 꼬리를 흔들며 아장아장 걸어가는 강아지, 분홍색 발바닥과 배를 내보이고 새근새근 잠을 자는 아기 고양이… 모두 ‘뽀시래기’다운 모습이다.뽀시래기는 부스러기의 사투리로, 작고 귀여운 것을 볼 때 쓰는 말이다. 통통 튀는 어감 때문일까, 다소 부정적인 어조로 쓰이는 부스러기와는 정반대의 의미가 됐다.KBS가 방영한 한 예능 프로그램은 뽀시래기를 국어학자들이 인정한 최고의 신조어 2위에 올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주로 어리고 사랑스러운 동물들이나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를 뽀시래기라 부르지만, 이 별명으로 널리 알
크리스마스 때 남자소개 받았다는 친구가 휴대전화를 보더니 피식피식 웃는다.알림소리가 울리자마자 흘긋, 눈이 반짝반짝, 코는 흥얼흥얼.“아주 그냥 곧 연애하겠구만?”“아직아직~ 삼귀는 사이야”‘삼귀다’는 연애 전, 아직 사귀는 사이는 아니지만 서로 알아가며 썸타는 단계를 표현하는 말이다.‘사귀다’ ‘사’를 숫자 ‘4’로 바꾸고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로 ‘사(4)’를 ‘삼(3)’으로 바꾸어 재미있게 표현했다.비슷하게 활용한 ‘이귀다’, ‘오귀다’도 있다.‘이(2)귀다’는 짝사랑, ‘오(5)귀다’는 예상처럼 이별을 뜻한다.“나 이귀
난처한 듯 땀을 흘리며 머쓱하게 웃는 머스타드병 그림에서 시작된 머쓱타드.컴퓨터그림판에 마우스로 대충 그린 것 같은 그림체, 마침표 대신 붙인 쉼표 세 개의 조합이 허술하기 짝이 없다.머쓱타드는 머쓱과 머스타드를 합친 말로, 발음이 비슷해 만들어진 신조어다. 왠지 머쓱한 상황에서 재치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면 머리를 슬쩍 긁으며 ‘머쓱타드,,,’ 네 글자만 읊조리면 된다.머쓱타드가 등장한 뒤 사람들은 ‘스’가 들어가는 단어들을 머쓱과 결합시켜 다양한 짤(이미지)을 만들어냈다.‘코쓱모쓱-코스모스가 코를 쓱 훔치고 있다. 햄쓱터-햄
우리 사회에 직장인의 애환서린 직업병이 한두가지겠냐마는 현대 직장인이 앓고 있는 특별한 병이 있다. 바로 ‘넵병’.메신저나 메일 등으로 업무를 공유할 때, 상사가 하는 말에 ‘네’나 ‘예’ 대신 ‘넵’으로 답하는 병이다. ‘네’ 한 단어로 대답하기에는 버릇없어 보이기도 하고 딱딱해 보여 피하기 시작하면서 생겨났다.‘넵’은 ‘네’ 보다 빨리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듯하며 적극적인 느낌을 더할 수 있다.뒤에 어떤 수식어나 부호가 붙는지에 따라 아주 다양한 의미와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 직장인들에게 마법의 단어로 쓰인다.네! 넵병
한해에도 수만마리의 강아지들이 주인에게 버림받는다. 게다가 유기견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특정 종이 그 해에 인기를 끌면 그 종을 입양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골든리트리버, 스피치, 말티즈 등 품종이 있는 동물들을 훨씬 더 선호하고, ‘무슨 종이에요?’라는 질문도 꽤나 일상적이다. 이런 풍조가 만연하자 일명 ‘똥개’로 불리는 시골잡종(믹스견)들은 점점 더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다.하지만 이렇게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믹스견들의 부흥을 위해 힘쓰는 사람들도 있다. 귀엽지만 인기가 없는 시골잡종에게 새로운 이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욕을 듣는 건 상당히 괴로운 일이다. 그게 세상에 둘도 없는 절친한 친구이거나 사랑하는 가족 혹은 아무런 접점이라고는 없는 연예인일지라도 불쾌한 기분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감정이다.이런 마음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신조어가 있다. 바로 ‘○까살’이다. ‘○까살’은 ○을 까면 사살의 줄임말로, 어떤 대상에 대해 과격한 애정을 드러낼 때 사용한다.다소 폭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말이지만, 실제로 사용되는 표현을 보면 재치있는 농담임을 쉽게 알 수 있다.“은까살이야. 은우까면 사살. 은우의 194563번째 부인이 되고
이번에도 올 것이 왔다. 작년에도 사람들을 덜덜 떨게 만들었던 강추위의 공포가 어느새 성큼 다가온 것이다. 겨울이 추운 건 어쩌면 당연한 이치지만, 매년 겪는 일에도 쉽사리 적응되지 않는다.재채기가 나오고 온 몸이 오들오들 떨리고 때리는 듯한 칼바람에 따뜻하게 구워나온 붕어빵만 생각난다.하지만 이런 추위도 두렵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바로 김밥충들이다. 김밥충은 김밥과 충실한 충(忠)이 합쳐진 신조어로, 항상 롱패딩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비유적으로 가르키는 말이다.유사어로는 더죽롱(더워 죽어도 롱패딩), 쪄죽패(쪄 죽어도 패딩),
결과만큼 과정이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해낸다고 해서 모든 게 좋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최선의 노력을 했음에도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내 마음처럼 쉽게 풀리지 않아 속상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실천하지 않고 게으르게 살면서 요행만을 바라다 실패한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이렇게 실패를 경험했지만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한 사람들을 위한 신조어가 있다. ‘졌잘싸’다.‘졌잘싸’는 ‘졌지만 잘 싸웠다’의 줄임말로, 스포츠 경기 등에서 비록 졌지만 열심
세상 혼자 싶은 꽃미남들이 어디엔가는 있다. 얼굴만 봐도 저절로 광대가 올라가고 뒤에서 후광이 비치는 건 물론 ‘지금까지 살아있길 잘했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잘생김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누구나 인정할 만한 외모를 가진 조각 미남들. 그 가운데 요즘 세대들이 가장 잘생겼다고 생각하는 연예인을 꼽으라면 단연코 차은우다.하얀 피부에 뚜렷한 이목구비, 심지어 키도 커 사람들 사이에서 ‘얼굴 천재, 얼굴 맛집’이라고 불린다. 그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그의 외모만큼은 지적할 수 없다고 하는 게 학계 정설로 남은 수준.그
이 세상에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인터넷에서 ‘10억 받고 만수르 발가락 핥기vs그냥 살기’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올 때마다 사람들은 우스갯소리지만 ‘1억만 줘도 한다, 지금이라도 시켜달라, 굳은살 제거도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이렇게 돈만 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사람들을 두고 요즘말론 ‘자낳괴’라 한다.‘자낳괴’는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의 줄임말로 자신의 신념이나 약속도 자본 앞에서 순식간에 무너지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다. 예전엔 돈을 벌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극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부정적인 의미
K-POP(케이팝)이 전세계적인 열풍을 끌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대표 아이돌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방탄소년단은 빌보드차트를 장악하는 등 날이 갈수록 그 인기를 더하고 있다.방탄소년단 노래가 크게 흥하면서 자연스레 이들의 노래제목을 활용한 신조어도 탄생했다.바로 ‘P;ㅠ’. 영어와 한글 심지어 문장부호까지 쓰인 이 신조어의 뜻은 ‘피땀눈물’이다. 피는 알파벳 P, 땀은 땀을 흘리는 듯한 모습을 나타내는 문장부호 ;, 눈물이 흐르는 모양을 표현한 ㅠ가 합쳐진 형태다.‘P;ㅠ’은 피와 땀, 눈물을 흘릴 정도로 힘든 상황이나 이를 극복
얼마 전 한 중고거래사이트에 조금 당황스러운 게시글이 올라왔다. 세기말 패션템, 터무니 없이 낡고 허름해 당장이라도 버려야 할 옷을 거래하려는 비양심 판매자가 나타난 것.이 자체로도 충격인데, 판매자는 이 옷에 대해 주접킹(설레발을 심하게 치는 사람)스러운 칭찬까지 써놓았다. ‘재질 걍 미쳤음. 아 진짜 걍 훈녀템임. 안팔리면 내가 입을라고 가격 14,000원’.자기 옷이 좋다고 뻔뻔하게 홍보하는 판매자의 모습이 어이없으면서도 웃겨, 이 글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그러자 몇몇 사람들은 판매자가 쓴 문구를 활용한 드립(남
한국가수 최초로 빌보드차트 1위를 하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조회수 9.5억회를 달성한 ‘블랙핑크’, 일본 오리콘 앨범차트 1위를 하며 최단기간 도쿄돔 콘서트를 개최한 ‘트와이스’까지. K-POP(케이팝)은 대세 중 대세다.이뿐만이 아니다. 마카롱의 고향 프랑스보다 형형색색 예쁜 디자인, 적당한 단맛 등 한국패치된 K마카롱이 더 맛있고, 미국의 치킨과 비교해봐도 500개는 될 것 같은 메뉴와 시즈닝 등 한국에선 한달 내내 다른 메뉴로 치킨을 즐길 수 있다.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드는 K하트, K뷰티 등
나만 먹기 아까울 정도로 맛있거나, 재밌거나, 귀여운 것들을 발견했을 때 혹은 그 반대로 내가 만들었지만 정말 맛없거나 별로인 것들을 한 번에 표현할 수 있는 신조어는 무엇일까.과도한 사이버 뽕과 반짝거리는 은갈치 룩의 환장하는 콜라보가 만들어낸 레쓰비의 세기말 광고를 보면 그 답이 있다.‘이 세상 커피가 아니다’라는 문구를 내걸었던 이 광고는 지금 보기엔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들이 담겨있다. 모나리자를 닮은 눈썹과 마치 멍이든 듯한 화장, 광고의 의도를 알 수 없는 옷을 입은 모델 한혜진씨의 모습이 눈에 띈다.레트로가 흥하면서 이
학교가기 싫다거나 출근하기 싫다는 건 인생의 진리일지도 모르지만, 정말 유독 더 싫은 날이 있기 마련이다. 가만히 누워서 아무것도 안하고 싶고 피곤한 날, 진심이 가득 담긴 이 마음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신조어가 있다. 바로 ‘찐’이다.‘찐’은 진짜의 줄임말로 자신의 진심이나 본심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한다. 자신이 써본 인생템(가장 좋은 물건)을 강력 추천하고 싶을 때나, 오늘의 굳은 각오를 알릴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쓰인다.요즘에는 자신만의 세계에 도취돼 있는 사람을 비꼬아서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나 내일부터 다이어트
나이 10살, 신장 210cm, 몸무게는 비밀인 화제의 연습생이 있다. 사상 최초로 EBS의 연습생이 된 펭수다. 펭수는 EBS1의 오전 프로그램 의 주인공이다. 펭수의 꿈은 최고의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으로 그에 걸맞게 동명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부지런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펭수가 입소문을 타게 된 데에는 그 독특한 캐릭터가 한 몫 했다. 교육방송 EBS의 ‘연습생’이라는 설정 자체도 특이하지만, 펭수는 어린이 캐릭터 하면 떠오르는 ‘모범생’ 이미지도 빗겨 나간다. 어딘가 더 뻔뻔하고, 능청스럽고, 직설적이다.
이곳에 도착하면 언제 배송이 올 지 장담할 수 없어 택배계의 버뮤다로 불리우는 옥천허브터미널. 고심끝에 지른 물건, 매일 운송장 번호를 조회하며 손꼽아 택배를 기다려보지만 이곳에 갇혀 꿈쩍도 안하는 걸 보고 있으면 처음의 설렘도 점점 식어가고 분노가 샘솟기 시작한다.이렇게 중간에 꽉 막혀 오지않는 택배처럼, 일처리를 빨리 하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켜 요즘 말론 ‘옥천허브’라 한다. 한 번 도착하면 지독하게 안오는 택배터미널에 비유한 신조어다.“우리회사 김 이사, 오늘도 열일하셨다. 어떻게 한 건도 결재를 안해주냐”└ 우리회사만 그런
전주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고 아련했던 옛 추억을 기억하게 만드는 노래가 있다. 유명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의 TOP 100에서 찾아볼 순 없지만, 그 때 그 시절을 지나온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 심지어 그 세대가 아니었음에도 저절로 없던 추억까지 만들어 내게 하기도 한다.뉴트로(New-tro,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가 트렌드임을 확인시켜주듯, 유튜브 채널 ‘SBS 케이팝 클래식(KPOP CLASSIC)’이 큰 열풍을 끌고 있다. 이 채널은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까지 방송했던 ‘인기가요’를 실시간 스트리밍해
작은 이야깃거리에도 주구장창 TMI(Too much Information, 너무 과한 정보)를 쏟아내다 상대방이 슬슬 질릴쯤 되서야 얘기를 멈추는 TMT(Too much Talker, 수다쟁이)가 있듯, 댓글에도 이런 특징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요즘엔 이런 댓글을 두고 ‘뚱댓’이라 부른다.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 하고 싶은 말이나 추천 댓글을 정성스럽게 쓰다보니 자연스레 글의 길이가 길어지는 현상을 빗대어 표현한 신조어다.‘뚱댓’은 말 그대로 뚱뚱한 댓글이란 뜻으로, 댓글칸이 꽉 차도록 글을 쓸 때 주로 사용한다.“열심히 뚱댓 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