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라 스스로 걷게 되는 순간부터욕실은 최고의 놀이터가 될 수 있다.그곳은 바다가 되기도 하고, 온갖 세상만물을 만나기도 한다기기묘묘한 벽화를 남기기도,한순간에 모두 다 지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가족은 하늘이 내리신 꽃밭이다.가족이라는 꽃밭에 첫 꽃송이를 틔운 한 지인이 내게 물어왔다.“애기 아빠가 아기를 보는 것을 힘들어 해요. 어떻게 하면 아이와 잘 놀아 줄 수 있죠?”그녀는 맞벌이 가정으로 그들의 아이는 아직 백일도 되지 않은 상태였다.그 물음에 필자가 숨도 쉬지 않고 한 대답은 “목욕놀이요”.하지만 제대로 목도 가누
친한 아이와 편을 먹기 위해 수 쓰는 아이들그 수를 없애기 위한 진행자의 수법그 수법을 넘어서기 위한 아이들의 꼼수그러는 사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섞여 간다다이꽁누끼(大根抜き)의 다이꽁(大根)은 우리말의 ‘무’를 뜻하고 누끼(抜き)는 ‘뽑다’라는 동사로 풀이되는 일본의 전래놀이다.한 명의 농부가 무밭에 가지런히 심어져 있는 무를 뽑는다는 상황 설정이 참신하고 재미있다. 또한 무를 뽑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농부의 모습과 뽑히지 않으려고 서로 팔짱을 끼고 버티는 무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일단 이 놀이가 시
뛰고 싶다. 겨루고 싶다. 그리고 짜릿한 현기증을 느껴 보고 싶다.이 모두를 한꺼번에 만끽하고 싶고, 그 모두를 다 함께 공유하고 싶다면 달팽이를 만나라.달팽이 놀이는 중구난방으로 뜀박질 하고 싶고, 누구라도 붙잡고 승패를 겨루고 싶은 에너자이저들 뿐만 아니라 그런 녀석들에게 주눅 들어 놀이판에 끼고 싶지 않은 아이들도 함께할 수 있는 놀이다. 둥근 달팽이 길을 달리다 보면 약간의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이는 균형과 불균형의 상태를 반복하며 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각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어달리기를 하던 주자들이 구부러진
사방치기는 전국적으로 널리 행해졌던 대표적인 한국의 전래놀이 중에 하나다. ‘땅따먹기’ ‘사방치기’ ‘8방’ ‘목자 치기’ 등으로 그 이름도 참 다양하며 세계 곳곳에 이름과 모양만 조금씩 다를 뿐 비슷한 것들이 많은 놀이다.어른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 역시 대부분 해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지금도 학교나 놀이터 등에서 놀이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사방치기는 선을 이용해 칸을 나누고 그 칸 안에 쓰여진 번호의 순서에 따라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는 놀이다. 이 과정에서 외발과 두발을 적절히 교차하며 나아간다.걸음마를 처음 떼는
산가지의 ‘산’은 산수할 때 쓰는 ‘셈 산(算)’으로 ‘세다’라는 뜻과 ‘나뭇가지’에서 온 ‘가지’가 합쳐진 말로 한국의 전래놀이 중 하나다.옛날 대나무나 수숫대, 싸리 등을 깎아 셈을 할 때 쓰던 것이 수판이 나오면서 놀이로 바뀌는데 이러한 산가지를 활용하여 높이 쌓기, 여러 가지 모양 만들기, 자리 옮기기, 떼어내기 등 다양한 놀이가 가능하다.그때 그 시절, 다방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며 쌓았던 성냥개비 탑이나 그 누군가에게 말을 붙이기 위해 했던 성냥개비 자리 옮기기 등이 산가지 놀이의 한 유형이었지만 이마저도 성냥을 찾아보기
한 해가 끝나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대부분의 시작은 끝을 전제로 한다. 그 끝은 비전과 목표라는 표상으로 규정지어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시작이 시작된다. 그렇게 많은 일들이 특정 회기 안에 시작과 끝, 둘 모두를 담아낸다. 그러나 그 끝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이유가 되어야 한다.작년 초여름의 어느 날. 어린이 재단 초록우산에서 필자를 찾아 왔다. 충남의 놀이지도를 만드는 사업에 함께 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여러 기관에서 그렇고 그런 놀이지도들이 나와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 하는 고민이 들었고,
윙크라섭(วิ่งกระสอบ)은 ‘달리다’라는 뜻을 가진 윙(วิ่ง)이라는 단어와 ‘자루’라는 뜻을 가진 크라섭(กระสอบ)이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자루 안에 들어가 달리는 태국의 전래 놀이다.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승부욕에 불타는 아이들이 출발신호와 함께 반환점을 향해 힘껏 내달린다. 하지만 자루 안에서 두 다리의 자유
한시도 몸을 가만 놔두지 못하는 녀석들. 아이들은 달리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달리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뽐내거나 다른 사람과 견주기를 좋아한다. 그렇게 아이들은 한데 모여들고 함께 경쟁한다.필리핀의 룩송티닉(Luksong tinik)은 그런 아이들이 모여서 만든 초간단 골목놀이로 초등학교 체육시간에 했던 뜀틀 같은 놀이다.아이들은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가장 낮은 단을 가볍게 뛰어 넘다가 점점 단이 높아질수록 도움닫기와 팔의 반동을 이용해서 뜀틀을 넘어선다. 어느 정도 단이 올라가면 자신의 한계를 만난다. 그러나 한번 넘어선 그
인류의 역사 속에는 그들이 해왔던 수많은 놀이가 있고 그 흔적들은 한참이나 이전의 시점부터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다양하지만 비슷한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는 놀이 중에 하나가 바로 ‘고누’다.고누라는 이름은 땅바닥에 그려진 고누판을 서로가 심각한 표정을 꼬나보던 모양세를 표현한 말이 유래가 되었다고도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지만 이것이 필자를 설득시킨 가장 그럴듯한 유래다.고누는 땅바닥이나 넓은 돌 위에 선을 그리거나 널판에 여러 가지 모양의 판을 그려 돌, 나뭇가지, 풀잎 등을 말로 삼아 승부를 결정짓는 놀이다.
언젠가 다문화이주여성 선생님들과 한국의 전래놀이인 ‘안경놀이’를 함께 한 적이 있었다. 안경놀이는 두 개의 원 안에 한명의 술래를 제외한 모두가 들어가 몸을 사려가며 술래를 피해 가는 놀이다. 그런데 유독 다른 동료들을 등으로 밀치는 민폐를 끼쳐 가면서도 환한 표정의 미소천사 한 분이 있었다. 필자는 그 모습이 궁금해 이유를 물었고 미소천사의 대답은 나를 납득시킬 만큼의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그 이유가 바로 오시꾸라만쥬(おしくら まんじゅう)다.미소천사께서는 필자가 바닥에 원을 그릴 때 문득 유년시절 고향과 친구들이 생각났고 그들과
까박카이(กาฝักไข่)는 태국의 전래놀이다. 이를 직역하자면 ‘달걀껍질’이라는 뜻이 되는데, 대부분의 전래놀이가 그러 하듯이 이 놀이 역시 오랜 세월동안 이어져 오면서 놀이의 규칙이나 이름이 변천하는 과정을 거쳐 왔다.까박카이는 적당한 크기의 원안에 돌이나 콩주머니, 코코넛 열매 등과 같은 물건을 모아 놓고, 한 사람의 술래는 그것을 지키고 나머지 사람들은 술래를 피해 하나씩 빼오는 놀이다. 원안의 물건은 달걀을 형상화 한 것이지만 그 원안에
‘가위바위보’ 하나로 할 수 있는 놀이(게임)는 무궁무진하다. 찰라의 짜릿한 승부를 맛볼 수 있는 가위바위보. 그 안에는 승자와 패자가 공존한다. 물론 이기면 좋다. 하지만 승부에 패하고도 웃을 수 있다면 그것은 놀이를 통해 마음의 근육이 탄탄해진 것이다.미처 놀심이 다져지기 전이라도, 지고 나서도 다함께 웃을 수 있는 놀이가 있다. 바로 ‘기다려봐’ 가위바위보. 필자가 이 놀이를 사랑하는 이유는 참여자 모두가 승부를 겨룰 수 있고 반복되는 가위바위보 승부 안에서 지고도 유쾌할 수 있고, 각자가 이길 때까지 승부를 겨룰 수 있고,
전 세계적으로 전해지고 있는 놀이들 중에 가장 큰 공통분모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가위바위보’일 것이다. 그것을 표현하는 언어는 각기 다를지라도 그것을 표현하는 몸짓은 대동소이하다.세계 어느 곳에서나 가위바위보의 규칙은 비슷하지만 나라마다 손 모형의 형상은 다르다. 인도에서는 코끼리, 인간, 개미가 등장하지만, 미국 원주민 인디언들의 가위바위보는 땅, 물, 불이다. 땅은 물을, 물은 불을, 불은 땅을 이긴다. 이처럼 비슷한 모습의 손모양과 규칙을 놓고도 그것을 비유하는 형상은 각각 그 나라의 다양한 문화와 사상을 담아내고 있다. 중
끕거(Cướp cờ)는 베트남의 대표적인 골목놀이 중 하나다. ‘빼앗다’라는 의미의 끕거(Cướp)과 ‘깃발’이라는 의미의 거(cờ)로 이루어진 합성어로 ‘깃발을 빼앗다’ 정도로 해석이 가능한 놀이다. 놀이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중앙에 깡통이나 상자 등에 깃발 하나를 꽂아 놓고 양편에 선 사람들이 출발 신호에 따라 깃발을 빼앗아 오는 단순한 놀이다. 그러다 보니 이제 막 뜀박질을 시작하는 유아들도 가능한 놀이다. 그런데 이것이 대박이다.필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온 작업 중에 하
프랑스의 페탕크(petanque), 핀란드의 몰키(MOLKKY), 스웨덴의 쿠브(KUBB)에 이은 네덜란드의 슐런(Sjoelen). 이것이 필자가 구성한 유럽 국민놀이 4종 세트의 끝판왕이다. 슐런(Sjoelen)은 역사가 400년 정도된 전통놀이로 지금도 매년 세계대회가 열리고 있을 만큼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는 현재 진행형 놀이다. 이 역시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자 스포츠다.국내에서는 2014년도에 대한슐런협회가 결성된 이후 전국 9개 시·도지부, 59개 시·군·구 지회 등 총 1만여명의 회원이 소속
프랑스에 빼땅크(Petanque), 핀란드에 몰키(MOLKKY)라는 국민 놀이가 있다면 스웨덴에는 쿠브(KUBB)가 있다.스웨덴의 전통놀이인 쿠브(KUBB)는 옛날 옛적 바이킹 때부터 즐겼던 놀이라고 하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비석치기나 자치기를 합쳐 놓은 것 같은 모습이다. 이 놀이 역시 야외에서 하는 놀이로, 두 팀으로 나누어서 플레이를 하며 한 팀에 6명까지 할 수 있어서 많은 인원이 즐길 수가 있다.쿠브(KUBB)는 스웨덴의 고트란드(GOTLAND)라는 섬에서 처음 시작된 놀이다. 전통놀이인 만큼 각 지역의 놀이 유형도 다양해서
프랑스에 빼땅크(Petanque)라는 국민놀이가 있다면 핀란드에는 몰키(MOLKKY)라는 놀이가 있다. 이 놀이는 끕까(Kyykka)라고 불리는 핀란드의 전통놀이를 각색한 놀이다. 1996년 핀란드의 작은 회사가 끕까(Kyykka)를 새로운 게임으로 재구성 한 후 몰키(MOLKKY)라는 이름으로 상품화를 시작하였다. 그것이 엄청난 성공을 거둔 후 지금은 핀란드의 국민놀이가 되었다. 현재 몰키(MOLKKY)는 주변의 다른 나라에도 전파되어 세계선수권대회가 있을 정도로 각광 받고 있는 유럽권의 대표적 아웃도어 게임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어른들에게는 그때 그 시절의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연결고리들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음식이다. 어릴 적 내 어머니가 해주셨던 그 맛. 그 맛을 일부러 찾아 다니거나 아내에게 그때 그 맛을 종용하기도 한다. 그것은 어머니의 품과 고향, 그리고 그때 그 시절의 나를 추억하고자 하는 몸부림이다. 이것이 바로 ‘마더푸드’다. 그리고 또 하나, 놀이가 바로 그것이다. 4년 전 필자는 예산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요청으로 다문화여성들에게 한국의 전래놀이를 지도한 적이 있었다. 그분들은 다문화 인식개선사업을 위해 당신
놀이는 흔적을 남긴다.몇 년전 한 지인으로부터 나의 유년시절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분은 내가 참 잘 놀았을 것 같다고 했다.사실 나는 그리 잘 놀아본 기억이 별로 없었다. 부모님은 ‘큰놈이 잘돼야, 집안이 잘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계셨다. 그런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적당한 생활통지표를 내세워 공부깨나 하는 큰놈으로 행세했던 나였다.“아버지는 어떤 분이셨어요? 참 잘 놀아주셨을 것 같은데”내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내성적인 분이셨다. 반면 어머니는 수완이 좋았다. 그런 어머니 덕에 고향에서 장사가 잘되는 식당을 운영하던
아이들은 에너자이저다. 무한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팔딱거리며 뜀박질하는 것은 녀석들의 본능이다. 길게 뻗은 흙길과 넓게 펼쳐진 맨땅이 드문 요즘 이런 아이들의 욕구를 채워줄 만한 터가 드물다.우리의 전래놀이 중에 하나인 달팽이 놀이는 그리 길고, 넓은 터가 없어도 아이들을 뛰게 할 수 있다. 원형의 곡선이 또아리를 틀며 만들어낸 달팽이 집에서 아이들은 두 편으로 나뉘어 서로의 진영을 향해 내 달린다. 그리고 맞닥뜨린 상대편과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겨루며 전진하다 상대의 진지에 먼저 도착하는 편이 이기는 놀이다. (보다 자세한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