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서양화’‘유화’라고 하면 상징적으로 우리 머릿 속에 그려지는 작품들, 그리고 화가들이 있습니다.학창시절 미술시간에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고흐, 고갱, 세잔부터 모네, 마네, 피사로, 르누아르, 발레그림으로 유명한 드가까지 미술에 대해 문외한이라는 사람들도 이름만 대면 한번쯤 들어보았을 거예요.또 작가는 몰라도 그림을 보고는 “아~”하고 무릎을 탁치며 “그래, 어디선가 봤어”라고 하실겝니다.이들은 인상파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인상주의 화가들로 말 그대로 우리 눈에 보이는 인상을 그대로 표현했다는 데서 이 이름이 붙여졌습
‘것’은 어떤 물건이나 사람, 생각, 정도 등을 나타낼 때 쓰는 의존 명사에요. 이 ‘것’을 일상 생활에서는 흔히 줄여 ‘거’라고 쓰는데, 소리값(발음)이 어떤 때는 , 어떤 때는 가 되지요. 그래서 초등 학생들처럼 맞춤법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엔 자신도 모르게 소리난 대로 ‘꺼’라고 쓰는 수가 있어요. 1) 연필은 공부할 때 쓰는 거다.공부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2) 너 오늘도 거기 갈 꺼야?오늘도 학원 가서 공부할 꺼야?저도 곧 따라갈 꺼에요.저도 밥 먹을 꺼에요. 1)의 문장에서는 라고 발음되지만, 2)의
이 산문집은 모 여성지에 연재된 글을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 산문집의 주된 이야기는 남성에 관한 것이지만 여성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이다. 작가는 이 시대의 남자는 쓸쓸하다, 라고 제목에서부터 남자의 쓸쓸함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권력의 중심에서 이제는 변방으로 물러나 버린 이 땅의 가장들. 그들은 진정 시대의 희생양인가? 가부장적 제도권에서 ‘아들 중심’ ‘남성 중심’의 성장기를 보낸 그들이 이제는 남녀평등 사상 앞에서, 그리고 급속도로 변해가고 있는 사회구조 속에서 서야 할 자리를 잃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모습은
한참 심리치료 공부를 할 때 훈련받았던 것들 중에 하나가 질문하는 법이다. 그 때 느꼈던 것 하나가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가 내담자가 답을 찾느냐, 찾지 못하느냐 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내담자의 마음이 흘러가는 방향을 잡아 그 흐름에 맡겨 정확한 질문을 해야 답을 찾도록 도울 수 있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내담자를 정확히 알아야 정확한 질문을 할 수 있는 것이다.그런데 우리 사는 인생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잘못된 질문 때문에 인생을 헤매기도 한다.
“사람들의 눈에 나는 무엇이냐? 없는 사람이거나 특이하고 함께 살 수 없는 사람이다. 삶의 목표도 없고 이룰 수도 없는 사람, 한마디로 형편없는 사람이지. 좋다, 그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나는 그 특이하고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의 정신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내 작품을 통해 보여주겠다.”(1882년 7월 21일)반 고흐는 자기 자신을 특이하고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칭하며 특이한 정신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작품을 통해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그는 미술학교에 입학했으나, 그림에 대한 자신의 독특한 고집 때문에 곧 그만두고 혼자 그
빛깔(색)을 나타내는 말들은 대개 밝음과 어둠의 보색(補色) 관계에 놓여 있어요. 빛에서 빛깔(색깔, 빛의 성질이나 모양이라는 뜻)이 생겨났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빛깔을 나타내는 말들은 대부분 명사나 형용사에 ‘ ’이라는 말(접사)이 붙어서 만들어졌어요. 그 가운데 밝음을 나타내는 말과 어둠을 대표하는 것은 ‘빨갛다’와 ‘까맣다’지요.‘빨간빛’과 ‘까만빛’은 반대(보색)의 뜻을 가지고 있어요. 이 두 말이 어떻게 반대말이 되는지 살펴볼게요.‘빨갛다’는 ‘밝다’에서 나온 말이에요. ‘까맣다’는 ‘감/검’에서 나온 말이고요. 여기에 ‘
연일 강추위가 전국을 꽁꽁 얼어붙게 하였다. 추위가 매서워질수록 우리는 따뜻한 것들을 그리워하게 된다. 시장 한 귀퉁이 추위를 쫓기 위해 피워놓은 모닥불 위에 손이 가는 이유 또한 그런 따스함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팥죽에 뜨는 나지막한 불빛/한 숟갈 뜨면 목젖이 뜨거워지고/고드름처럼 뻣뻣이 자란 내 턱수염도/어느새 팥죽에 따뜻이 녹는다/ 팥죽에 하얀 새알심으로/박혀있는 그리운 얼굴들/그 얼굴들 팥죽자국처럼 입술에 묻히고/시장통을 나서면/눈송이들이 여보게, 하고 내 어깨를 툭 친다/반색을 하며.-‘팥죽 한 그릇’의 일부- 이준관의
얼마 전 있었던 대선결과는 국민의 정신이 어디를 향해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즉 대선결과의 밑바닥 마음이 우리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그 밑바닥 마음의 내용은 경제가 너무 어려우니 부정부패, 불의로라도 부를 가져다 달라는 듯한 원성이다. 더 무서운 것은 힘의 논리에 의해 벌어지는 정치극들 속에서 국민들은 보아야 할 것들을 눈감아 주고 당장의 이익들을 따지고 있는 것이다.국민들이 잘 먹고 잘사는 문제는 나라를 건강하게 세우는데 근본적인 문제이다. 하지만 ‘어떻게’ 잘 먹고 잘살아야 하는가를 염두에 두지 않고 상황만을 쫓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에, 자화상 등의 강렬한 색채와 붓터치를 통해 자신의 정신세계를 표현한 화가…, 아니 그보다는 스스로 자신의 귀를 자른 작가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져 있을지도 모르는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그림 속의 고흐는 붕대로 귀를 칭칭 동여맨 까닭에 귀를 몽땅 자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귓불의 일부를 잘랐다고 하니 조금은 속았다는 느낌. 그런데, 귓불은 왜 잘랐을까?그는 37세를 사는 동안 네덜란드, 아를르, 셍레미, 오베르 쉬르 우아즈로 옮겨다니며 10여년간 900여점의 그림을
해(?陽)는 하늘에 떠올라 온 누리에 밝은 빛을 뿌립니다. 그 빛 아래서 사람들은 해를 올려다보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품었지요. 예로부터 동서양의 모든 사람들에게 해(?陽)는 존경과 두려움의 대상이었어요. 특히 우리 겨레는 해와 하늘을 숭배하며 하느님(천신,?神)의 자손임을 자처했지요. 밝은 빛(햇빛, 흰색, 白色)을 좋아했고, 그래서 겨레 이름도 박달겨레(배달민족, 밝은겨레, 한겨레, 배달민족은 박달겨레의 한자식 표기)지요.해의 옛 말은 입니다. 이 ‘ ’에 ‘다’라는 말(종결어미)가 붙어서 ‘ 다’가 되었지요. 조선 시대 후기
상담을 오는 부모들 중에 ‘우리 아이가 원래는 이런 아이가 아니었는데 사춘기가 되더니 갑자기 변했어요.’라며 속상한 마음을 호소한다. 즉 사춘기를 맞이하며 갑자기 예전의 내 아이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돌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해 하는 것이다. 왜 그럴까? 왜 다른 자기가 나올까? 사춘기는 신체의 호르몬의 변화와 함께 정서적인 변화를 동반하며 인간발달상 가장 예민한 때이기도 하다.그런데 문제는 왜 어떤 사람은 더 유난히 힘들어하며 정서적인 변화를 보이는가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모에게 고분고분했던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서
저는 충청도 방언을 참 많이 써요. 전에는 서울에 있는 친척집에 가거나, 아는 친구들을 만나면 ‘너는 국어학을 공부한 사람이 왜 그리 사투리를 많이 쓰니’라는 말을 듣곤 했어요. 제가 국어학을 전공했으니 곱게 그리 말한 것이지, 실제로는 배운 사람이 왜 표준어를 쓰지 않느냐 힐난하는 것으로 느꼈어요.지방에서 쓰는 말이 모두 사투리는 아니에요. 표준어와 다른 지방말이 사투리지요. 서울에서 ‘밥을 먹는다’하는 것을 예산에서도 ‘밥을 먹는다’ 하면 이 말은 예산 방언이면서 표준말이지요. 표준말에 ‘학교’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을 예산에
가끔 고향집에 가면 어머니가 부러진 화초나 나무들을 물에 꽂아두시는 것을 본다. 그런데 신기할 정도로 대부분 부러진 부분에서 뿌리가 나오고 새 생명을 싹 틔운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이 식물들 중에 삽목되는 것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다. 많은 식물들이 부러져도 땅에 심겨지고, 수분이 있는 곳에 놓여지게 되면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어찌보면 식물들에게 부러진다는 것, 꺾인다는 것은 순간의 고통이 따르긴 하지만, 종번식과 생존을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자기 치유력, 강한 생명력 이 아닌가 한다.자연은
응봉에 가보면 평촌리, 지석리, 건지화리 삼각 경계 지점에 ‘목부러진 서낭’이라는 데가 있어. 목 부러진 서낭이라는 이름의 어원을 알려면 일제강점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해. 일제가 풍수지리설에 따라 맥을 끊는 작업을 많이 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을 텐데, 여기 지명이 그것과 관련있어.혈(穴)에 쇠파이프를 박는다던가, 아니면 그 뭉친 혈을 끊는다던가 하는 그런 거 말이야.이 목부러진 서낭이라고 하는 자리는 황토 흙이었는데, 일제가 맥을 끊어 길이 돼 버렸다고 해. 전해오는 얘기에 따르면 맥을 끊을 때 피가 나왔다고도 하지.그래서 사람들
오늘 아는 두 친구에게서 청첩장을 받았어요. 마흔 줄 나이의 늦장가, 새 살림을 꾸리게 되었다는 두 친구의 소식에 잠시 가슴이 설렙니다.‘장가(杖家)’는 아내의 부모가 사는 집을 뜻해요. 따라서 ‘장가가다’는 ‘아내의 집에 들어가 살다’의 뜻을 가지고 있지요. 모계 사회의 풍습으로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남자가 여자를 얻어 짝을 짓게 되면 아내의 집에 가서 농사일을 도와 주었어요. 여러 해 살면서 아이를 낳고 기르다가 아이를 안고 남자의 집으로 와서 살았지요. 이때 남자가 여자의 집에 가서 사는 것을 ‘장가간다’고 하고, 여자가 남자집
예산군 신암땅에 들려 천하의 명필 김 추사의 묘가 있는 자리를 찾으면 산이 보이는데 이 산이 용산이야. 앵무봉이라고도 부르지.용산은 예로부터 신선지로 통해 승천을 기다리는 이무기가 수도하는 산으로 유명하고, 또 명당지로도 널리 알려진 곳이지. 이 용산에 얽힌 전설이 있는데 들어볼까.옛날 불교문화가 중국을 휩쓸고 우리나라에까지 보급됐을 때 이야기야. 한 도승이 중국에서 부처님을 모시고 동쪽으로 와서 갯가에 배를 대놓고 절터를 찾게 됐대. 도승은 가까운 곳의 산세를 살피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어 용산 근처로 왔지. 산은 우거지고 제법
살면서 ‘나는 왜 같은 문제에 매번 걸리는 것일까?’하고 의문을 가질 때가 있다. 누구에게나 감정처리의 문제든, 인간관계의 문제든 다양한 부분에서 이런 일은 하나 이상씩 있을 것이다.음악처럼 모든 사람의 삶에도 리듬이 있다. 주기적으로 다양한 감정의 리듬, 삶의 리듬이 찾아온다. 이러한 리듬이 찾아오는 이유는 현재까지자신들의 삶이 만들어낸 내면의 악보가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악보는 자신의 삶에서 계속 연주가 되고 있다. 그런데 그 악보를 완주해 내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항상 틀리는 부분에서 반복적으로 틀리기 때
표준어와 방언에 대해 바르게 알지 못하면 여러 가지 오해를 일으킬 수 있어요. 예를 들면 ‘표준어는 바른 말이요, 방언은 바르지 않은 말이다’ 라든지, ‘표준어는 수준 높은 말이고, 방언은 수준이 낮은 말이다. 그러므로 표준어를 쓰는 것이 좋다’라고 하는 경우가 그래요. 위와 같은 말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인데도 그럴 듯하게 포장되어 쓰이는 경우가 있어요.그럼 표준어와 방언의 차이를 알아볼까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우스개소리를 예로 들어볼께요.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주가 할머니에게 묻습니다.“할머니, 학교와 핵겨는 어떻게 다
응봉면 평촌리 세곡에는 조선시대 왕의 후예들이 살았어. 이 후예들 중에 한 세도가가 있었지.그는 재산가였는데도 남에게 전혀 은혜를 베푸는 일 없이 고래등 같은 기와집에 하인을 몇 십명씩이나 거느리고 떵떵거리며 살았어.그러던 어느날 한 노스님이 이 집에 찾아와 시주를 청했는데 세도가는 하인을 시켜 내쫓으라 했어. 내쫓기며 가던 노스님은 “이 집이 더욱 번성하려면 뒷산 묘의 좌향을 틀면 될 것”이라고 하는 거야. 그러자 이 세도가는 노스님을 다시 불러 사랑에 극진히 모신 후 자초지종을 물었지.노스님이 말하기를 “당신의 5대조 묘를 좌향
부모들이 자녀문제를 이야기 할 때 “다른 것은 다 괜찮은데, 그것 딱 하나 때문에 걱정이에요”라는 말을 한다. 그런데 ‘그것 딱 하나’는 어디로부터 왔는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문제 하나가 하나의 지점으로부터 왔는가하는 의문이다. 모든 신체부위가 뇌신경망과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그것 하나가 전체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이것은 마치 그림을 그려놓고 이런 그림은 이런 문제를 나타낸다는 도식적인 해석과 같은 것이다. 같은 종류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라도 그 살아온 삶이 모두 다른 것처럼, 같은 방법으로 그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