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의 황혼이 서편 하늘에 벌겋게 물들 때 그는 정문을 통해 조심스럽게 다른 피의자들과 함께 두손이 앞으로 묶여서 들어오고 있었다.그는 현직 중학교 교사로 재직중 제자인 여학생을 성폭행하고 체포되어 구속, 수감되는 중이었다. 신입대기실에 들어가 초최해진 모습으로 입고 들어왔던 사복을 벗고 미결수들이 입는 누런 피의자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현역 선생
화려한 무대의 뒷편에는 언제나 빛의 조련사가 숨어 있기 마련이다. 단 한번의 스포트라이트도 받지 못하지만 관중의 박수소리만 먹고 사는. 그리고 때로는 숱한 비난도 묵묵히 들어야 하는.정기정(43)씨가 그런 사람이다. 올해로 17년째 농업기술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정씨는 본업인 환경농업 뿐만 아니라 예산지역 문화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1991
봉산면 옥전리에 사는 신은철(40)씨의 집은 참 넓다. 비포장길을 800여m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신씨집은 일자형 주택 두채를 길게 연결해 식구수모다 더 많은 방을 갖고 있다. ‘마을길도 포장되지 않은 이런 오지마을에 누가 별장이라도 지은 것일까’하는 의문은 ‘성락원’이라는 예사롭지 않은 간판과 만나면서 풀리기 시
“어머니께서도 기뻐하시겠죠” ‘안개낀 장충단 공원’ ‘돌아가는 삼각지’ ‘마지막 잎새’등 많은 히트곡을 남기고 요절한 가수 배호를 기리고 트로트 부문 신인가수를 선발하는 2001 배호가요제에서 우리지역 김기찬(45, 봉산 구암)씨가 은상을 차지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뤄 자기 경쟁력을 갖춘 사람들을 우리는 전문가라 부르고, 한때는 ‘신지식인’이란 호칭이 유행하기도 했다. 그들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그들이 가진 경험이 책에서나 학자들에게서도 배울 수 없는 귀중한 가르침을 주기 때문. 우리지역에서 이러한 삶을 사는 사람 가운데 손꼽히는 이훈구(40·대술면 화산리 명선
예산읍내 중앙극장 앞을 지날 때 무심히 눈을 돌리면 가장 크게 들어오는 것이 주인공들을 적당히 닮은 대형 홍보그림이다. 컴퓨터로 찍어내 도시 영화관 앞에 걸린 그림 처럼 세련되진 않지만 그보다 훨씬 정겨운 느낌을 주는. 벌써 15년째 영화그림을 통해 예산주민들을 만나고 있는 사람 정복진(59)씨. 영화관람실 왼편 옛날식 출입문을 밀고 들어가면 좁고 긴 미술
“출세한 것도 아니고, 돈을 많이 번 것도 아닌데 무슨 신문에 날 일이라고…. 남들이 웃어요” (주)예산패션 대표이사 고창재(46)씨는 인터뷰가 당치도 않다며 그냥 같은 고향 사람으로 얘기나 나누자며 사람좋게 웃었다. 예산이라는 이름을 걸고 가죽의류회사를 만들어 직접 판매까지 한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간 곳은 예산읍내 골목에
홈페이지 제작소 ‘예디’의 팀장 정현진, 웹디자이너 이승희씨. 스물한살 동갑내기, 고종사촌간인 두 젊은이와의 인터뷰는 많은 인내를 필요로 했다. 요즘 디지털업계 젊은세대들의 이미지와는 달리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는데 뜸을 들여, 질문을 던지고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과정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두사람의 이러한 자세는 그들이 만든 홈페이지 곳
“정신질환도 꾸준히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예산생활 1년4개월을 접고 떠나는 예산정신과의원 강순기 원장(39)은 아직도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아 치료가능한 환자들이 방치되고 있는 현실을 크게 아쉬워했다. 강 원장은 사회복지법인 수정원의 촉탁의로 예산정신과의원 원장으로 그리고 5개월여동안은 보건소 정신질환자
추사문화제 원년에 문화원에 들어와 벌써 5회째 치르는 이 행사의 큰 살림을 꾸리는 이용남 간사(27). 느릿느릿한 말투에 사람좋은 웃음을 보일때면 도무지 큰 일을 해낼 성 싶지 않지만 예산문화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물로 꼽힌다. 올해 처음 치른 전야제 때 심사위원석 한쪽에 말없이 앉아 보조하고, 당일 각종 대회장을 분주히 오가면서도 한 껏 여유로운 표정이
추석명절 때마다 사람이 찾지 않아 잡초가 무성히 자란 무연분묘 벌초를 자비를 들여 10년째 해온 예산석재 대표 신봉균씨(49, 예산읍 산성리)의 미담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추석명절을 맞아 연고 없는 묘에 자란 풀을 깍아 주는 것이 무슨 자랑거리냐”며 한사코 취재 요청를 마다했던 신씨는 추석연휴가 끝난 지난 4일 비가 내리는 가
군청 지역경제과에 근무하는 윤정선(44·실업대책반)씨가 두차례나 등산길에 산삼을 발견해 화제가 되고 있다.윤씨는 지난 6월30일 예산읍 수철리에 있는 한 야산을 오르다 150~200년산으로 추정되는 산삼을 발견했다고. 이에 앞서 윤씨는 이날 새벽에 청개구리가 가슴에 안기는 길몽을 꾼 뒤 집을 나섰는데 차안에서 기어를 조작하다 물컹하는 게 잡혀 바라보니 꿈에
신양면 차동리 명무순(73)할머니의 아들 3형제가 지난 19일 동네 어른들을 모두 초청, 삼계탕을 대접해 훈훈한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명할머니의 맏아들 신재철(수원시 거주)씨는 외지에 나가 사는 동생 문철, 종철씨와 휴가를 맞춰 평소 홀로 사는 어머니의 친구들인 노인회원 80여명을 위한 점심자리를 마련한 것.일주일에 1~2번은 고향집을 찾아올 정도로 효성이
예산군농업기술센터 주동렬씨가 축산기술사 시험에 합격해 축산농가들이 질높은 기술지도를 받을수 있게 됐다. 경영축산담당 소속인 주씨는 77년 6월 공직생활을 시작한뒤 예산군에서만 근무했으며, 86년부터 15년째 축산기술지도에 전념해 왔다. 주씨는 1993년에 기사1급 자격시험에 통과한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시험에 응시,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주씨는 “다른 분
오가면 원천리 출신 조병진씨 형제의 8·15 상봉꿈이 좌절됐다.병진씨는 지난 8일 발표된 북측 방문자 명단에서 형 병권씨의 이름이 빠진 것을 확인한 순간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차라리 온다고나 말지’ 하는 생각에 누구에겐지 모를 원망을 키우다가도 ‘그래도 죽은줄만 알고 있던 형을 찾았는데’하는 위안을 하기도 하고….병진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
지난 17일 언론에 북쪽 고향방문 희망자 200명 이름이 공개됐다. 이산가족은 물론 한민족이라면, 찾는 사람속에 아는 사람은 없는지 찾아보았을 것이다. 우리지역에서도 한사람이 있어 주민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충남 례산군 오가면 원천리’가 고향이라고 밝힌 조병권(67)씨가 6·25때 헤어져 남쪽에 살고 있는아버지와 동생, 누이, 매부, 외사촌을 찾고 있
“아무리 바쁘고 힘들더라도 언제나 밝은 표정이예요. 사내에서나 밖에서나 친화력이 강한 사람이지요. 그 사람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요”충청하나은행 예산지점 송재석 대리는 신양호(35)씨를 이렇게 평한다.예산읍 산성리에서 태어나 중앙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열네살이 되던해에 역전파출소에 사환으로 입사, 그로부터 10년뒤인 1988년 12월 경찰서장과 간부들의
예당저수지와 연관돼 생활하는 사람들이 어디 한 둘일까. 최경남씨(45)도 이중 한 사람이다. 지난 7년전부터 예당저수지 내수면 양식계(계장 박규진, 이하 양식계) 총무일을 보게 됐다. 사무실은 그의 집. 대흥중고 앞이다. 양식계란 지난 1962년 예당저수지축조로 인해 수몰된 4개지역 주민들이 생활대책차원에서 만든 모임이다. 4개지역이란 대흥,광시,응봉, 신
“경복궁 복원사업 당시 몇년간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전통창호 전문가 강희만씨(45, 오가목공인테리어 대표) . 그의 손길이 배어 있는 경복궁 전통 창호. 예산 사람의 숨결이 그곳에 고스란히 스며 있음이 뜻밖의 일로 다가온다. 사실상 우리의 주택문화라는게 서양의 문화와 함께 들여온 국적불명의 집이지 않던가. 이런 가운데 아버지의 유업으로 이어받은 우리집, 창
신암면 군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된 김동숙 의원은 98년 지방선거에서 낙선해 와신상담하던 끝에 당선의 영예를 움켜쥐었다. 개표 직후 임정수 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받은 뒤 군의회 의원실에 들른 김의원을 만나봤다.-먼저 축하한다. 당선 소감은?=당선 보다도 오히려 명예회복을 했다는 생각이 앞선다. 주민들이 많은 지지를 해줘 의정활동을 열심히 펼치라는 뜻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