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서’, ‘나로 하여금’, ‘나로 시작한다’예산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에서 만난 김하영(19), 장우진(19), 윤서준(18) 세 친구가 결성한 3인조 음악밴드의 의미다. 지난해 처음으로 공연요청을 받았을 땐 ‘꿈드림밴드’를 생각했지만, 멤버들이 의견을 모아 새로 이름을 지었다. ‘학교’라는 틀을 벗어나 음악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며 더 멋진 세상을 만들어가는 ‘나로밴드’다.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하영이가 보컬을, 아버지로부터 음악적 재능을 물려받은 것 같다는 서준이가 기타를, 스틱을 손에 들자 금세 비트가 익숙해졌다는
봉산면 최고령, 귀가 어두워 보청기를 사용하는 유화열(102) 어르신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순간에도 손을 놀리는 법이 없다. 마치 뜨개질을 하듯, 소파에 앉아 얼굴만한 크기의 종이학을 만들기 위해 작은 종이조각을 접는 모습은 소녀처럼 밝았다. 어릴 적 고향에 대한 추억과 자녀자랑, 미국살이를 풀어놓을 땐 엊그제 마실 갔다가 겪은 경험담을 건네듯 막힘이 없다.어르신은 1922년 4월 10일 이웃한 덕산 둔리에서 6남매(1남5녀) 가운데 차녀로 태어났다. 지금 살고 있는 사석리는 18세에 집안 중매로 만난 동갑내기 남편 고 이재영
이용성 오가면장이 1월 1일자 정기인사를 통해 취임했다.그는 “오촌리 출신으로 양신초등학교와 임성중학교를 졸업했다. 많은 고향 선배, 동창, 후배들이 따뜻이 받아줘 감사한 마음으로 근무하고 있다. 고향에서 근무하는 것이 영광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며 “한 달 동안 지역단체장들을 만나보니 사업들을 치밀하게 잘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열심히 일하는 면민의 열정이 피부에 와 닿았다”고 강조했다.주요 현안은 역탑1·2리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면민 모두가 혜택받을 수 있는 거점사업”이라며 ‘기초생활거점육성사업’을 꼽았다
이용수 봉산면장은 고향에서는 처음으로 근무한다.그는 사석리 출신으로, 1989년 예산읍사무소에서 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뒤 감사팀장, 기획팀장, 의회전문위원, 대술면장 등을 거쳐 1월 1일자로 부임했다.고향면장은 어떨까. “경로당을 돌 때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더라. 면민이 원하시는 것을 다 해드릴 수 없어 부담이지만, 생활민원·숙원사업을 맨 앞에 둬 능력껏 열심히 일하려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얼마 전에는 노인회와 함께 소고기를 끊어 면내 최고령인 유화열(101세) 어르신을 찾아 새해인사를 전하기도 했다.현안사업은 전원주택 6세
이재영 응봉면장은 1월 1일자로 부임하자마자 18개 마을을 두 번씩 돌았다.공직생활 가운데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지만 “듣던 대로 너무 좋다. 이장님들과 주민분들이 여유가 있다. 큰소리가 나지 않는다. 고질민원도 없다. 과수원과 시설재배 등이 많아 다른 면에 비해 상대적으로 65세 이상이 적다”는 자랑이 이어졌다.그는 “예당저수지와 평촌·후사·등촌·입침·신리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며 “예당호 착한농촌체험세상(360억원, 13만209㎡, 70미터 스카이전망대, 숙박시설 등), 예당호 종합휴양관광지 대체도로(111억원, 후사리~등촌리
이완호 대술면장은 면장실에 면정비전·방침과 공직자 행동다짐을 걸어놨다.■면정비전-건강·화합·배려로 행복한 면민, 살고 싶고 찾고 싶은 대술 ■면정방침-△농업·축산·산림·관광분야 소득창출로 잘사는 마을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건강힐링 마을 △화합·협력·배려로 온정이 넘치는 행복공동체 △미래 먹거리 발굴과 시행으로 살고 싶고 찾고 싶은 대술 △업무연찬·역량강화·성과창출로 수준높은 행정서비스 제공 ■공직자 행동다짐-△친절과 봉사의 섬김행정 △소통과 배려의 현장행정 △창의와 혁신의 적극행정이 그것이다.이티1리 출신으로 예동초
박문수 삽교읍장은 “운이 좋은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첫 근무지만 부임하면서 서해선복선전철 삽교역사 신설과 삽교곱창특화거리 조성 등 주요 현안사업이 거의 해결돼 지역분위기가 좋다는 것.그는 “삽교역사 신설시기가 2026년에서 2025년으로 1년 앞당겨져 기대감이 크다”며 “내포신도시-삽교역사 사이가 무분별한 난개발 우려가 있다. 이곳에 국가산단을 유치해 계획성 있게 갈 필요가 있다. 그래야 개발불균형도 해소할 수 있다”는 제안을 빼놓지 않았다.박 읍장은 2019~2022년 4년 동안 경제과장을 지낸 경제통이다. 그때 추진한 삽교
윤동권(66) 제4대 예산군농어업회의소 회장이 1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했다.그는 오가 오촌리에서 수박·쪽파·시금치 등 밭작물을 농사지으며 젊어서부터 4-H 회장, 농업인단체협의회 의장 등을 맡아 우리지역 농업현장을 지키고 있는 농민이다.윤 회장은 “2014년 추진단을 꾸려 농어업회의소 필요성에 대해 농민과 농민단체장, 군의회와 행정을 설득하느라 무척이나 힘들었다. ‘또 엉뚱한 단체를 만들어 행정을 귀찮게 하고 농민들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이 팽배한 상황이었지만, 농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기구라는 점을 끈질기게 설
자신을 여행가로 불러달라는 사람답게, 그와의 인터뷰는 이웃한 아산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제주도 여행을 지원하는 학교현장에서 진행됐다. 예산에서 ‘㈜조그마한 여행사’를 운영하는 조원희(45) 대표를 찾는 이들은 주로 청소년들이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패키지 여행상품, 저가형 해외여행을 판매하는 일반 여행사와는 성격이 다르다. 굳이 규정하자면 청소년을 위한 소규모 여행사다. 그는 “어떻게 해야 삶이 바뀔까 고민하다가 여행 속에서 아이들이 자유로움을 느끼는 것을 알게 됐다. 아이들이 어디가서 소통만 잘할 수 있게 되면 더 많은 기회가 아
우리지역 중학생이 이역만리에서 독립운동가 후손과 만난 감동적인 사연이 SNS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훈훈함을 안겨주고 있다. 신양중학교 3학년 오승진 학생이 주인공이다.그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를 찾는 프로젝트인 ‘뿌리찾기원정대’ 일원으로 지난 8월 17~29일 12박13일 동안 카자흐스탄을 다녀왔다. 현지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강행군을 이어갔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던 중, 오군이 고려인들을 만나 그림을 그려주는 과정에서 계봉우(1880년 8월 1일~1959년 7월 5일) 지사 후손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계 지사는 북간도
정천우(58) 신암면장이 7월 11일자 민선8기 첫 정기인사를 통해 5급 지방행정사무관으로 승진해 취임했다.그는 대흥 교촌1리 출신으로, 지난 1989년 대흥면사무소에서 공직을 시작한 뒤 새마을규제개혁팀장, 홍보팀장, 수도행정팀장, 군수비서실장 등 많은 부서를 두루 경험했다.정 면장은 “신암은 추사 선생의 묵향이 깃든 예향의 고장이자 사과와 쪽파 등 지역특산물을 생산하는, 현대농업을 선도·발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무한한 지역”이라며 “첫 근무지만 이장님들의 단합이 잘 되는 등 분위기가 좋다”고 소개했다.면정방향에 대해선 “취임 후
황선봉 군수가 민선6·7기를 마무리하며 28일 퇴임식을 갖는다.직업공무원 41년을 더해 장장 50여년 동안 몸담았던 정든 공직생활을 떠나 이제는 ‘자연인’으로 돌아간다.그는 “오직 군민만 바라보면서 섬김행정과 지역발전에 매진하고 아름다운 퇴임을 하겠다는 다짐을 지킬 수 있게 됐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며 “8년 전 취임사에서 저를 불태워 ‘충남의 중심 역동하는 예산’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지금 생각하니 그 말을 지키기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제 자신을 불태워 군을 위해 일 해왔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또 임기내
예산군의회 이승구 의장이 16년 동안의 의정활동을 마무리한다.그는 지난 2002년 처음 도전한 도의원선거(1선거구)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2006~2018년 내리 4선(5~8대)에 성공해 8대 전·후반기 의장을 맡았다. 4월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역량있는 정치인을 양산해야 한국정치사가 바뀐다”며 6·1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이 의장은 “의원들의 생활 안정과 활발한 의정활동을 위한 의정활동비가 지자체의 재정자립도에 따라 2900만원대에서 7000만원대까지 편차가 심하다. 이를 평준화시켜 안정된 생활 속에서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
인생은 ‘예측할 수 없어 아름답다’고 했던가. 대학에 진학하며 고향을 뒤로 하고 10여년 동안 도시에서 생활해온 강수일(36)·김예슬(34) 부부는 ‘농업’을 택해 예산으로 돌아왔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길이었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행복하다.“직장을 다니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건강마저 나빠졌어요. 그때와 비교하면 정말 좋아요. 일하는 시간을 일정에 맞게 조절할 수도 있고요. 더운 날 새벽에 일하고 한낮에는 쉬는 거죠. 도시에서 살 때는 한 달 200만원도 부족했지만 지금은 100만원이면 살 수 있어요. 귀농한 걸 한 번도
이영재(59) 제9대 예산군장애인종합복지관장이 2월 21일자로 취임했다.경북 김천 출신으로, 직전 근무지인 부산에서 임기를 마치자마자 4시간을 달려와 예산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됐다.창원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 1995년 사회복지사를 시작으로 울산광역시노인복지관장과 동광육아원장, 매실보육원장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그는 ‘장애인복지는 지역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장애인들이 자립해 사회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관단체와 민간이 함께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14일 와 가진 인터뷰에서
초록빛 깃털을 가진 앵무새가 아빠 곁을 떠나지 않는다. 어깨에 앉아 마치 사람에게 대답하듯 말소리에 맞춰 울음소리를 내고, 부리로 안경테를 물어 장난스럽게 흔든다. 간식을 든 손으로 머리 위에 원을 그리자 제자리에서 도는 개인기를 선보인다. 하이파이브도 한다. 이름은 ‘바이아’, 김재수(59)씨가 살았던 브라질의 도시명에서 따온 것이다.그와 아내 조병미(58)씨가 거주하는 오가 오촌리 주택 2층에는 알에서 깨어난 지 14일 된 아기새부터 두 달이 지나 분양을 기다리는 앵무새들이 함께 살고 있다. 베란다가 ㄷ자로 이어져 있어 자유롭게
8남매 가운데 넷째로 태어나 꽁보리밥 도시락 싸들고 중학교에 가던 날이면, 누나는 밥을 짓고 교복칼라에 풀을 먹여 깨끗한 차림으로 보내주곤 했다. 예산중학교 18회로 졸업했지만 고등학교는 가지 못했다. 월남전에 참전한 형의 권유에도 어려운 집안형편에 선뜻 학교에 가겠다고 나설 수 없었다. 돈 벌어 집안살림에 보태는 게 가장 효도인 줄로 알던 시절이었다. 농사일을 돕다 수도방위사령부로 입대해 군 복무를 마친 뒤 서울에서 학생용품을 만들어 파는 일을 했다. 생활비가 부족하면 막노동도 했다. 고향 대흥 금곡리로 돌아온 건 58살이 되던
기타와 드럼이 어우러진 경쾌한 연주가 어둠 속에서 울린다. ‘시네마’ 밴드가 연습실을 차린 예산읍 산성리의 한 컨테이너 문을 활짝 열자 밝은 빛과 함께 강렬하고 빠른 박자의 노래가 시원하게 뻗어 나온다. 심장이 쿵쿵 뛸 만큼 강렬한 록 음악에 잠시 동안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시네마 멤버들은 하는 일도, 사는 곳도 모두 다르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음악을 놓지 않았고, 지난 6월 28일 첫 앨범을 발매해 2주 간격으로 연달아 2·3집을 냈다. ‘자식이 한 명 더 생긴 것 같다’는 말에 깊은 애정이 느껴진
예산교육지원청 제37대 문추인(60) 교육장이 9월 1일자로 부임했다. 닷새 만인 6일 교육장실에서 만난 그는 예산을 ‘제2의 고향’이라고 표현했다. 시량초 공모교장으로 인연을 맺어 직전에는 오가초 교장을 지냈다.문 교육장은 ‘발령받은 뒤 어떻게 예산교육을 이끌어갈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신중하면서도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변을 이어갔다. 1시간여 동안 그가 밝힌 교육철학과 현안 등에 관한 이야기를 문답형식으로 구성한다.예산에만 세 번째 발령이다.예산은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곳이다. 공모교장 4년 동안 열정을 다해 여기까지 올 수
“설마 여기에 있다고요?” 기자가 7월 29일 수도검침 현장을 동행취재하는 동안 가장 많이 한 말일 것이다. 출입문이 없어진 곳, 평소라면 눈길도 주지 않을 곳. 수도계량기를 찾아다니는 여정은 예상과 달리 험난했다.첫 일정은 예산읍 주교오거리 근처 옹벽이다. 성인남성 키의 1.5배가 되는 높이다. 발을 겨우 디딜 수 있을 정도의 턱을 밟고 올라가면 풀숲 사이에 수도계량기함이 있다. 숫자를 꼼꼼히 확인한 뒤 수첩에 적은 이창현(37) 검침원은 숨 돌릴 틈도 없이 곧바로 차에 올라타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전등이 없어 칠흑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