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눈이 오기를 기다리던 담이담이가 드디어 첫눈을 맞았어요. 꽤 많은 양의 눈이 내렸는데 서로 좋다고 눈을 만져보고 눈 위에서 뛰어도 보고 행복해 했답니다. 또, 눈이 오는 겨울에는 산타할아버지가 오신다며 담이담이가 갑자기 착한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장난감도 서로 양보해 주고, 도담이는 동생 숫자놀이도 알려주고, 예담이는 언니가 자고 있을 때 깨우지 않고 문을 살짝 닫아주기도 해요. 잠자기 전에는 갖고 싶은 선물을 말하며 기도도 한답니다. 겨울이 되니 이렇게 기쁜 일들이 늘어가네요.담이담이 칼럼으로 우리 가족이 신년인사한 게
예산 사과나무에는 따다 남은 사과가 한 두개씩 차가운 서리를 맞으며 달려 있습니다. 어떤 이유일까? 따다 힘들어서 남긴 것이 아닙니다. 겨울 새들을 위해 남겨둔 인정의 ‘까치밥’. 지극히 작은 생명 하나도 배려하는 고상한 마음 아닐까 합니다. 겨우내 허기진 날짐승에게 자신의 몸을 고스란히 내주는 홍시와 같은 ‘예산까치밥’. 자연과 함께 공존하기를 바라는 까치밥의 인정이 예수님의 사랑으로 낮은 자리로 임하신 날을 기념하는 성탄절을 앞둔 거리를 바라보며 한 해를 마무리 하는 12월. 찬바람을 고스란히 견딜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훈훈한
엄마: 집에 언제 와?딸: 왜? 김장하는데 나는 할 일 없잖아? 난 조카들 데리고 ○○월드 가서 놀아주면 되는 거 아녀?엄마: 아니, 그냥…. 일 없으면 전날 오라고.딸: 봐서 갈게 (뚝!) “엄마, 나 왔어?”하고 들어가면 “우리 큰딸 왔네!”하며 밥상 차리느라 정신없던 분이 자리에 누워 꼼짝을 못 한다. 놀라 불을 켜고 자세히 살펴보니 대상포진으로 목 주변과 가슴에 수포가 가득했다. 오빠네 4명, 둘째네 5명, 막내 4명, 나까지 모두 모여 왁자지껄해야 하는 집이 부부가 나란히 누워 초상집과 같았다.자식들 걱정시키지 않으려고 아
예산군행복마을지원센터에서 일한 지 7년이 넘어갑니다. 항상 현장에서 주민과 함께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현장에서 만나지 못한 분들과 소통하기 위하여 현장일지를 1년간 연재했습니다. 부족하지만 많은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지면을 허락해준 와 격려를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예산군행복마을지원센터는 ‘예산군 행복마을만들기 활성화 지원조례’에 근거하여 예산군이 설립했습니다. 예산군행복마을지원센터는 군내 315개 마을이 행복한 마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마을사업을 하고
이 곳, 드넓은 삽교 평야, 한 때 포구에 배가 드나들던 곳. 수많은 농산물과 수산물이 보부상을 통해 내륙으로 퍼져갔던 곳. 실학과 서학 등 선진 지식이 들어오고 동학이 흥성했던 곳. 일제때는 농업전문학교와 은행과 기차가 들어섰고, 산업화 시절에는 충남 최대 방적회사가 있었던 곳. 지역이 흥하니 예술도 흥해 문화예술인들이 배출된 곳. 그래서 고향을 향한 애향심과 자부심이 남달랐던 곳.한번 쯤 청춘이었던 때가 누군들 없을까. 골목 가득 채웠던 아이들 소리는 이제 적막하고 떠난 집에서 시절을 추억하는 이들이 하나 둘 늘어간다. 빠르게
농민들은 올해만큼 힘든해도 없었을 것이다. 농업 생산비 폭등, 농산물 쌀값 폭락, 점점 꼬여가는 농업정책. 어떻게 농업농민은 해가 거듭될수록 더욱더 깊은 암흑 속으로 빠지는것 같다.농민의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관련법(양곡관리법) 개정을 요구하는 농민단체에게 정부와 여당은 공산화법이라고 색깔론 공격을 서슴없이 퍼붓는다. 그럼 관련법 개정안에 동의한 국회의원과 정당은 공산화집단인가!농업은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농업은 단순히 자본의 원리로 득실을 따지기 보다 사회의 공공재로 인식하면 문제해결이 쉽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아
2022년도 슬로시티 주민위원회 사업평가가 해봄센터 주민교육실에서 있었다. 대흥슬로시티에서 예산군슬로시티로 지정된 지 오래 되었는데 군민이 슬로시티주민으로 살고 있다는 체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주민위원회가 2022년도에도 코로나19 등으로 상반기에는 활동을 못하고 6월부터 짚공예 강사육성, 보령머드축제와 삼국축제 체험·홍보 부스 운영, 의좋은형제축제 지원, 주민역략강화 워크숍, 선진지견학 등을 실시했다.평가에서는 워크숍과 선진지 견학이 권역별 도움으로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다만 워크숍을 교육에서 권역별 토론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휴일은 달콤하지만, 엄마에게는 큰 숙제와도 같은 날이다.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11월의 날씨라고 하기에 무색할만큼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진다. 햇살을 받으며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있던 우리 세 모녀는 오늘은 어디에서 무얼 해볼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쿠키 만들기, 키즈카페 가기, 바닷가에 가서 모래놀이 하기 등 담이담이도 하고 싶은 것들을 다양하게 이야기했다.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던 우리는 갑자기 모노레일에 꽂혀서 모노레일 체험을 해보기로 했다.모노레일이 처음인 우리 가족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혹시나 추워질걸 대비해 패딩과 모자, 목
를 아십니까? 평소 좋아하던 ‘장기하와 얼굴들’이라는 인디밴드가 부르는 노래 제목이다.가사엔 ‘알았어 알았어 뭔 말인지 알겠지마는 그건 니 생각이고, 그거는 어디까지나 니 생각이고’가 연신 반복되는 단순하지만 풍자노래이다.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기에 좋아했던 노래다. 노래는 죄가 없는데 이젠 듣기 거북스러운 노래가 돼버렸다. 작금의 불통 시대에 상대방 얘기를 들으려 하지도 않고, 심지어 무시하고 깔아뭉개는 세상에 짜증의 노래가 되버린 것이다.말과 행동에 기준도 없는 타인을 향한 혐오의 세상이라 가능한 괴이한
어릴 적 쌀쌀한 찬바람에 흘러내리는 콧물을 옷소매 자락으로 쓱 닦고, 흙투성이에 뛰어 놀던 개구쟁이도 이 맘 땐 문학 감성을 담아 책갈피에 노란 은행잎 한 두개는 꽂아두던 추억. 그리고 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린 은행은 그 옛날 시골 촌부의 귀한 장손 대학 등록금이 되었던 시절도 있었답니다. 찬바람이 불어 바람결에 우수수수 떨어져 지붕 위에 소복하게 쌓인 샛노란 은행잎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가을의 아쉬움을 남깁니다. 멀리 긴 세월을 여전히 지키고 있는 한 그루의 은행나무는 붉은 빛의 단풍으로 물든 산하의 가을빛에 노란 풍요의 빛을 더하며
토마토농장 일손돕기를 다녀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입동이 지났다. 한 건물에 있으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왕래가 드물던 도시재생센터와 농촌일손돕기를 함께 하기로 했다. 두 기관이 함께하는 것이라 장도 함께 봤다. 농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하여 음료와 참거리 점심을 준비했다. 하는 일의 성격은 같은데 주무 부서가 다르다는 이유로 눈에 보이지 않은 거리감이 있었다.이번 일손돕기는 과수원에서 햇빛 반사용 필름을 수거하는 일이다. 누름돌을 치우고 낙엽을 털어낸 후 돌돌 말아 재활용 준비하는 작업을 했다. 3개 조로 나누어 생각보다 일찍
담이담이와 함께하는 우리 가족의 첫 단풍놀이 날이다. 남편이 쉬는 화요일로 몇 주 전에 예약을 하고, 아이들과 하루하루 날짜를 세면서 기다렸는데 바로 오늘이다. 설레이는 마음을 안고 곤지암에 있는 화담숲으로 향했다.평일이지만 단풍을 보러온 사람들은 너무나 많았고, 날씨는 생각보다 더 추웠다. 완전무장을 하고 입구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비가 내렸다. 맙소사, 우리 가족 첫 단풍놀이에 비라니…. 하지만 비는 금방 그쳤고, 입구부터 울긋불긋 물든 단풍들이 우리 담이담이를 맞아주었다.아이들이 생기면서 남편과 나는 인내심을 갖게 되었다. 등산
사방이 붉다. 참 예쁜 산과 들이네. 온 천지 가득한 단풍을 만산홍엽이라지. 그 찬란함도 잠시 찬바람 불면 붉은 몸짓들이 처음이자 마지막 비행을 하지. “안녕.” 착륙을 알리는 미세한 소린 엄마 나무에게 보낸 작별 인사일까? 어릴 적 시골마을에 지적 장애가 있던 여자 아이. 동네 공사장에 비가 많이 내려 생긴 물 웅덩이에 그만 빠져 죽었지. 며칠간 웅덩이 앞에서 통곡하던 그 엄마 혼이 나가버렸네. 장례를 치르다보면 가끔 화장터에서 그런 얼굴을 보곤 해. 자녀를 잃고 영혼이 바람에 숭숭 뚫린 창백한 얼굴. 저녁이 되어 제단의 초를 밝
쌀값 폭락으로 수확철임에도 불구하고 웃음기가 사라진 농민들 얼굴에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운다.엊그제 7일 충남도청에서 충남 여성농민 바우처 폐지를 반대하는 도내 여성농민들이 모여 기자회견과 폐지 반대 대책를 꾸렸다.충남도는 2017년부터 ‘여성농업인 육성 지원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사업을 5년째 시행 중이다.시행 초기에는 홍보 부족으로 신청을 못한 여성농민들의 이런 저런 잡음들도 많았지만, 연령확대, 자부담 폐지, 신청장소 확대로 여성농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연 20만원. 그리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영농과
10월 30일 해봄센터에서 열린 신활력할로윈 프리마켓은 한마디로 작은 축제도 기획을 잘하면 성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정된 사업비로 기획부터 연출까지 직접하고, 부스 참여 주민조직도 자발적인 참여로 힘을 보태줬다.가족단위 참여가 주를 이루었는데, 모든 참여자가 특징 있는 분장을 하고 와 분위기를 돋웠다. 우리군 어린이 가족이 모두 참석한 것처럼 보였다. 예산군에서 작은 축제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찬사가 있었고, 앞으로의 지속가능한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격려가 있었다. 특히 우리 지역에서 할로윈축제가 열려 지역주민에게 문화적 목마
아내가 친구 결혼식장에 가게 되었다. 금방 온다고 아이들이랑 잠깐 놀고 있으라며 가더니 전화가 왔고, 친구들을 만나 커피한잔을 마시고 온다고 한다. 이럴수가…. 아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이들이랑 밖에 나가 놀고 있으라고 한다. 아이들도 밖에 나가자고 아우성이고, 심호흡 크게 한 번 하고 아이들을 차에 태워 마음 닿는 곳으로 향했다.우리들의 행선지는 예당저수지가 되었다. 도담이가 흔들다리를 좋아해 걷고 오는 게 어떻겠냐고 나에게 묻는 것이다. 날씨도 좋고, 오랜만에 걸으면서 힐링을 느끼고 오기로 했다. 아이들과 나혼자 외출
충남을 시작으로 무상급식 지원 파장이 충북, 경남, 광주, 전북 등 도단위 중심으로 지자체 지원을 줄이려 하고 있다. 2019년부터 충남도는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시책으로 ‘무상급식’을 선언하고 충남교육청과 상호 협의에 의해 식품비의 100%를 지자체가 지원하였다. 급식을 위한 인건비와 운영비 등은 당연 교육청 부담이다. 따라서 14개 시·군에는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생겼고 일자리 창출과 함께 충남의 농수산물을 이용하는 경제 효과도 거두었다.그런데 민선8기에 들어서자 상황이 달라졌다. 충남도는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봉산면 봉림리 게으름뱅이 농장에서 점심 초대를 받았다. 바베큐파티를 하는데 센터장과 직원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일요일 점심 초대지만 모든 직원이 바쁜 계절이라 직원 12명 중 센터장과 팀장 등 4명이 함께 했다. 센터에서는 삼국축제에서 일주일간 홍보 체험부스를 운영 중이고, 10월 29~30일 해봄센터에서 열리는 할로윈 프리마켓 준비 중이라 모든 직원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이다.농장에 도착하니 ‘가을을 만난 게으름뱅이 농장’ 현수막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송순단 체험농장대표는 농촌체험 연계로 공감을 확산하는
담이담이를 등원시키고, 오늘은 아이들 반찬을 만드는 날이다. 담이담이가 있으면 내가 요리를 하는건지, 내가 요리가 되는 건지 정신이 없다. 담이담이에게 골고루 먹이고싶은 마음에 일주일에 2번 반찬을 만드는데 5가지 이상은 만드는 편이다.“엄마, 시금치나물이랑 떡볶이 만들어 주세요.”등원 전에 담이담이에게 주문을 받게 되었다. 그날그날 먹고싶은 것도 다르고, 또 먹고싶은 것도 참 많은 담이담이. 오늘은 시금치나물이랑 떡볶이가 먹고싶은가 보다.아이들 반찬은 양념간이 강해서 항상 고민이었는데, 올해 초에 만능간장 만드는 방법을 배워서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