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별빛 밝은 밤』의 색조는 황색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늘에 떠 있는 많은 별들도, 강 주변 집 들에서 나오는 불빛도, 강물에 비추어진 불빛도 황색이다. 다정히 팔짱 낀 남녀의 모자-얼굴-숄-양손도, 남녀가 서있는 바닥도 온통 황색이다. 화가 고흐는 『별빛 밝은 밤』 뿐만 아니라 『해바라기』를 비롯한 다른 여러 그림에서도 황색이 유난히 강렬하게 표현되었는데, 이는 색깔인지장애인 황시증(黃視症)이란 질병 때문이다.지난회 연재에서 ‘인간의 몸은 물질이며 반복자극에 반드시 손상된다’라고 하였는데, 다시 강조하지만 질병의 원인은 ‘환
3. 아제르바이잔 어르신과 비조지아와 아르메니아 사이에 실크로드의 나라 아제르바이잔이 있다. 이 나라의 서쪽 지역에 셰키라는 도시가 있는데, 수도 바쿠에서 버스를 타고 약 5시간 거리이다. 이 도시는 실크로드의 일부로 개성 상인이 머물다가 간 흔적이 역사를 자랑하는 숙소에 아직도 남아 있다. 아침에 식사 후 홍차를 즐기는 동네 사람들의 문화가 마치 아침 식사 후 남편의 출근, 아이들의 등교 후 동네 아주머니와 어머니가 믹스 커피 한잔을 만들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처럼 떠오른다. 나도 동네 사람들의 문화 속으로 뛰어들었다. 홍차 한잔
의 저자 제마 워덤은 30년 가까이 세계 곳곳의 빙하를 탐험하고 기록한 여성학자다. 오랜 세월을 빙하를 따라다닌 빙하덕후. 무언가를 사랑하게 되면 더 깊이 알고 싶고 저절로 그 세계에 빠져들게 되나 보다. 그러니까 그녀 세계의 대부분은 어느 순간 사랑에 빠져버린 빙하로 이루어졌을 것이다.전 세계적으로 산불, 홍수, 지진, 태풍 등등 더 많은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뉴스가 몇 년 전부터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더 잦은 빈도와 큰 규모로 말이다. 빙하가 녹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가장 먼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에 걸쳐 「추사 김정희, 그 낯섦과 들춤 사이」라는 제목으로 우리 지역에 잠들어 있는 추사에 대해 연재를 했다. 격주로 해서 총 109회로 마쳤다. 일을 벌여만 놓고 시원하게 아퀴짓지 못하는 품인데 짧지 않은 기간에 걸쳐 연재가 가능했던 것은 관심을 보내준 독자와 귀중한 지면을 할애해 준 신문사 때문이었다. 제 기간을 지켜 원고를 넘긴 적은 없지만 약속을 어겨 거른 적은 없었기에 차곡차곡 쌓여 한 글더미가 되었다. 추사는 단순히 예술가만이 아니다. 시인으로 문학가이자 학자이고 교육자로 인문학의
2022년 9월 13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흐사 아미니’라는 20대 여성이 체포되었다가 혼수상태로 병원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후 마흐사 아미니의 고향에서 첫 시위가 시작되어 이란 전역으로 퍼져나갔는데, 이 시위는 단순히 히잡 착용 의무화를 반대하는 시위가 아니다. 이슬람교의 일부 여성들은 히잡을 쓰기 원하고 또 일부 여성은 그렇지 않다. 히잡을 쓸지 아닐지에 대한 선택을 여성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게 시위대의 주장이다. 이란은 UAE의 적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으로 중동의
고졸학생의 감소로 지역 대학에 입학정원 충원이 어렵더니 이제는 일부 수도권대학에도 미달사태가 벌어지고있다. 예전에는 대학으로 장사를 하던 시대도 있었다는 것이 참으로 격세지감이지만 인구감소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수십년전부터 지역에는 급속히 인구가 줄어들었다. 그런데, 세계에서 예를 찾아보기 어려운 청년결혼 노령화, 출산율감소에 따른 인구감소, 수도권으로의 극심한 집중현상은 항상 문제제기만 되었을 뿐 제대로 된 토론을 해본 적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게다가 인구감소에 따른 현상은 전국적인데도 수도권은 그동안 예외로 취급되고
인간의 몸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기에 물질의 특성을 벗어날 수 없다. 물질의 여러 특성 중 질병 발생을 이해하기 위하여 기억해야 할 내용은 물질은 장기간 반복자극에 손상된다는 점이다. 즉, ‘인간의 몸(body)은 물질이며 반복자극에 반드시 손상된다’는 사실은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한 가장 핵심내용이다.질병의 원인을 밝히는 진단도 결국 환자에게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자극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지난 수 십년간 진료 현장에서 느낀 점은 인체를 손상시켜 질병을 일으키는 자극이 환자의 일상생활 중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1. 한국 어르신과 비“어이~ 친구 비 많이 오나?”“응. 많이와. 자네 이 비 오는 날 제주도 갔다며?”“무슨 소리여~. 이리 화창한 날씨를 사진 촬영해서 보내줄까? 하하하하하”2022년 여름, 장마가 오기 직전 제주로 떠난 예산군 여행팀의 어르신 여행자가 예산군에 있는 친구와 전화 통화 내용이다. 어르신의 전화통화 바로 하루 전 제주도는 장마 전선의 남하와 일주일 전부터 내리는 비로 인하여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하는 심각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다. 여행팀의 여행을 준비하는 파트너 기관의 담당자도 여행이 어렵지 않겠냐는
‘꽃값 올랐다는데 잘됐네요?’ 말 건넸다가 혼쭐났다.농업기술센터에서 프리지아 꽃값이 50% 상향되어 출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서 건넨 인사였는데 농장주는 ‘아이고, 최상품 몇 농가가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지 모든 농가가 그런가?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오는 것이람유?’ 하며 하소연을 하셨다. 봉산에서 프리지아를 하시는 이분은 1속(10줄) 2100원에 출하되었다. 물론 본인의 상품이 다른 농가에 비해서 절하된 것은 인정하나 기사에 난 4000~5000원과는 멀어도 너무 멀었다.는 지난 기사에서 시설농가의 난방비
유난히도 춥게만 느껴졌던 동장군의 기세도 이제 한풀 꺽인듯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랫녘은 벌써 꽃소식이 들려옵니다. 살을 에는 세찬 강풍속에서도 기다립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눈보라속에서도 기다립니다. 꽁꽁 얼어붙은 땅 속에서도 기다립니다.생계가 막막한 현실 속에서도 기다립니다. 치유되지 않는 참사의 슬픔 속에서도 기다립니다. 생활 터전을 빼앗아간 화마 속에서도 기다립니다. 총성이 빗발치는 전쟁 속에서도 기다립니다. 공포가 지축을 흔드는 지진 속에서도 기다립니다.오직 봄이 오기를.이제 구례리 동네를 한바퀴 도시며 마실 나온 어르신
그녀가 말했다. ‘어떤 배움은 떠나야만 가능하다’고. 허나 세상 모든 배움을 직접 가서 배우기엔 시간도 돈도 없다. 그러니 다녀온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때론 몸으로 체득한 지식을 전하는 이야기는 배움의 기초가 된다. 그러니 독서만큼 유용한 도구가 또 있을까. 지난 몇 년 동안 유행하는 단어가 있다. ‘공동체’란 단어다. 예전엔 종교에서 많이 쓰더니 이젠 시골 도시 할 것 없이 두루 쓰인다. 집단이나 조직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타인과 일체감을 느끼는 도덕적·정신적 연대성의 의미로도 쓰인다. 개인주의가 심화되니 공동체가
예산출신 박상흠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장이 고향의 주민들을 위해 이달부터 ‘의학칼럼’을 연재합니다. 그는 예산초등학교(57회)·예산중학교(25회)·삽교고등학교(1회)·순천향대의대를 졸업했으며, 제16대 예산초등학교총동창회장과 제1대 삽교고등학교총동문회장 등을 지냈습니다. 1992년 소화기내과에 부임해 내과과장, 진료환경개선위원장, 진료부장, 부원장 등을 두루 거쳤고, 췌장·담도질환 내과적 치료 전문가로 대한췌장담도학회장을 역임했습니다. 또 인간과 질병에 대한 본질을 연구해 ‘웰빙마음’, ‘친절의학’, ‘건강을 위한 마음경영 4단
카페에 갑자기 등장한 한국인 가족여행팀에 카페 종업원들은 모두들 신기함 반, 당황함 반. 신기함은 한국인에 대한 베트남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좋기 때문이고, 당황함 반은 베트남어 이외의 외국어로 된 메뉴판, 일하는 종업원은 영어와 한국어를 이용한 언어 소통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일단 3층 옥상에 자리를 잡고 밖을 보니 성요셉성당이 정말 가까이 보였다(스마트폰을 이용하여 확대하면, 성당 조각상의 실금이 보일 정도의 거리였다). 우리 현진이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샘. 제가 주문 해보겠습니다. 자~ 친애하는 가족 여러분 무엇
1945년 캐나다에서 태어나 1963년부터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닐 영(Niel Young)은 단순한 뮤지션이 아니다. 그는 작곡가 가수 기타리스트 영화제작자 그리고 환경운동가이다. 60~70년대 포크와 컨트리, 블루스부터 80년대 하드 록, 90년대의 상징 그런지 록(Grunge Rock)의 너바나와 펄 잼 이후 오아시스 같은 밴드 뮤지션들이 가장 존경하는 뮤지션으로 꼽는 게 닐 영이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당대와 후대의 음악계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오랜만에 닐 영 이름이 인터넷에 떠서 찾아봤더니, 신
10여년 전 새로 생기는 내포신도시를 걱정했었는데 오늘날 내포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도시의 배경으로 자리잡은 두 산, 아름다운 용봉산과 밋밋하지만 백제의 멋을 보여 주는 수암산이 흐뭇하게 내려다보는 그런 도시가 되었을까? 안타깝게도 현실은 너무도 다르다. 그냥 도청 주변에 상가와 아파트촌이 들어와 있고 기타 부대시설이 있다. 더구나 아름다운 숲이 있어야 할 수암산 아래 사면에 골프장을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실상 애초의 도시계획도를 보면서 별로 기대하지도 않았고 이런 글 자체가 푸념에 그치고 말 것도 잘 안다. 그렇지만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