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빠랑’ 원고를 에 2년 동안 쓰면서 그동안의 시간을 돌이켜 본다. 원고를 쓰면서 쏜살같이 지나간 2년은 신문에 나왔던 기사를 스크랩한 파일의 두께에 그동안의 추억이 쌓여있다. 파일을 들춰보니 기억이 나는 내용도 있고, 했던 이야기를 또 하기도 했고,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었나하고 고개를 갸웃한 내용도 있다.오늘도 아빠랑 원고는 나보다 정연이를 위해 썼다. 나중에 커서 글을 보면 나와 정연이엄마가 정연이에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정연이의 성장을 지켜봤는지! 그리고 그때 아빠와 엄마가 처한 상황에서 정연이를 키우기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공유했던 추억들을 뒤돌아 보았습니다. 많은 시간을 나누지 못함에 아쉬운 마음이 더 크게 남았고, 코로나19로 인해 제한된 시간과 공간으로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한 미안함이 가슴 한편으로 자리 잡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다가오는 새해엔 더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공유하자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쓴 글을 읽고 보니 코로나19 시대에 태어나 항상 마스크를 쓰고 마음껏 놀지도 못하고 즐기지도 못한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신경쓰고 찾아보고 알아봤
어제는 정연이가 밤에 자다가 잠투정을 해 나와 정연이 엄마가 깼다. 정연이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거실로 나와 이야기를 했다. 2년이 더 지난 정연이 동영상을 보는데 왜 이렇게 귀엽고 깜찍한지. 말하는 거하며, 이런 때가 있었나 생각된다. 엄마는 여건이 되면 동영상을 많이 찍어주자고 말한다. 내일은 정연이 졸업사진을 찍는다고 유치원에서 알림장에 알려줬다고 했다. 졸업사진을 찍으니 이제 곧 유치원을 졸업하나보다. 7살인데도 우리 때와는 다르게 여러 가지 정보를 핸드폰이나 친구들을 통해 듣나보다. 최근 이라는 드라마가 유행이
매일 아침마다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 큰아이. 매일 아침,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른다. 책 한 권 읽고 유튜* 보고, 옷 입히고 유치원 갈 시간이 되면 왜 이리 배가 고픈 것인지, 먹을 걸 달라하고…. 아이에게 물어봤다. “유치원 안 가고 싶으면 안 가도 돼”라고. 유치원은 꼭 가야 한다는 아이를 보고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매일 등교와의 싸움에 결국엔 아이에게 오늘은 아빠랑 같이 놀자고, 유치원엔 선생님에게 말해준다고 하자 생각지도 못한 말이 나왔다. “그럼 오늘 유치원 땡땡이 치는 거야?”라고. 순간 멍했지만 유튜*에서 배웠다고
정연이 엄마는 아침 일찍 일어난다. 새벽에 일어나 정연이 엄마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빨래한 정연이 옷을 다림질하고, 옷도 개서 정연이 옷장에 넣어준다. 유치원에 가져갈 준비물과 오늘 입힐 옷도 챙겨놓는다. 그리고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책도 읽고, 일기장에 일기를 쓴다. 살짝 일기를 보니 정연이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책에서 본 좋을 글귀를 적어놓았다. 나와 정연이는 꿈나라에 가서 돌아오지 못한 시간이 정연이 엄마에게는 하루 중 가장 여유있는 시간인가보다.나는 야근을 하기보다는 새벽에 출근해 일하고 정시에 퇴근을 한다. 자주는
무더웠던 여름내 함께한 애완곤충 ‘수리’와 ‘아리’가 며칠 전부터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지 먹이도 먹지 않는다고 아이가 시무룩해졌다. 장수풍뎅이가 평균 3개월 정도 산다 하였지만, 반년 가까이 함께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정이 들었는데 아이는 더 크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곤충은 여름내 지내다가 겨울이 오면 죽는다고 예전부터 설명했지만, 막상 수리와 아리가 먹이활동을 덜 하고 움직이는 횟수가 많이 보이지 않자 아이는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알도 낳지 않고 죽으면 더 슬플 것 같다고 보일러를 켜자고 하는 아들에게 죽기 전에 놓아주자고
유치원에서 수업시간에 역사에 대해 배우고 있다. 집에 있는 역사책을 가져와서 책을 읽고 친구들에게 이야기도 하는가 보다. 정연이가 집에 오더니 자기도 역사책을 사달라고 한다. 친구들은 역사책이 많이 있다고.정연이 엄마가 역사책을 주문한다. 며칠 뒤에 역사책이 한 박스 왔다. 중고장터에서 샀는데, 새 것과 다름없이 깨끗하다. 박스에서 책을 꺼내면서 정연이가 신나한다. 내일 친구들에게 자랑해야겠다고 하면서 책을 고른다. 정말로 역사에 유명하신 분들은 다 있다. 이순신 장군 책을 집더니 갑자기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에 나오는 ‘나
몇 주 전만 해도 뜨거운 햇살이 괴롭히듯 이글거렸는데, 매미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날이 많은 가을이 왔다. 아들과 함께 장모님이 여름내 땀 흘려 가꾼 고구마밭에서 고구마를 수확하기로 했다. 이틀 동안 비가 와서 그런지 땅이 물렁거렸고, 몇 걸음 걷지 않은 아이의 신발 아래엔 진흙이 한가득이라 걷는 데 애를 쓰며, 고구마 순을 조막손으로 뜯어 올리고 열심히 밭을 파기 시작했다. 첫 고구마는 아들의 조막손에 반 토막이 났지만 땅 아래 고구마가 신기한지 한동안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힘들지도 않은지 세 시간째 고구마랑 씨름하는 아이를
유치원을 다니면 꼭 해야 하는 의무사항이 있다. 학예회 발표라든지, 부모님과 함께하는 체육대회라든지.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언제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이맘때면 유치원 체육대회를 준비하느라 가족끼리 체육복도 사서 맞춰입고 달리기했던 모습은 사진 속에 추억으로 간직되어 있다. 정연이 유치원에서는 매년 7살이 되면 유치원에 있는 방송국 데스크를 본떠 만든 장소에서 매주 두 명씩 방송을 한다. 키즈노트에 올라오는 정연이 친구들의 영상을 보면서 곧 정연이 차례가 멀지 않았음을 느끼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방송에 대한 부담은 아이들보
정연이가 유치원에서 배웠는지 쓰레기 분리수거나 자연을 잘 지켜야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던 최근이었다. 밥을 먹고 책상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오늘 이야기하는 주제인 바다에 대한 그림이다.그림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A4종이의 반을 나누어서 왼쪽에는 ‘수족관의 동물을 지계주세요(지켜주세요)’. 수족관의 동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고, 다른 동물들은 얼굴이 슬픈 얼굴이다. 예전 수족관에 살던 고래를 바다에 놓아주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수족관의 동물들을 바다에 돌려보내야 한다는 그림이다. 오른쪽에는 ‘바다의 쓰레기를 버
1년에 두 번 우리에겐 큰 명절이 있다. 설과 추석. 큰 아이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부터 한복을 찾기 시작했다. 추석엔 한복을 입어야 하고 동글동글한 달님에게 소원을 빌어야 한다고…. 그리고 세배해야 하니 절하는 법을 알려 달라길래 추석엔 절을 하지 않는 거라고 하자 시무룩해졌다. 코로나19로 어디 안 가고 집에 있을 거라고 하자 더 시무룩해지는 아이를 보고, 잠시라도 다녀오기로 했다. 명절은 왜 생긴 거냐는 아이의 질문에 1년 중 가장 큰 보름달이 뜨는 날이기도 하고, 어두운 밤을 밝혀주는 달님에게 고마움을 전달하며, 봄부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걸 보니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다. 나처럼 땀을 많이 흘리는 정연이도 여름보다는 가을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가을은 어디를 가도, 무엇을 해도 날씨가 좋아서인지 사람의 마음을 기분좋게 한다. 매년 가을을 돌아보면 큰 추억은 없었어도 소소하게 우리가족만의 추억을 만들었다. 우선 이번 추석에는 뭘 할까 고민해 봐야겠다. 명절이 예전만은 못해도 오랜만에 식구들이 모이니 이벤트를 준비해야겠다. 아이들이 다 모여봐야 3명이지만, 아이들에게 추석이 이래서 좋구나하는 추억을 만들어줘야겠다. 그리고 추석에는 내가 나온 초등학
무덥던 여름이 늦은 장마로 며칠간 비가 오자 날씨가 선선해졌다. 큰아이는 유치원에서 이제 가을이 온다고 낙엽 그리기, 나뭇가지의 잎사귀가 점점 변한 모형을 가지고 왔다. 그러더니 왜 잎이 초록색에서 갈색으로 변하는지 그리고 날씨는 왜 추워지는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유치원에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잎사귀들이 옷을 갈아입고 동물들은 겨울잠을 자려고 준비를 하는 시간이라고 배웠는데 왜 그런지 궁금하다길래 책을 하나 꺼내서 함께 읽어 내려갔다. 사계절을 알려 주고 가을에 대해서 알려주자 “아직 산은 초록색인데 왜 가을이야?”라고 물어봤
8월 28일은 정연이 생일이다. 늘상 하는 말로 시간이 빠르다고 하는데, 정연이가 태어난지 6년이 되었다는 게 실감이 안난다. 정연이 예전 사진을 찾아보며, ‘이런 때가 있었구나’하고 기억을 되살려본다.오늘 아침 일찍 출근하면 잠든 정연이 모습을 본다. 언제 이렇게 컸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엄마도 정연이가 기특한지 나랑 같이 한참을 내려다봤다. 아침에 정연이가 잘 때 일어난 우리 부부는 정연이의 사소한 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하곤 한다. 정연이가 다닌 유치원에서 일어난 이야기들, 그리고 요즘 정연이에 대한 육아의 고민 등등&hellip
여름방학에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 가게 된 물놀이…. “바다가 좋아? 아니면 계곡이 좋아?”라고 물어보자 계곡이라고 대답하는 큰아이에게 물어봤다. “왜 계곡이 좋아?”라고….큰아이는 계곡에서 물고기도 잡고 가재도 잡으면서 놀고 싶다고…. 그리고 잡은 물고기랑 가재를 집으로 가져와 키우자고 말한다. 이미 여러 생물을 키웠던(?) 경험상 집으로 생물을 모셔오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길래 바다에 가서 모래 놀이도 하고 파도도 타면서 놀자고 말했지만, 아이의 마음은 이미 계곡에 가서 도랑 치
최근에 정연이는 유치원에서 친구들하고 지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전에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었는데,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보냈던 일과를 잠들기 전에 말하면서 힘들다고 하는 것이다. 정연이의 이야기를 듣고 달래서 재우는 날이 많아졌다. 어른도 아닌 7살짜리가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생활하는 게 쉬울 리가 있겠나! 정연이를 재우고 정연이 엄마랑 이야기를 한다. 내년에 초등학교 가면 더 걱정이겠구나하고, 요즘 부쩍 유치원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그래서 내가 담임선생님을 한번 만나볼까하고 정연이 엄마에게 말했다. 우선 그렇게 말해
“아빠, 아빠~~ 맛조개가 왜 맛조개인 줄 알아? 맛있어서 맛조개야. 근데 맛조개를 잡을 때 구멍에 소금을 넣으면 조개가 슝하고 나와~. 그래서 슝하고 나왔을 때 확 잡아야 해”라고 며칠째 이야기하던 아들에게 물어봤다. “조개 잡으러 갈까?” (하고…. 아빠가 너의 맘을 몰라서 물어보지 않은 건 아닌데…. ) 말하는 동시에 “어디로 갈 거야? 유튜브 보니까 태안에 많이 나온대. 내가 어떻게 잡는 건지 보고 배웠어”라고 하는 아들을 보며, 인터넷을 뒤적였다. 별주부마을 독살 체험 및 맛조개 체험이라는 곳을 알
이제 곧 정연이의 여름방학이다. 길지 않지만 일주일동안이다. 정연이가 어린이집, 유치원을 다닐 때부터 정연의 여름방학에 맞춰 휴가를 냈다. 정연이가 방학하는 일주일 동안 돌봐줄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는 직원들도 나와 비슷한 고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 방학 때 길게 휴가를 내기가 쉽지 않아, 아는 직원들끼리 품앗이를 해 방학기간의 반씩 서로 돌봐준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우리가족 여름휴가를 가기 위해 정연이 엄마는 정연이 방학 전부터 계획을 세우는 것 같았다. 이번 휴가도 작년처럼 사람들이 거의 없는 잘
눈 깜짝할 새 봄이 지나가고 시원한 원두막 아래 옹기종기 모여 더위를 식히는 계절이 왔다. 어디서 봤는지 원두막 아래에서 수박을 먹고 싶다고 하는 아이를 보면 해보지도 않은 걸 이야기 할 때마다 신기하기도 하다. 마트에 가서 수박을 사 각지게 잘라주니 수박은 크게 잘라야 맛있다며 크게 잘라달라고 하고, 음료수는 냉동실에 넣어두어야 한다고 냉동실에 넣어 뒀다가 음료수가 터져버려 울기도 하고….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다며 에어컨에 한참 얼굴을 들이밀더니 얼굴이 차가워졌다고 만져보라고 하고…. 다섯 살 여름은 신기
주말은 맞벌이 부부에게는 단비 같은 날이다. 그런데 이 황금같은 주말에 둘 중 한사람이 근무를 하게 되면 혼자서 정연이를 돌봐야한다. 흔히 하는 말로 독박육아를 하게 되는 것이다. 토요일에 정연이 엄마가 일직근무가 있다고 해서, 토요일 주말을 정연이와 어떻게 보낼지 토요일이 될 때까지 계속 고민을 하고 있었다. 토요일 아침 정연이 엄마는 평소처럼 9시 출근을 했다. 정연이도 평소 못 자던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근데 일어나자 마자 엄마 어디갔냐고 묻는다. 엄마는 일하고 저녁에 온다고 말하고, 오늘은 아빠랑 엄마 올 때까지 놀자고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