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중년 여성들은 빈 둥지 증후군에 시달리기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한국의 부모에 비해 빈 둥지 증후군을 상대적으로 덜 겪는 편입니다. 영국, 밴쿠버, 남부 유럽, 중국에 사는 인도인 가정에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부모는 자녀가 독립했을 때 슬퍼했지만 여가 시간이 더 늘어나고 결혼 만족도 역시 증가했다고 합니다. 어째서 자녀의 독립 후 결혼 만족도가 증가하는 걸까요? 결혼에 대한 연구들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자녀가 생기면 부부간 결혼 만족도 및 행복도가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는데,
동네의 큰 나무엔 새 둥지가 있습니다. 오가다 새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오면 ‘새 가족’이 돌아왔음을 느끼며 흐뭇하게 웃곤 합니다. 둥지 안의 새끼 새에게 부모 새들은 부지런히 먹이를 날라주고, 새끼 새는 하루하루 성장해갑니다. 그러다 어느 날 낯익은 새 울음소리 하나가 더 이상 들려오지 않게 됩니다. 성장한 아기 새가 부모 곁을 떠나 독립한 것입니다.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스러운 아이는 언제까지나 부모 곁에 머물러있진 않습니다. 언젠가 독립해 부모 곁을 떠나야 합니다. 이때 부모는 큰 상실감과 허전함, 공허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
불안장애를 겪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불안할 때마다 도망가고 싶어진다고 합니다. 이는 ‘공황’ 증세에 해당합니다. 짧은 시간에 막대한 불안이 밀려오니 정말 죽을 것 같고, 기절하고 싶고, 감당할 수 없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본인이 공황증세에 시달린다는 걸 모르고 있다면 불안을 겪을 때마다 극심한 고통을 수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자신이 공황증세에 해당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 점차 감내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전력질주를 했을 때 숨이 가빠진다는 건 상식입니다. 마찬가지로, 공황에 빠졌을 때 숨이 가빠오고 심장이 두근거
잊지 못할 영화 제목이 있습니다. 1974년 작, 입니다. 삶이 불안한 상황에 내몰릴 때 변해가는 인간의 자화상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기회가 되신다면 꼭 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인간의 집단 무의식에 도사린 불안으로 인해 원시적 퇴행이 타인에 대한 선입견으로 변질되어가는 과정은 정신분석학적으로도 감탄이 나옵니다.‘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이 말은 영화 제목뿐 아니라 우리에게 있어 불안이란 무엇인지를 가장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문구이기도 합니다. 불안은 소리없이 나타나 영역을 확장해가고, 불안의 존재를
정신과약에 대해 막연히 부정적인 느낌을 갖고 계시거나 정신과약 처방이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정신과약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와 진실을 지금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1. 정신과약 장기복용시 기억력이 감퇴된다 (X)특정 성분이 포함된 정신과약을 과량 복용 시 일시적으로 기억력이 감퇴될 순 있지만 장기 복용에 따른 기억력 감퇴, 인지기능 저하, 치매 등은 우려할 수준이 아닙니다. 정신과약은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정신과약을 장기간 복용 시 기억력 감퇴, 지능 저하, 나아가 치매까지 걸린다는 속설이 있더군요. 특정 성분(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안타까운 에피소드를 하나 들려드리겠습니다. 부모님의 그릇된 판단 때문에 괴로움을 겪어야 했던 A씨의 이야기입니다.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20대 A씨. 병원을 다니며 상담과 진료를 받고 있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처방해온 약을 먹지 못하게 빼앗아버리는 부모님 때문입니다. “정신에 문제가 있는 건 정신력 문제야. 약을 먹지 않고 버텨야지, 왜 벌써부터 약에 의존할 생각을 하니?” 부모님이 하는 말을 거역하지 못해 약을 끊어보자 바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유독 기억에 남는 도박에 관한 만화가 있습니다. 주인공은 지인의 빚보증을 잘못서는 바람에 빚을 갚기 위해 도박을 시작하는데요. 처음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도박에 중독되고 맙니다. 빚을 갚기 위해 시작한 도박이었지만 빚을 갚은 후에도, 일확천금에 성공한 후에도 그의 도박은 멈추지 않습니다. 명목상으론 자신을 나락으로 빠뜨린 악당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라지만, 글쎄요. 아마 그는 복수에 성공한 후에도 도박을 멈추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작품의 ‘최종 보스’라 할 수 있는 이는 주인공을 이렇게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서, 노화에 따른 갱년기는 피할 수도 고칠 수도 없습니다. 이것은 질병이 아니니까요. 그저 섭리일 뿐이죠. 하지만 갱년기에 동반되는 여러 가지 신체․정신적 증상들은 다소간 완화와 예방이 가능합니다.■ 부모가 아닌 자아감 되찾기30~40년 간 누군가의 부모로 지내왔지만 이제 새로운 삶,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고 성인이 된 자녀들을 독립시킬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것을 소홀히 하면 자식들이 독립하고 난 후 허무감과 공허함으로 ‘빈 둥지 증후군’을 겪으며 2차적인 우울증 증상으로 증폭되기도 합니다
갱년기와 우울증은 마치 하나의 증상처럼 이야기되곤 합니다. 갱년기란 남녀 누구나 신체의 노화와 함께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이지만 우울감은 왜 함께 동반되는 걸까요? 먼저 갱년기 증상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여성은 45~55세가 되면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줄어들며 생리, 월경이 서서히 줄어듭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이렇게 폐경 4~8년 전부터 생리불순, 양의 변화 등 여러 신체적 변화를 겪게 됩니다. 폐경에 가까워질수록 체온이 갑자기 상승하며 불면을 겪기도 하고, 안면 홍조를 겪기도 하지요.몸의 변화는 신경을 예민하게 만듭니다. 작은 일에
지난 시간에 이어서 또다른 두통 중 하나인 긴장성 두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긴장성 두통은 편두통 증상과 달리 둔한 통증이 머리 뒤편에서부터 머리 전체로 점점 퍼져나가는 듯한 감각을 동반합니다. 머리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이 긴장이 과도하여 이것이 통증으로 전달되는 것이죠. 많은 분들이 ‘만성 두통’ 이라고 일컫는 것이 이러한 증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옛날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어른들이 머리에 흰 띠를 둘러매고 이마에 손을 얹고 몸 져 누운 모습을 연출하곤 하는데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발현되는 증상도 긴장성 두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 중 다양한 스트레스를 겪는 현대인들에게 두통은 굉장히 흔한 질환입니다. 저도 과로를 할 때에나 신경을 많이 쓰는 일이 있을 때는 머리 한쪽이 아프거나 뒷머리가 뻐근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죠. 그런데 보통 주위를 둘러보면 두통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통증을 완화시키는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두통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증상은 더욱 악화될 수 있고, 점점 만성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전에는 그저 신체적 증상만을 다루어 원인이 불명확한 경우엔 단순히 ‘원인 미상’이라고만
비만에서 벗어나는 방법에는 수술적 방법을 제외하면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운동과 식이조절, 즉 다이어트입니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 운동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이 있어도 체중감량에 실패하곤 합니다.그것은 먹고 싶은 욕구, 충동을 제어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TV나 인터넷 등에서 ‘먹방’ ‘맛집’이라는 키워드로 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에 노출되어 있으니 우울증이 아니더라도 먹고 싶은 욕구를 자제하는 일이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혼자서는 음식을 먹고자 하는 욕구를 이겨내기 어려운 분들이 결
보통 비만 치료라고 하면 미용 목적의 진료과를 먼저 연상하기 마련입니다.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대사성 질환들로 인해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연상하기도 하고 수술적 접근을 위해서는 외과도 연상하지요.반면 정신과에서 비만 치료를 한다고 하면 고개를 갸웃하실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비만인 분들 중에는 가끔 우울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우울증이 있어서 비만이 되거나, 비만으로 인해 우울증이 생겼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비만과 우울증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비만과 우울증 상관관계우울증은 체중 증가는 물론, 복부비만과도 연관성이
술은 보통 성인이 되면서 배우고 죽을 때까지 우리의 삶 주변에 있습니다. 물론 종교적 신념 또는 개인적인 기호에 따라 전혀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도 많지만 직·간접적으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저녁 시간에 TV를 보면 연예계 톱스타들이 소주나 맥주 광고에 나오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농사일 도중에 마시는 시원한 막걸리, 좋은 친구들과 좋은 이야기를 나누는 술자리, 아이를 재운 뒤 마시는 맥주 한잔, 직장 상사와의 술자리 등등. 간간히 술을 마시면 좋습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매개체가 될 수 있고, 못했던 속 이야기를 할
코로나19가 다시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군에서는 그동안 없었던 확진자가 나오면서 조금은 더 긴장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정말 다른 세상 같습니다. 맘 편히 식당에서 가족과 식사하고, 함께 노래방에서 노래도 부르며, 영화관에도 가고 싶을 때 갔던 나날들…. 작년까지 정말 믿어 의심치 않을 평범한 일상이었는데 이제는 너무나 엄격하게 통제된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우선 집에서 나오는 것 조차 불안하고 나와도 식당에 갈 때에는 인적사항을 기재하거나 QR코드를 찍어야 입장이 가능합니다. 입장을 해도 식사가 나오기 전까
아침마다 식사 대신 신선한 과일주스를 마시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이러한 패턴이 몸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주스 안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당이 있습니다. 이렇듯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이 오히려 다이어트에 저해되는 행동을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비만의 원인은 지방이나 칼로리가 아니라 탄수화물이라는 결과가 많습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지방만을 제한하는 사람은 다이어트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의미입니다.탄수화물을 섭취할 때 살이 찌는 메커니즘을 살펴보겠습니다.
분노는 현재를 살아갈 때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단어 중 하나입니다. 특히 뉴스 기사에 많이 나오죠. ‘갑질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 ‘노인 학대 청년 기사를 접한 사람들의 분노’ 등등.분노는 보통 잘 참고 견뎌야 한다고 학습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참기만 해서는 이 감정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안에서 우리를 괴롭힙니다.먀셜 로젠버그는 비폭력 대화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으며 진심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연구하였습니다.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 행동을 관찰하고 그 관찰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며, 그 느낌을 일으키는 욕구를
“자꾸만 화가 나는데 문제 있는 것이 아닌가요?”위와 같은 질문은 병원에 오시는 분들이 자주 하는 질문입니다. 우리는 도대체 왜 자주 화가 날까요? 화라는 것이 정말 해결해야 할 악당인 것일까요? 이 질문을 지금부터 천천히 알아보겠습니다.8살 난 아들과 함께 있는 엄마가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주일은 학교를 가고 일주일은 안가는 날들이 계속 되고 있네요. 근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왠지 아들이 평소처럼 게임한다고 우기고 수학문제를 한 문제만 풀고 문제집에 낙서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릅니다. 어제만 해도 괜
지난 칼럼에서 우리 아이들의 어떠한 행동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를 의심할 수 있는 행동인지 알아보았습니다.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DSM-5라는 정신과적 진단 체계에 맞춰 진단을 합니다.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충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더라도 진단 기준에 맞지 않으면 치료의 절차를 밟지 않습니다. 다른 원인을 찾아야 할 경우도 많습니다.진단에는 우선 증상이 나타난 기간이 매우 중요합니다. DSM-5에는 6개월 이상이라고 명시되었습니다. 한 달이나
초등학교 2학년의 한 여자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는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선생님들의 말을 잘 듣지 않았고 몇 번의 말을 해야 지시를 따랐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있을 때에도 다소 무시하거나 피하는 것처럼 보였으며 멍하게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엄마와 수학 숙제를 할 때에는 항상 전쟁이었습니다. 한 문제를 풀 때마다 문제는 읽지 않고 다른 곳을 응시해서 엄마는 속상합니다. 그러나 게임할 때와 재밌는 만화를 볼 때는 1시간이고 2시간이고 집중을 잘 합니다. 이 아이는 과연 주의력이 결핍된 아동일까요?여기 또 다른 초등학교 4학년의 남